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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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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직 그대만>
 
나는 의심이 참 많은 인간이다. 그러나 그건 어쩌면 타인을 향한 의심이라기보다는 내 자신에게 해당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살면서 간사해지고 가끔은 잔인해지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나는 나를 믿지 못했고, 더불어 타인도 믿을 수 없었다. 특히 사람 마음이라는 것은 얼마나 쉽게 또 사소한 일로 바뀔 수 있는지... 변해가는 나 자신은 물론이고 남을,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건 매번 힘들었다.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나는 상처를 ‘받았다’ 라고만은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어쩌면 내가 그들을 더 아프게 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자신을 중심으로 두어야만 세상이 그리고 세계가 돌아가는 존재라 나는 항상 내 아픔이 더 크다고, 내가 제일 슬프다고 생각했었다. 설령 나에게 어떤 상처도 주지 않은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나에게 추억은 다 아팠다. 영원히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을 경험하다 보니 영원한 것을 꿈꾸지도 믿지도 않게 되었다.
 
영원히 내게 있지 않을 거라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라면 나는 아예 내 옆에 아무도 없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살았다. 끊임없이 사랑을 얘기하고 믿어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랑에 대해 늘 약간씩은 부정적이었다. 지금은 죽고 못 사는 연인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언젠가는 그들이, 혹은 그들 중 누군가는 변하고 말리라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내게 그랬다. 대체 얼마나 아팠길래, 도대체 어떤 사람을 만났길래. 나도 묻고 싶었다. 내가 그렇게 아팠었는지, 나를 만난 그들이 정말로 나빴었는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부정적인 나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늘 싸한 마음을 느꼈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혼자일 수는 없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다가서거나 내 옆 자리가 비었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러니까 무서웠다. 사랑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난 그다음이 무서웠다. 마치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이 잔을 피해 갈 수 있다면 피하게 해 달라고 신에게 기도했듯이 나는 내가 흔들리지 않기를 기도했다. 
 
가끔은 부러웠다. 아니 어쩌면 늘 부러웠을 것이다. 나란히 팔짱을 끼고 걷는 연인들을 볼 때마다, 친구들이 새로운 연인을 소개해 줄 때마다 나는 그들의 눈에 타오르고 있는 열정이, 사랑이 부러웠다. 그러나 생각했다. 이제 나는 어리지도 강하지도 않다고. 사랑이 무섭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렸으며, 더는 아픈 일들을 겪어낼 자신도 없었다. 그러는 동안 몇이나 내 곁을 스쳐 지나갔을까? 그때 내가 그런 생각들은 잠시 접어둔 채 마음을 열었더라면. 그랬더라면 나는 몇 번의 사랑을 더 할 수 있었을까?
 
보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은 얘기들이었다. 그가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보다 나는 내가 그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이 더 신기했다. 또 그런 말을 누군가가 내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를 방어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드디어 조금씩 마음이 녹기 시작한 걸까? 다시 사랑을 꿈꾸고 사랑을 할 수 있을 만큼 내 마음이 말랑말랑 해 진 걸까?
 
그가 사랑한다고 말해도 보고 싶다고 말해도 나는 그냥 웃었다. 할 말이 없어서 웃은 건 아니었다. 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차마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말했다.
 
‘내가 좋아하면 어쩌려고 이러세요?’
 
나는 내 나름의 경고를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모를 것이다. 내가 사랑하지 않는 것 보다 사랑하는 게 더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그가 내 사랑을 감당할 수 있을까? 나의 욕심과 욕망의 바닥을 보고 나도 그는 나를 두려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아니, 그런 나를 그런 채로 계속 보고 싶어 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람이 가까워지는 건 순간이다. 서서히 가까워졌다고 느껴져도 결국은 순간이다. 그러나 순간이라는 것은 얼마나 미덥지 못한 존재인가. 그 미덥잖은 찰나에 우리는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마음을 열고, 마음이 닿기를 바라고 또 그보다 더 많은 것들을 계속해서 바라고 또 바라게 된다.
 
그의 예쁜 말들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의심했다. 진심일까? 어쩌면 자신도 뭐가 진실인지 모를 만큼 무언가에 대단히 속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그는 대체 얼마나 많은 연인에게 이런 말들을 했을까? 저 눈빛과 저 목소리를 기억하는 그의 지난 사랑들은 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 걸까?
 
내가 왜 좋으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을 알아봐 줘서 고맙다고 했다. 누가 누굴 안다는 게 애초부터 가능한 일인지 의심스러웠던 나는, 그러나 지난날의 나를 떠올리며 이해하기로 했다. 한때는 나도 그랬다. 내가 누구인지 누군가가 읽어준다면 정말이지 목숨 바쳐 그를 사랑하겠다고. 아무도 나를 몰라준다고 믿었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그 시절이 지나고 알게 되었다. 세상 누구도 나를 알아줄 수는 없다는 것을 말이다. 다만 알고 싶어 하거나 알고 있다고 믿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을.
 
다시 사랑하게 된 걸까? 모르겠다. 다시 연애를 하게 된 걸까? 정말 모르겠다. 다시 누군가를 마음에 품고 그와 닿아있기를 원하게 된 걸까? 그건 맞는 것 같다. 불면 날아갈 것처럼 가벼운 내 마음이 우주를 둥둥 떠다니다가 마침내 그와 조우하게 된 것 같다. 이제 그의 주파수는 또 나의 주파수는 서로에게 맞춰져 있다. 조금씩 그렇게 서로를 알게 되고 읽어가게 되겠지.
 
믿고 싶다. 아니 믿어버릴 것이다. 그게 뭐건 간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단 한 조각의 찜찜함도 없이. 이대로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어버릴 것이다. 언젠가 끝난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겠다. 어차피 나라는 존재 자체도 언젠가는 이 세상에서 엔딩을 칠 테니까. 나조차도 알 수 없는 내 마음을 더는 확인하지도 못 미더워하지도 않고 싶다.
 
잊어버릴 것이다. 나에게 어떤 사랑이 있었는지를, 또 내가 누구를 만났었는지를. 하얗게 잊고 다시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이다. 그 이야기가 해피엔딩일지 언 해피엔딩일지는 걱정하지 않겠다. 그건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끝이 달라질 얘기였다면 나의 모든 지난 얘기들도 다 달랐어야 했다.
 
사랑해야겠다. 그래야 내가 살겠다. 아니 산다는 걸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단 한 번의 상처도 이별도 아픔도 없었던 것처럼. 마치 처음 사랑하는 사람처럼. 아니 사랑이 뭔지 모르는 사람처럼 사랑할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랑밖에 없는 사람처럼 사랑할 것이다. 그가 늘 내게 하는 말처럼, 그에게 말하고 싶다. 고맙다고. 참 많이 고맙다고. 그리고 묻고 싶다.
 
‘지금부터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요?’
 
 
글쓴이ㅣ남로당 칼럼니스트 블루버닝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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