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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규동생의 섹스그라피 다이어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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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책이라. 언제적인가.

고등학교 시절(20년전이던가 30년전이던가) 친구가 빨간책을 전해줘서 봤던 적이 있다. 그건 바로 신세계 그 자체였다. 남녀가 발가벗고 서로를 탐닉하는 사진이나 만화를 보면서, 어른들만의 세상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인간의 욕구 중에 성욕이란 것은 이렇게 황홀한 거구나. 이내 빨간책에 탐닉하기 시작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소 흥미를 잃게 되었지만, 확실한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살이에서 성(性)은 말로 표현 못할 기쁨을 주는 매개임에는 틀림없었다.    

성인이 될 무렵 빨간책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영상이 차지하게 되었다. 화려한 영상 속에 신음하는 남녀들,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체위는, 상대적으로 초라한(?) 나의 신체와 비교하니 오히려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빨간책처럼 상상력을 동원할 필요도 없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오히려 쾌감 그 자체만을 추구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사람이 육체적 만족이 전부가 아니지 않은가.

그러다가 다시 다가온 빨간책. 레드홀릭스가 만든 야심작, 바로 <섹스그라피 다이어리>. 평소에도 섹스에 많은 관심이 있었으나 뭔가 학구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에 이 책을 접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사람은 공부를 해야지.
 


이 빨간책은 도대체 무엇을 담고 있을까.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열어 본 순간, 이건 단순한 빨간책이 아니잖아. 너무 다양한 구성에 놀랐다.

1. 토크 유어 섹스
2. 디벨로프 유어 섹스
3. 애널라이즈 유어 섹스


섹스를 이야기하고, 개발하고, 연구하라? 성을 즐기는 것이다. 어떤 구속으로부터 해방되는 자유 그 자체다. 하지만 나는 얼마나 즐기고 있는가. 한 번이라도 누구와 터놓고 얘기해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감정에 충실한 적이,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는가.

곰곰 생각해 보니 모두 ‘아니오’다. 심지어는 내 성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책을 나를 꾸짖고 있었다. 나이 40이 훨씬 넘도록 섹스를 동경했을 뿐, 연구하거나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쾌감을 느끼기에 급급했을 뿐.  

이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 뜻밖의 사실을 깨달았다.

먼저, 내가 의외로 성문제에 관해 보수적이었다는 것.
둘째, 내가 섹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았다는 것.


성은 즐기지만 감추고 싶고, 몰라도 즐길 수 있었던 것으로 여겨왔던 것이다.

이 책은 우선 섹스에 솔직해질 것을 권한다. 첫 자위, 나의 신체 부위의 장단점, 가장 좋았거나 싫었던 섹스, 나의 섹스판타지, 최근의 섹스상대까지...이 모든 걸 한 번도 입밖으로 한 번도 내 본 적이 없는 나는 솔직해지기로 작정했다. 현재와 미래의 행복한 성생활을 위해.

그 다음으로 구성된 부분은 노골적인 섹스팁(!). 자위, 성감대, 각종 체위가 나와 있었다. 야동처럼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닌 파트너와 교감할 수 있는 꿀팁들.(그런데 후방주의라는 말이 떠오르듯 혼자 있을 때가 아니고선 펴보기가 힘들다, 아닉 내공부족인가 ㅠㅠㅠ)


마지막으로 나의 섹스를 해부(분석)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성기 그리기, 버킷리스트 등을 정리하고 섹스에서 나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니. 참고로 책에 나오는 섹스피지수(나이 대비 섹스 파트너수)를 측정해 보았다. 0.357에 불과했다. 40대 남성 평균 1.17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우량주로 키워볼 생각이다. 비록 지금 지수는 낮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 않은가.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민망한 부분이 있다. 유익하지만 부끄럽다고나 할까. 그래도 용기를 내어 하나 두 개 적어본다. 잠자던 나의 섹스 세포를 하나 둘씩 일으켜세우는 기분이다.

고백하자면 아직 파트너에게 이 책을 보여주지 못했다. 혹시 변태라고 놀릴까봐. 하지만 오늘밤 파트너에게 이 책을 던져줄 작정이다. 서로 킬킬대며, 서로 만지고 느끼고 즐기려 한다. 오늘은 책에서 가르쳐준대로 서로 만져주고 다양한 체위를 시도해보려고 한다. 서로에게 소중한 자지와 보지를 만지고 즐겁게 해주는 것도.

1. 토크 유어 섹스
2. 디벨로프 유어 섹스
3. 애널라이즈 유어 섹스

이야기하고, 개발하고, 연구하라. 이 작은 빨간책이 지상천국으로 가는 길잡이가 되리라 믿는다. 우리의 인생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그까짓 체면이 대수일까. 이제 용기를 내보려고 한다. 나를 위해, 파트너를 위해, 우리의 성생활을 위해.

사족 : 다만 이 책의 보관이 조금 걱정되기는 안된다. 나만의 비밀노트를 무심코 누가 엿본다면 민망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겠다. 그래서 이 책을 끈이나 고무줄로 고정해서 속지가 열리지 않도록 묶을 수 있게 제작되었으면 더 좋겠다.(이 리뷰가 나왔을 때쯤엔 케이스가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을 것이다.)


평가

* 종합평가
Good - 이야기하고, 개발하고, 연구하라. 이 작은 빨간책이 지상천국으로 가는 길잡이가 되리라 믿는다.
Bad - 책을 보관하는 부분이 걱정된다. 속지가 열리지 않게 묶을 수 있도록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 평가점수 : 9점
- 평가점수는 10점 만점이 기준이며 리뷰어의 주관적 견해입니다.

* 리뷰상품
- 제품명 : 섹스그라피 다이어리
- 제조사/원산지: 레드홀릭스/한국 
- 제품가격: 19,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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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규동생
:: 남 / 44 / 기혼 / 직장인 / 보통체형 보통키
:: 40대에게도 섹스는 아직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섹스토이로 더 아름다운 섹스를 즐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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