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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마루 섹스썰 [4탄] 거래처 누나와의 스타킹 섹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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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랜 B]
 
나는 섹스한 여자와는 좀 어색해진다. 왜 그럴까? 하지만 누나와는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좋아지고 가까워져만 갔다. 날씨가 좋았다. 아니 날씨가 안 좋아도 어김없이 누나의 회사에 찾아갔고 그땐 정말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돈도 있겠다, 차도 있겠다, 뭐 모자란 게 없었다. 자신감 충만했던 때이다.
 
원래는 전화 주문이었던 거래처였는데 사장님을 만나 일주일에 몇 통을 드시니 차라리 일주일에 한 번씩 오겠다고 말씀드렸고, 사장님은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더욱 그녀를 자주 보게 됐다. “우리 정식으로 사귈까?” 이런 말은 없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사귀는 사이가 됐고 행복한 날은 계속되었다.
 
그녀와 만나기로 약속한 토요일. 누나는 같이 볼 사람이 있다고 했다. 누나의 친구들이다. 이건 면접 볼 때보다 더 긴장되고 떨렸다. 옷은 뭘 입을까? 머리는? 구두를 신을까? 단화를 신을까? 진짜 돌아 버리겠다! 디데이가 되지 않기를... 아니 친구들이 다 약속이 생겨서 안 나왔으면 했다. 그러나 친구는 한 두명이 아니라 총 다섯이 온 것이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굽신굽신을 다섯 번이나 했고 하마터면 무릎까지 꿇을 뻔했다. ‘저 좀 잘 봐주세요!’ 무음의 외침이 통했을까? 고민도 안 한다. 그녀들... 대낮부터 종로에 있는 주점으로 들어가 메뉴판을 보며 알아서 시킨다
 
“OO씨는 술 뭐 드세요?”
 
“네? 아… 저는 소주 마시...”
 
“이모부~ 여기 막걸리 두 통 주세요~”
 
이모도 아닌 이모부란다. 얼마나 자주 왔으면… 그리고 맘대로 주문할 거면 묻지를 말던가. 하지만 누나의 친구들이다. 절대 밉보이면 안 된다. 젠틀맨의 시작은 지금부터다. 쪼잔함과 뻐꾸기는 금물. 자고로 남자는 입을 무겁게 지갑은 활짝.. 이랬던가? 누가 그랬는지는 몰라도 확 그냥 맴매하고 싶다. 너무 맞는 얘기라… 어쨌든 그녀의 수다에 난 입을 닫고 있었고, 적절한 리액션과 경청 모드로 앉아 있었다. 그때 누나 친구가 나에게 질문했다.
 
“OO씨는 얘가 왜 좋아요?”
 
“아… 저는 다른 이유는 없고요. 제 이상형이라서요.”
 
“그렇구나... 다른 이유는 없고요?”
 
“네, 그냥 좋네요.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아까부터 막걸리를 주전자 채로 마시는 다른 친구가 누나의 전 남친을 운운했다. 기분이 나빴지만 듣고는 싶었다. 나를 칭찬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비교를 하기 위함인가를... 결론은 내가 그 놈보다 200%낫다는 결론이다. ‘아오~ 그 새끼. 대체 얼마나 찌질하고 병X같았으면 애인 친구한테도 씹히는지… 난 절대 저러지는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막걸리 잔과 함께 했다. 술이 올라온다. 노래방을 갔다. 아니 끌려갔다.
 
맥주의 향연이 펼쳐지고 정말 미친 듯이 놀았다. 그리고 또 술… 술… 술... 아마 작정을 하고 온 듯했으나 마냥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다들 사람인지라 새벽녘이 가까워오자 슬슬 집에 갈 채비를 하였고 난 누나를 바래다주기 위해 택시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누나 친구들이 누나는 우리가 바래다 줄테니 먼저 들어가라고 했다. 눈치를 보니까 자기들끼리 먼가 할 말이 있는 듯해서 먼저 집으로 갔다.
 
다음 주에 거래처를 들렸는데 누나가 초콜릿과 사탕을 한아름 주는 것이다. 운전할 때 피로하면 하나씩 먹으라는 누나의 작은 선물이었다. 아마 친구들의 조언을 받은 모양이다. 정말 내가 누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누나는 나에게 정성 그 자체였다. 라디오에서 좋은 노래가 나오면 녹음했다가 들려주고 또 음악 CD도 구워 줬고 지루하게 일을 하고 있을 땐 수화기 너머로 달콤하고 애교 섞인 말도 해주고 정말 감동적이었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의무적인 연애는 아니다. 분명 하루하루 사는 재미, 행복, 감동, 기쁨, 내가 살면서 희노애락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희만 느끼며 산 건 저 때가 아닌가 싶다. 모든 게 다 꿈만 같았다. 그렇게 우리는 예쁜 사랑을 하며 드디어 200일을 맞았고 뭔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해야 했다.
 
‘뭐가 좋을까... 누나 기억에 남을 만한 그것... 뭔가를 해야 하는데...’
 
고민하고 또 고민하던 찰나! 번뜩 떠오르는 게 있었으니 그건 바로 누나와 커플링을 하는 것이었다. 당시 로즈 골드가 유행이었고 값도 꽤 나가는 보석이었다. 마침 봐 둔 반지가 있었고 누나의 손가락을 잡고 나름대로 치수를 재보고 기억했다가 누나 몰래 커플링을 짠하고 보여 주고, 직접 끼워 주며 큰 곰 인형을 엎고 “나와 결혼해줄래요?” 아아아~~~ 지금 생각하면 왕 유치 뽕 칼라다. 이래서 남자는 여성의 심리를 잘 알아야 한다. 그렇게 난 누나 몰래 007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고 작전은 아주 수월하게 진행됐다.
 
