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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처녀의 결혼관 - 나는 왜 노처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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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개마초요 연재 23회가 넘도록 남자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A양.-_-; 원래 좀 유치한 데다 육담을 좋아하고 시덥잖은 농담이야말로 인생의 꽃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이다보니 그렇게 보이나 보다 흑흑.

A양은 그냥 평범한 언니다. 요새 세상에 뭔 등신같은 소리냐고 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감정이 쏠리지 않는 남자하고는 섹스는커녕 대화도 하고 싶지 않은 인간이라 접선특위 초창기 멤버임에도 불구하고 원나잇 스탠드는 커녕 1:1 접선조차 안 해본, 떼접 같은 데나 몇 번 나가 접특의 수질을 떨어뜨린(죄송합니다.-_-;)게 전부다. 그 흔한 미팅이나 소개팅도 한번 안 해봤으니 어쩌면 평범만도 못한 언니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언니가 부족한 필력으로 매 주 잡설을 쏟아낸 게 벌써 반년이 되었으니 생각해 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원래 처음 연재 전에는 남성이나 반짝반짝 연애통신이나 섹스나 요리나 패션 등 여성지스러운 잡다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 나가겠다는 것이 목표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시시껄렁한 농담만 계속 해댄 것 같아 그저 부끄럽다. 아직까지 안 짤리고 계속 쓰게 해주시는 남로당 분들께 감사할 따름. 그것보다 더 감사하다 싶은 건 글을 읽어 주시고 덧글을 남겨 주시고 가끔 메일을 보내 주시기도 하는 여러분이다. 악플이 가슴을 찌를 때도 있지만(흑흑) 그래도 이 넓은 넷 상에서 내 글을 읽고 그것에 대해 뭔가를 얘기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나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정말 뭐라고 감사의 말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해야 하는 걸까?-_-; 뭔가 초딩틱한데;; 에잇 초딩이면 어떠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__)_

일단 감사의 말은 드렸고.. 이번 주는 '왜 노처녀인가' 에 대한 얘기를 조금 해 보려 한다. 

실은 저번주 예뻐지려다 골로 간다는 글 아래 프리미엄이라는 분께서 '결혼에 목맨 녀가 아니라면, 늙은 여자도 소위 노처녀라고 스스로 부르지는 않을텐데....노처녀의 결혼관에 대해 듣고 싶소.' 라고 쓰신 덧글을 보았다. 그 외에도 다른 분들이 생각해 볼 만한 덧글을 많이 달아주셨더라. 그래서 곰곰 생각해 봤는데 벌써 연재 반년이니 이쯤 해서 왜 노처녀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지 슬쩍 얘기하고 넘어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려면 나의 결혼관에 대해서 간단히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페미니스트와는 거리가 멀다. 오죽하면 여자 개마초 소리나 듣겠는가.-_-; 여자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나의 남자친구들도 이 개같은 세상을 조금이나마 즐겁게 사는 데 있어서 더할나위 없는 동지이다. 나는 남자가 좋고, 남자하고만 나눌 수 있는 것들에 관해서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때문에 흔히 얘기하는 여성은 피해자요 남성은 가해자란 말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식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어쩌면 여자로서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걸 더 힘들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여자로서 피해받고 차별당하는 부분은 물론 졸라 많이 존재하지만-_-;; 그런 의식을 저변에 깔고 살아나가는 건 서글픈 일이라고 나는 믿는다. 

나는 그래서 여자들끼리 모여 맛난거 먹고 술 한 잔 마시고 이 시바라마 하고 휘딱 터는 걸 너무나 좋아한다. 안 그러면 무슨 낙이 있겠는가. 삶을 살아나가면서 좆같은 일들을 겪는 건 여자이기에 좆같은 일을 포용하는 합집합이 된다. 여자인 나는 모르지만 남자로서 한국사회를 살아나가는 것도 필시 씨바스러운 일이겠지. 이 시대를 살아나가는 모든 인간이 그렇듯이. 나만, 그리고 너만! 힘든 건 아니다. 그래서 시덥지 않은 농담을 하고 생긋 웃으며 동지로서 같이 살아가고 싶다.

결혼을 부정하진 않는다. 분명히 결혼으로 삶이 더 나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아주 친한 친구 중에서 결혼을 한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주변을 보면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끔 눈에 띈다. 결혼식에 초대를 받으면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결혼이라는 결단을 내린 사람들이 존경스럽기도 하고, 행복해 보이기도 해서 참 좋아 보인다.(사실은 결혼식장의 공짜 술이 제일 좋다.-_;)

그러나 내 스스로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아주 단순하고 즉물적인 이유다.

