영화 [Dir. Darren Aronofsky]

모텔에 문이 열리자마자 그 남자가 내 팬티만 내린 채 페니스를 넣었다. 급하게 전개되는 상황에 애무나 애틋함도 없이 아랫도리가 젖어버린 바람에 바로 빳빳하게 선 페니스가 들어왔다.
 
“아저씨, 제발요. 하기 싫어요.”
 
눕혀진 채로 페니스가 삽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을 꺼냈다. 그 남자는 내 말을 듣자 더욱 거세게 피스톤 운동을 해댔다.
 
“아저씨, 아까처럼 또 때리실 거예요? 너무 아파요.”
 
또 울먹이며 말을 꺼냈다. 말을 할수록 더 딱딱해지는 그 남자의 페니스는 아랫도리를 꽉 조여 왔다.
 
-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카운터에서 전화가 왔다. 당황한 그 남자는 잠시 나를 놔주고서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내게 수화기를 건넸다.
 
- 아가씨. 무슨 일 있나요? 복도를 지나가는데 “아저씨, 싫어요”라는 말을 들었어요.
 
모텔에 들어오자마자 카운터에서 전화 오는 일은 거의 없다. 몹시 심각한 오해를 샀다는 걸 파악하고 대답했다.
 
- 내부 방문이 열려있었네요. 닫을게요.
- 그럼 지금 올라가서 신분증 확인하겠습니다.
 
수화기 너머 말투가 달라졌다. 심각했던 말투는 단호한 말투로 바뀌었다.
 
“우리 목소리가 들렸나 봐. 얼른 옷 입어. 지금 신분증 검사하러 올라온 데.”
 
급하게 하의를 챙겨 입고 지갑을 찾았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굴욕적인 신분증 검사를 했다. 신분증을 보며 얼굴을 확인해줘야 하는데,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어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신분증 검사를 마치고 문을 닫자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세상에, 창피하고 얼척이 없다.’ 신분증을 보고 겨우 두 살 차이 나는 성인인 것을 확인한 카운터 직원은 속으로 얼마나 웃었을까.
 
모텔 방음이 이렇게 허술하다니. 모텔에서도 마음껏 소리 지르지 못한다니. 몽골 초원 한 가운데나, 중동의 사막 한 가운데에서나 목청껏 신음하며 플레이를 할 수 있을까.
 
“당신이 미성년자를 해치는 줄 알았나봐.”
 
형법상 13세 이상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성인은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처벌한다. 합의 하에 이루어진 성관계라 할지라도, 아동복지법 위반(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도 적용된다.
 
모텔은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 덕분에 우리의 달아오른 분위기는 창피함에 와장창 깨져버렸지만.
 
그래서 창피함을 잊기 위해 더 열심히 놀았다. 다음날까지 아픔이 가시지 않을 만큼 말이다. 다만, 다음부터는 “아저씨” 역할 놀이는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다양한 직업군을 탐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