누나를 만나는 날. 난 설레는 마음을 안고 먼저 레스토랑에서 이벤트를 준비하였고 드디어 누나가 올 시간. 자대 배치 받을 때보다 더 떨렸다. 누나의 모습이 보인다. 여신이라는 게 저 모습이구나. ‘예쁘다’, ‘아름답다’ 이런 수식어로는 표현이 안 된다. 저런 천사가 내 여자친구라니..
 
일단 난 아무렇지 않게 무뚝뚝하게 밥이나 먹자고 식사를 주문했고 누나는 “피... 재미없어…”라는 앙탈을 부리며 식사를 했다. 제발 빨리 먹길.. 그래야 내가 오글거리는 프로포즈를 할 수 있다. 와인 한 병이 나왔고 프로포즈를 할 찰나 누나에게 전화가 왔다. 산통을 다 깨부수는 벨 소리. 항상 듣던 저 벨소리... 그런데 그날은 왠지 좀 이상했다.
 
“전화 받아”
 
“아니야, 안 받아도 돼. 집이야.”
 
“그래도 받아 봐. 안 받으면 또 올 텐데?’
 
“알았어. 잠깐만~ 여보세요? 응, 엄마.”
 
자리를 피해 주는 것도 매너다. 화장실에 갔다 왔는데 누나의 표정이 너무 안 좋았다.
 
“나… 미안한데 지금 빨리 집에 좀 가야 할 것 같아..”
 
“무슨 일인데? 급한 거 아니면 조금만 있다가 가자.”
 
“미안해… 엄마가 빨리 좀 오래... 다음에 보자.”
 
“...알았어. 데려다줄게.”
 
“아니야. 혼자 갈게. 이렇게 가는 것도 미안한데… 염치없잖아...”
 
“알았어. 조심히 가고 도착하면 문자 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누나를 보내고 집으로 갔다. 도착해서 누나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끝내 누나의 연락은 없었다. 다음날 일요일.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던 누나. 저녁이 되어서야 누나로부터 장문의 문자가 왔다. 내용은 대충이랬다.
 
‘연락 못 해서 미안해… 너의 곁에 평생 있어 주지 못함을 용서해 줘. 끝난 줄 알았던 그 사람이 우리 집 문 앞에서 무릎 꿇고 울면서 다시 와 달라고 우리 엄마, 아빠, 동생한테 사정하며 실신했대. OO야~ 난 너 만나서 너무 행복했고 너랑 결혼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난 그 문자를 다 보지도 않고 바로 부평으로 갔다. 지금 생각하면 사고가 안 난 게 다행이었다. 너무 떨리는 마음에 누나 집 앞에서 전화했다. 다행히 누나가 받았고 바로 나왔다. 어색해진 차 안… 공기... 침묵... 서러움… 눈물… 누나는 나를 보자마자 꼭 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난 애써 담담한 척 토닥토닥 거리며 아무 말 없이 꼭 안아주는 게 전부였다. 그게... 전부였다.
 
원래는 둘이 서로 아는 사이라고 했다. 어렸을 적부터 집안끼리 알았고 결혼까지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런 사이에 내가 끼어든 것 같아 미안했지만, 너무 억울했다. ‘대체 왜.. 하필 왜 어제...’ 마음 같아선 그 새끼를 당장에라도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침착해야만 했다.
 
누나를 들여보내고 집으로 가는 길. 깜깜한 길에 띄엄띄엄 가로등이 있는 강변북로. 흘러나오는 캔디맨의 일기라는 음악. 서늘한 밤공기. 한두 방울씩 맺힌 눈물은 어느새 운전을 못 할 정도로 흘러내렸다. 담배 두 갑을 다 피웠다. 집에 도착해서 소주를 들이부었다. 믿고 싶지 않은 현실. 잊고 싶지 않은 누나. 되돌릴 수 없는 토요일. 이별의 문자가 찍힌 내 휴대폰. 죽고 싶었다. 자살하면 잊혀 질까? 모진 생각도 해보았지만 죽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죽을힘을 다해 살고 싶지도 않았다.
 
난 그 후로 매일같이 술을 마셨고, 때문에 일도 못 하는 상황까지 와서 피폐해진 것이다. 총판 사장님의 질책, 소홀해지는 사업, 하나 둘씩 떨어져 나가는 거래처. 공들였던 모든 게 다 물거품이 되어 가던 날 내 몸에 이상 신호를 발견했다. 땀을 잘 안 흘리는 체질인데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오 듯 했다. 그렇다. 술병을 앓았다. 그래서 난 지금도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고 미지근한 밥을 먹어도 땀이 난다. 그제야 심각성을 깨달은 나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영업도 열심히 하고 평소보다 더 활기차게 움직이며 그동안 까먹은 거래처를 찾아가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누나의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다음 달에 누나가 결혼을 한다는 전화.
 
“그래? 잘됐네. 행복하게 살라고 전해 줘… 그리고 누나랑도 연락 그만해야 할 것 같아. 나 잘 봐 줘서 고마웠어. 누나도 잘 지내~”
 
그 통화가 누나를 비롯한 그 인연들에 고하는 마지막 안부 인사가 되었다. 지금도 그 누나가 종종 생각난다. 태어나 처음으로 연애의 맛을 알게 해 준 누나. 특히 코가 예뻤던 누나.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누나가 생각나니 꽤 좋아했던 모양이다 보고 싶고 그립다.
 
 
글쓴이ㅣ베니마루
원문보기▶ https://goo.gl/9LBu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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