나는 내가 원하지 않을 때에 집안일을 하고 싶지 않다. 내가 어지른 것도 손대고 싶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내킬 때 3일 밤낮을 새워 치울지언정 하기 싫을 때는 때려죽여도 움직이기 싫다. 그런데 내가 남자를 위해 (거기에 사랑하는 남자라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해도) 20년이 될지, 30년이 될지 모르는 세월을 청소할 수 있겠는가? 난 요리하는 걸 꽤 좋아하지만, 그건 친구들이 오면 맛난 걸 먹여주고 싶어서 후딱 벌려서 하고 치워버리는 요리이지 매일매일의 가사노동은 아니다. 매일 밥을 주어야 하는 상대는 고양이만으로도 족하다. 만약 남편이 주말에 맛있는거 해줄게 하고 자랑스런 얼굴로 일품요리를 주방에서 들고 나왔을때 그 뒤의 싱크대가 어질러져 있다면 나는 살인을 생각할지도 모른다.-_-
 
여성의 사회진출? 그거 가사분담이 안되면 직장일에 가사노동에 여성한테는 이중고거덩?
 
이런 일련의 것들이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화가 된다면 나는 결혼을 생각하겠다. 그러나 현실은 십중팔구 그렇지 못할 것을 알기에 나는 결혼이 내키지 않는 것이다. 남편과 합의를 했다고 해도, 시댁과 친정은 병신이냐? 우리나라에서 결혼은 둘만 하는 게 아니다.

결국에 지배자와 피지배자,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무시무시한 말이 나오게 되는 건 이런 '사소한' 거다. 내가 신은 게 아닌 냄새나는 양말을 세탁기에 넣으면서 그러고 보니 책을 읽은지도 한달이 넘었지 하고 생각하는 바로 그 시점인 것이다. 이건 상대편을 사랑하고, 모성으로 자식을 뒷바라지하는 것과는 명백히 별개의 문제이다.(참고로 저런 것들이 정말 사소한 거라 생각하는 남성동지는 제발 결혼을 하지 말아달라; 내가 다 걱정스럽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그렇다. 

나는 아주 부족한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시간을 온전히 쓰고 싶다. 누군가를 위해 봉사한다는 기분은 마약과 같아서, 처음에는 쾌감일지 모르지만, 나중에는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해야 하는 시점이 분명히 있다. 인간은 길들여진다. 처음이야 내 옆에 있는 그녀가 나를 위해 뭔가를 한다는 사실이 고맙고 행복하겠지. 그러나 보통은 결국에 그런 건 타성에 젖어 잊게 되는 종류의 것이 아닐까? 나는 어느 날 쇼파 밑에 당연한 듯 뒹굴고 있는 뒤집어진 양말을 바로 펴다가 제풀에 열이 받아 집에 불을 싸지를 년이다. -_-; 그렇다고 너를 위한 사랑의 배려와 봉사에 매번 고마와하면서 평생 감동하며 살아라 하고 바라는 건 당연 아니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닭살돋는다-_-; 

쓰잘데기없이 말이 졸라 길었는데 사실 간단한 얘기다. 

난 그냥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하기 싫을 때 안 하고 싶을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죽도록 참으면서 살아야 하는 인생을 덜 참을 수 있는데 지뢰밭으로 뛰어들고 싶지 않을 뿐인 거다. 

이건 비단 결혼뿐만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도 적용되는 얘기다. 학교는 언제나 지옥이었고, 처음 대학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했더니 도저히 적응이 안 되더라. 단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비합리성이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물론 그 모든 걸 참고 넘기기 때문에 '월급' 이라는 게 나온다는 건 잘 알고 있기에 참고 일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더라. 결국엔 때려치고 다시는 취직 안 했다.그 이후 혼자서 일할 수 있는 걸 찾아 번역일과 글쓰기를 하는 중이다. 물론 이 일들도 가끔은 타인과 부대껴야 하고, 몹시 힘든 부분이 있지만 스스로 컨트롤을 할 수 있고 내가 납득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나는 결혼보다는 그냥 괜찮은 노처녀가 되고 싶다. 사실 서른 한살이면 노처녀라고 딱 잘라 말하기에는 애매한 나이이긴 하다. 그리고 사회 통념상 말씀하신 것처럼 결혼에 목맨 여자가 아니면 스스로를 노처녀라고 부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내 주변에서 스스로 자신을 노처녀라 부르는 사람들은 온전한 자신을 지키려고 애쓰고, 좋아하는 일이 있고, 확고한 자신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녀들은 노처녀임을 선택한 사람들이지 노처녀로 도태된 사람들이 아니다. 비혼녀로 아기를 입양하고 싶어하는 언니도 있고, 이혼해서 자신의 일을 새로 찾은 언니도 있으며, 회사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취미에 인생을 쏟아붓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삶의 방식이 싫은 사람도 있겠지만 내게 있어서는 그 쪽이 맞는다. 그래서 나는 노처녀라는 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노처녀가 좋고 노처녀로서 열심히 살아나가고 싶다. 그리고 남로당에서도 좋은 동지들을 만날 수 있으면 더 좋고. 그런 동지들에게 내 글이 가끔 웃음도 주고 했으면 더할나위 없겠다.

그럼 앞으로도 짤리지 않는 한-_-;열심히 쓰겠습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글쓴이ㅣ남로당 노처녀 A양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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