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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먹는대로 발기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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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무식스러운 의학지식을 갖고 있는 내 시각으로 볼 때 우리 몸의 움직임은 이렇게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겠다. 의지대로 또는 자율적으로 말이다.

즉, 밥을 숟가락으로 퍼서 입에 넣어 씹을 수 있도록 손가락과 팔, 입 등이 움직이는것은 우리 의지이다. 그리고 위, 창자같은 애들이 그 죽같이 된걸 소화시키고 영양분과 물을 빼서 척척 똥을 제조해 내는 것은 자율이라는 거다. 

그를 따묵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왔는데 날짜도 아니고 콘돔도 없는 경우에는 내 의지대로 문닫을 수 있었음 좋을 뻔 한 멍청한 자궁을 탓하지만 물론 다위니즘 입장에서 본다면 걔는 절대 멍청하지 않다.

숨쉬는 건, 노래부를 때나 물에 들어갔을 때 조절할 수 있으므로 의지인 것 같지만 사실은 자율에 더 많이 의지한다. 딴 데 집중할 때 숨쉬는 거 잊어서 죽는 사람 없고 심한 운동 후 거친 숨을 죽이기 힘든 거 보면 확실해진다.

가만보면 우리가 기분 내키는대로 했다가는 큰일날 것 같은 중요하고 정교함을 요구하는 일들은 거의 다 자율이라는 게 맡고 있다. 심장박동이라든지, 유년기 성장이라든지, 간의 화학공정 같은 거 우리 멋대로 하게 해서는 안될 것이고, 의지에게 콘트롤을 주어 잊게 만들 수는 없었다는 말이다.

이렇게 우리 몸은 (신비하게도) 움직임의 성격에 따라 의지와 자율을 지혜롭게 구분하도록 진화되어 왔다.

 
 

그런데 하나 웃기는 사실이 있다. 남자의 발기가 자율에 얽매여 있다는거다. 즉, '고추야 서라.' 하는 명령만으로 서는 게 아니라는 거다. 물리적인, 또는 섹스에 대한 상상이나 기억을 유발할 만한 자극을 하면 꼬추 끝은 자율적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의지 운동이 아닌지라, 섹스가 바로 코 앞에 닥쳤는데도 안서는 안타까운 경우가 있는가 하면, 섹스를 예상하지도 않았는데 불뚝 서게 되는 경우도 있다. (사실은 아주 많댄다.)

자위하다가 뭔가 2% 모자라다고 느낄 때 자고 있는 남친의 고추를 발기하도록 살살 만져 사용하는 경우도 몇번 있었는데, (보통 그의 잠이 금방 깨고 말더라) 그의 말에 의하면 그저 야한 꿈을 꾸고 있다가 깨보니 겁탈 당하고 있더란다.

근데 이거 약간 잘못된 구조 아닌가? 음식물 소화나 심장박동 같이 내가 신경 안쓰고 있어도 행해져야 하는 일이 아니라, 섹스인데. 아무리 피곤해도 잠을 벌떡 깨게 만들 수 있고, 아무리 배고파도 밥상을 치우게 만들 수 있는 '섹스'인데.

그리고 섹스에 필요한 동작들(손가락이나 혀의 놀림, 삽입, 허리운동, 머 그딴거)이 모두 *의지*로서 이루어 지는데 정작 젤로 중요한 발기가 자율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게 아니라 발기가 의지였다면 참 좋지 않겠냐? 고추 안에 뼈와 관절이 있어서 맘대로 평상시에는 접고 있다가 섹스할때 펴서 하면, 그리고 삽입하고 나서도 그 안에서 꼬물거릴 수 있다면 (히히, 이거 정말 신나겠다.) 그거 참 끝내주는 연장 아닐까?

해변에서도 비키니 미녀가 옆에 자리잡았다고 삼각 수영복 밖으로 삐죽 대는 창피를 당할 필요도 없고, 농구장에서도 치어리더들 구경하는 청바지 입은 아저씨들도 자리를 고쳐 앉을 필요도 없어지며, 포경수술 한 직후 야한 생각하다가 꼬맨 데 다시 튿어지는 사태도 안 일어날텐데 말이다.

그래서 난 우리들이 왜 이렇게 진화되어 왔을까 (또는 조물주가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에대해 약간 생각을 해봤다. 발기하는게 왜 중요하고 정교함을 요구한다는 자율에 포함되었는지. 대강 이런 이유일 것 같다.

 
1.사춘기 때 누가 알려주지 않더라도 성에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저절로 발기도 되게 하고 몽정도 하게 만드는 효과.
2.아무나하고나 섹스를 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 (아주 아주 안섹시한 여자와 의지력으로 섹스를 할 때 자율이 말리는 경우.)
3.섹시한 상대 앞에서 저절로 발기가 되어 그 상대로 하여금 '나와 진정으로 섹스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느끼게 하는 효과.

이쯤 되겠는데 난 3번이 젤 유력하다고 본다. 다위니즘의 골자는 '남자는 경쟁하고 여자는 선택한다'이다. 경쟁에서 남은 소수의 남자들 중 선택을 해야겠는데 기왕이면 진정으로 날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남자랑 하고 싶지 않겠냐? 

실제로 섹스에 웬만큼 눈을 뜬 여자들은 ('싸이즈는 적당해야 좋지 크면 아프기만 해.'라고 생각하는 여자들일지라도) 큰 음경에 관심을 갖는다. 섹스할때의 쾌감도 쾌감이지만, 날 진정으로 섹시하다고 여기는 남자가 내 곁에 오래 남을 것이고 그와 낳은 아기 또한 생존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의 변형일지도 모른다.

다시 말하자면 남자들의 발기가 만약 의지력으로 조절되는 돌연변이가 생겼다 하더라도 ('호모 볼륜타리 이렉투스'라고 이름을 짓자.) 그 부족은 우리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보다 여성이 남성을 선택할 때 실수를 했을 가능성이 높아 경쟁에서 졌을 것이라는 거다.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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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흑구 2015-10-07 22:58:16
ㅋㅋㅋ좋은정보감사합니다
똥덩어리 2015-04-12 09:39:43
좀더 고찰이 깊었으면 좋았을텐데요
freaks5 2015-04-11 20:01:48
내껀 너무 서서 큰일인데... 나이 먹으면 덜 하겠지 했는데... 똑같아서 큰일임..
우칠좌삼 2015-04-09 14:43:13
ㅡㅡ;; 내껀 너무 조신함이 없어... 큰일이야...
꽁꼬물 2015-01-03 19:31:13
마음대로 발기되면, 조루여도 문제가 없었을듯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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