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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세계 성학술대회 참관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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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3일차
 
핸드폰 알람보다 부산의 강렬한 태양이 날 더 일찍 깨웠다. 간밤에 너무 늦게 잠들어서 그런지 피곤이 덜 풀린 상태로 주섬주섬 칫솔을 챙겨 여관방의 작은 화장실로 들어가 씻고 다시 또 강연의 마라톤을 달릴 준비를 했다.

부산의 봄은 생명을 달구는 뜨거움이 서울과는 달랐다. 여기저기 이미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있었고 아침 9시의 풍광은 정오의 서울보다 더 밝았다. 그러한 생명력을 느끼며 첫 강연을 듣기 위에 학회장 한 구석에, 어제와 비슷한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조건 없는 사랑의 가능성
 
성적이고 낭만적인 사랑이 조건 없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라는 주제의 강연으로 3일차가 시작되었다. Unconditional love이 근래에 급진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가치관/사랑의 형태라고 하는데 이를 과학적인 기반을 토대로 성적이거나 낭만적인 관계에 대입될 수 있는지를 분석해보았다고 한다.
 
사실, 급진적이라고는 하나 본인은 솔직히 잘 들어보지 못해서 이에 대한 개념이 잡혀있지 않았다. 각설하고, 조건 없는 사랑의 대표적인 사례가 부모님의 내리 사랑이 될 것이다. 이것을 연인 혹은 파트너간의 성적이거나 낭만적인 사랑에 대입을 시켜보자고 하는 것이 취지이지만, 그것이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고 한다. 인간 본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상 심리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것이 만족되지 않으면 불만을 가지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에 사실 조건 없는 사랑이라고 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인간의 보상 심리를 만족시켜주는 결과물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심리적 기전을 이해하지 않고 조건 없는 사랑을 요구하거나 맞추려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서로간의 불만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고 그는 풀이는 한다.
 
 

성기의 크기에 집착하는 남자들 :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의 요하네스 교수는 남성들의 성기 크기에 대한 집착과 열망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경우를 얘기하지만, 다른 나라들도 정도의 경중만 있을 것이지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성기의 크기는 성적인 만족과 비례한다는 오래된 믿음 혹은 맹신에 의해 많은 남성들은 검증되지 않은 요법들을 사용하면서 스스로에게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을 남긴다. 실리콘을 주입 한다던가 검증되지 않은 약초를 빻아 습포로서 성기에 발라 부풀어 오르게 하는 등의(실은 감염으로 인한 염증으로 인해 붓는 것이다) 방법들을 널리 사용하는 것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도 암암리에 유행했던 실리콘 다마 혹은 다른 이물질을 음경에 삽입하던 것과 비슷하다.
 
사실, 성의학적인 측면에서는 ‘더 잘’하는 것이 목표라기 보단 ‘장애’가 있거나 ‘잘 못’하는 사람들을 보통의 수준으로 치료하고 끌어올려주는 것이 목적이다. 발기 시 5~7cm가 안 되는 마이크로 페니스가 아니면 성관계에 문제가 없다고 그들은 말하지만 사실 가능하다는 것일 뿐 유리하거나 잘한다는 것은 아니다. 질의 성적인 자극이나 질 오르가즘적인 측면에서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굵기와 길이가 존재하고 그것이 안타깝게도 크기가 작은 경우는 드물다. 강연 내용자체는 어찌 보면 진부하지만 성의학적인 측면과 실제 성생활의 측면과의 관점의 차이를 보여주는 강연이기도 했다.
 
 
성권리: 신체 자기 결정권에 대해서
 
일본 히가시 교수의 성권리에 대한 리뷰의 골자는 신체자기결정권과 보호권에 대한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신체자기결정권에 대한 개념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상에서 정부주도하에 혹은 타인에 의해 신체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포경수술만 해도 그렇고(특히 신생아에 대한), 성특법을 비롯한 각종 비합리적인 규제나 규범들, 성을 죄악시하는 성교육들 모두 기본적인 신체가지결정권에 대한 무지로부터 출발한다고 본다. 이 나라의 교육자체가 자유로운 자기결정권 따윈 전혀 고려하지 않는 시스템이니 더 얘기하기 힘든 성이라는 측면에서의 자기결정권은 그 문제의 심각성이 더 자명하다. 여기서도 성노동자들에 대한 비범죄화 혹은 합법화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었다. 본인의 신체에 대한 신체적 자유를 주장하고 행할 권리라는 측면에서 성특법은 엄연히 잘못된 것이다. ‘보호’라는 명목 하에 성노동자들의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범죄자로서 처벌하는 것이 얼마나 기만적인 작태인가? 우리가 뭘 하면 안 되는지 결정하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성노동자들의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하고 보호하는 것이 성권리와 인권의 측면에 맞는 것이라 주장한다. 국가적 규모로서 규제를 해야 하는 것은 성노동이 아니라 심각한 인권과 성권리를 침해하는 조혼이나 LGBTQ에 대한 차별이다.
 
 
임신과 불임의 악순환과 대처법
 
이어진 두 번째 세션은 임신과 성기능에 대한 연관성에 대한 주제로 이루어졌다. 이규섭 교수와 서주태 교수는 남녀 모두 각각 성기능장애와 불임의 연관성은 서로 맞물리게 되어 있어 양쪽 모두 해결되지 않으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성 성기능장애(FSD)의 양상은 성교통, 성적 흥분 혹은 오르가즘 장애등으로 나타나는데 생각보다 매우 흔히 나타난다. 40세를 넘어가면서 50% 이상의 경중의 FSD를 겪을 수 있으며 젊은 여성층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숫자의 여성이 이를 겪지만 크게 중요한 것으로 인식을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정신적, 기질적, 사회 관계적 문제등의 복합적인 원인으로 일어나는 FSD의 경우 성생활을 즐기지 못하기에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또 질환적으로 불임을 유발하는 polycystic ovary syndrome, endometriosis, primary ovatian insufficiancy, uterine fibrosis 등은 높은 확률로 FSD역시 유발하기도 한다. 불임 부부의 경우 ‘불임’만을 해결하는데에 초점이 대부분 맞춰지기에 이에 대한 스트레스로 되려 섹스를 즐기지 못하는 상태가 되고 이로 인해 만족감과 관계 형성이 하락하면서 FSD를 야기하기도 한다.
 
해결책으로는 정신적으로 항우울제 처방과 PDE5 저해제를 같이 처방할 수도 있고 성교통의 경우에는 ospemifene을 처방할 수도 있다. 남자의 경우 갑상성 호르몬 이상으로 성욕 감퇴가 일어날 수 있으며 발기부전 등의 성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원인 둥의 nitric oxide 생산의 결여는 정자의 생산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러한 성기능의 저하고 인해 생식능력 자체가 떨어질 수 있고 이는 불임으로 이어진다. 또 불임 스트레스로 인하여 정서적 자신감 결여등으로 인하여 성기능 저하로 악순환이 될 수 있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남성 문제는 PDE5 저해제로서 해결이 가능하다. 실데나필이나 타다나필의 경우는 발기부전 뿐만이 아니라 NO의 상승으로 인한 정자 생산 증가와 질의 향상도 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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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2016-09-04 09:48:58
전문가 기고포럼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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