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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내게 엄마 섹스가 뭐야 라고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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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케빈에 대하여]
 
아들이 이제 제법 글을 읽는다. 떠듬 떠듬이 아니라 순식간에 후루룩 읽어버리는 수준에 도달했다. 똥오줌도 못 가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점점 사람구실을 할 줄 알게 되는 걸 보니 벅차고 기쁘다. 그런데, 또 다른 한편으로, 프라이버시를 방해 받지 않고 싶은 자연인의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귀찮은 일들이 많아졌다. 특히, 이렇게 19금 소재의 글을 쓰거나 인터넷 서핑을 할 때 소리 없이 등 뒤로 다가와 화면을 응시하고 있으면 여간 깜짝깜짝 놀라는 게 아니다.
 
내가 무슨 포르노를 시청한 것도 아니고, 생각 해보면 얼굴을 화끈거려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왜 그렇게 화들짝 놀라고 기겁을 해서 아이를 나무라게 되는 건지.. 섹스는 수치스러운 게 아니라고 하기 좋은 소리는 남들에게 잘도 나불거리면서, 정작 내 안에는 아직도 ‘섹스’ ‘자위행위’ ‘오르가슴’ ‘정액’ 등등의 성인용 단어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수치스러움이 남아 있었나 보다.
 
모든 게 궁금한 우리 아들은 분명 어느 날 ‘엄마 섹스가 뭐야?’ 하고 물어 볼 것이다. 성교육 전문가들이 조언하듯이 최대한 당황하지 않고 담담하고 밝게 대답해 줄 준비는 되어 있다. “응. 엄마 아빠처럼 서로 사랑하는 사람끼리 끌어안고 뽀뽀하고 어루만져주고…. 그런 거야. 아빠의 고추가 엄마 몸 속으로 들어와서 아기씨를 뿌려주면 울 아들처럼 예쁜 아기가 태어나게 되는 거지.
 
적절치 못한 장소에서 불쑥 “엄마, 근데 섹스가 뭐야?” “자위행위는 뭐야?” 라는 질문을 하게 될까 봐, 그래서 내가 본의 아니게 당황스런 표정을 지으며 아이의 입을 막아버릴 까봐 그게 걱정이다. (나를 닮아서 인지 아들은 전혀 개연성 없는 상황에서 떠오르는 대로 불쑥 불쑥 평소에 궁금하던 질문을 내 뱉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였나? 같은 반 남자애들 서넛이 모여 키득키득대는 소리를 들었다. “우리 어제 XX네 집에 가서 섹스했다!” 뭔가 재미있고 비밀스러운 짓을 한 것 같긴 한데 그게 도대체 뭐란 말인가? 호기심이 발동했다. “섹스가 뭐야?” 와하하하하며 우르르 흩어지는 아이들. 난 그 중 가장 만만한 아이를 하나 따라다니며 계속 캐물었다. “섹스가 뭐야? 응? 그게 도대체 뭐냐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얘들은 모여서 포르노나 야한 영화를 봤던 걸 섹스라고 표현했던 것 같다. 그 남학생이 집요한 나의 질문에 대해 뭐라고 대답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확실한 건 그날 얼굴이 빨개져서 도망다니던 남학생의 표정을 보며 난생 처음 접한 ‘섹스’라는 단어에 대해 ‘창피하고 나쁜 짓’ 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정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고3때 수능이 끝나고 집 근처 라이브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카운터 앞 테이블에는 항상 가수 지망생 오빠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무슨 얘기를 하는 도중 장난기 많은 한 사람이 ‘마스터베이션’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말투와 표정이 하도 자연스러워서 난 그게 가수들의 창법 중 하나인 ‘바이브레이션’과 비슷한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스터베이션이 정확히 어떤 창법을 일컫는 것인지를 꼭 알고 싶었기에 난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근데요, 마스터베이션이 뭐예요?”라고 질문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키득댔고, 몇몇 언니들은 ‘기집애 내숭까고 있네’라는 표정으로 천장구석을 쳐다보며 강냉이를 와작와작 씹어댔다. 하지만, 처음 마스터베이션이란 단어를 사용한 오빠는 친절히, 하지만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응. 자위행위. 자위행위를 영어로 마스터베이션이라고 하는 거야. 자위행위가 뭔지는 알지?”
 
그렇게 엄청난 단어를 그렇게 자연스럽고 무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나는 무척 감동받았던 기억이다. 그 후로도 자위행위나 마스터베이션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껄끄럽고 쑥스러웠지만,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라는 반문 정도는 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됐던 건 확실하다.
 
아이들의 성적 호기심에 응답해 줄 때 정작 중요한 것은 대답의 내용이 아니라고 한다. 대답을 해 주는 어른들의 표정, 말투, 눈빛 등의 반응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에 따라 성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이 형성되는 것이란다.
 
반성해야겠다. 이제 섹스칼럼을 쓸 때 아들이 슬며시 다가와도 화들짝 놀라거나 노트북을 덮어버리지 말아야겠다. 엉뚱한 곳에서 ‘섹스’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대면하고, 부모 앞에서는 절대 내 뱉을 수 없는 금기어로 지정해버리기 전에, 차라리 아들이 나나 내 남편에게 “섹스가 뭐야?”라고 물어봐 주면 좋겠다.
팍시러브
대한여성오르가즘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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