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크 노크]

 
첫째인 토토와 둘째 아토 이야기를 쓸까 합니다. 저희는 사는 것도 자라온 환경도 직업도 모든 것이 다릅니다. 하나만 같습니다. 같은 주인님을 모시는 슬레이브입니다. 그 아이를 저는 몇 번 만나지 못했지만 매일 아침 인사 저녁 인사를 하지요. 그리고 종종 낮에도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일과를 묻습니다. 
 
어느 날 그 아이가 주인님의 매질을 못 참고 울며 나왔다고 메시지가 오네요. 아토는 저와는 다른 마조끼가 다분한 아이인데 매질을 못 참고 나왔다는 게 이상했지요. 글쎄 주인님과 그 녀석이 짜고 내게 장난을 한 것이었죠. 전 그것도 모르고 아토가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그 힘들고 모진 고통을 참아내며 지금까지 참고 왔는데 그 매질을 못 참아서 나왔다는 게 너무 속상해서 울면서 아토와 통화를 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저는 아토를 만나러 서울로 올라가지요. 물론 주인님을 먼저 만나고 그 아이를 만나기 위해서죠. 올라가는 내내 눈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속상해서요. 같이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러운 슬레이브의 길을 그 친구와 같이 갈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는데 그 아이가 손을 놓는다는 게 너무 속상했지요. 물론 에피소드입니다.
 
아토의 예쁜 얘기 하나 더 해드릴게요. 주인님과 저와 아토는 항상 모든 일을 공유합니다. 그런데 주인님께 허락을 구하지 않고 저와 아토가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둘이 만나서 마사지도 받고, 커피도 마시고, 밥도 먹기로 했죠. 주인님께 허락을 구하지 않아 저희가 주인님께 혼이 납니다. 근데 이 녀석 아토는 언니는 잘못이 없으니깐 자기가 대신 다 맞겠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긴 채찍으로 30대 붕붕 케인으로 100대, 가는 케인으로 70대를 맞았답니다. 물론 체력단련도 함께 했고요. 너무 속상합니다. 사실 제가 아토에게 먼저 만나자고 제안을 했기 때문입니다. 저녁에 그 아이와 주인님과 함께 저녁을 먹고 화장실에 가서 아토의 엉덩이, 허벅지와 등을 보았습니다. 피멍과 피딱지가 앉아 있는 그 몸을 보니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납니다.
 
저는 아토에게 해준 게 없는데 아토는 저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빚을 어떻게 다 갚을까요? 저는 그렇게 건강한 편이 아니어서 병원을 다닙니다. 그래서 매를 많이 맞지는 않죠. 주인님의 배려이지요. 그대신 아토는 제가 받을 매질을 대신 맞아 미안함이 너무 큽니다. 아토에게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은데 아토는 한사코 제가 더 많이 해준다고 합니다. 저는 아토에게 해준 게 없는데...
 
사실 맨 처음부터 저희 두 노예년들이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니었죠. 저는 저대로, 아토는 아토대로 질투 아닌 질투가 있었지요. 다만 서로를 의식하며 주인님을 모시기엔 시간 낭비와 주인님께서 가장 싫어하는 짓이기에 저희는 어느 순간 서로가 주인님께 최선을 다하면 그것으로 그 안에서 통제와 사랑을 받는다는 것을 알았지요. 재미있는 것은 각자 주인님을 만나는 날이면 서로 찍은 사진, 동영상을 주고받고 저희는 좋아 죽습니다. 같이 있지 않지만, 같이 있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는 우리죠.
 
“사랑하는 아토야~ 언니는 네가 너무 소중해~ 영원히 같이 주인님을 모시고 싶구나. 사랑한다. 너를 많이 아끼고 있어. 네가 언니한테 가끔 엄마 같다고 하지만 난 너의 엄마가 아니고 오히려 네가 나를 보호해주는 보호자 같은 느낌을 받고 있어. 나이만 많고 덩치만 큰 이 언니를 정말 아껴주고 사랑해줘서 고마워. 착한 아토보다 잘하는 것이 없지만 널 매우 사랑해... 우리 늘 함께 같은 곳을 같이 바라보며 같이 사랑하자. ^^”
 
 
글쓴이ㅣ첫째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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