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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가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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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말할 곳이 없어서 답답한 마음에 씁니다.

남자친구랑 10달 정도 만났구요. 남자친구는 자영업자 입니다. 작은 식당 하고 있어요.

근데 코로나가 참 많이 힘들게 하고 있잖아요. 저도 자영업자는 아니지만 타격을 많이 받는 업종이라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걸로 남자친구랑도 많은 얘기를 했었구요.

남자친구 식당 매출이 계속 떨어져서 상황이 좀 안좋은 건 알고 있었어요. 정확히 저한테 얘기는 안했지만, 하루에 못해도 150씩은 벌어야 괜찮다고 했었어요. 주말에는 상권이 열지 않는 곳이라 평일에 바짝 벌어야 해요.

근데 매출이 기존보다 많이 떨어져서 맨날 놀고 있다고 힘들다고 정도로만 저에겐 얘기 했었어요. 업체들 대금 주는 게 빠듯하다는 얘기를 얼핏 했었구요.

주말에 데이트 하고 저녁 맛있게 먹고 집에 들어왔다 통화까지 했는데 그 다음날 아침에 연락이 안되서 가게에 뭔 일이 있나 해서 두시간 정도 기다렸는데 (여태껏 연락 안되는 일은 한 번도 없었어요) 계속 통화가 안되서 가게로 전화 했더니 사장님 출근을 안하신다고 통화도 안되고 집에서는 나갔다 했다고..

그래서 경찰에 신고 했어요. 세시간 넘게 연락이 안된다 집이랑 식당이랑 가까운데 집에선 나갔다는데 가게로 오지 않았다구요.

핸드폰 위치 추적 했는데, 두고 나갔더라구요. 씨씨티비 확인 했는데 집 근처에서 평소 입던 잠바랑 모자 쓰고 나가는 거 확인 됐고 큰 길가까지 추적 했는데 그 뒤로 증발 되어 버렸어요.

경찰 말로는 워낙 많은 씨씨티비가 있어서 추적이 어렵대요 큰 길가 대기업 근처 건물까지는 따라 왔는데 그 뒤로 안보인대요 지하철을 탄건지 버스를 탄건지 뭐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하네요.

핸드폰 혹시 명의 새롭게 개통할까 싶어서 좀 기다려도 보고 카드 결제 내역이나 인출 내역도 보는데 아예 없대요. 그렇게 지금 열흘이 지났습니다.

알고보니 가게 임대료도 한 6개월 밀려 있었고, 업체들도 몇천만원 물려 있는 게 있다네요. 힘들어서 친구들한테도 작게나마 돈도 좀 빌리고 했었구요.

근데 그냥 기다리는 것 외에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어요. 근데 한가지 확신 할 수 있는 건 제 남자친구가 절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진짜 잘 알고 있거든요. 사라지기 전날도 그 전날도 그런 내색은 없었고 평소와 같았어요.

집에서 둘째 아들이지만 실질적인 가장이었어요. 부모님은 따로 일 안하고 계시고(연세도 있고 몸도 좀 안좋으셔서) 몇달전에 어머님이 허리랑 무릎이랑 수술 하셔서 수술비랑 입원비도 꽤 많이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이 비용도 본인이 거의 다 부담 한 걸로 알아요. 형이 있긴 한데 형은 여유롭지 못한 걸로 알고 있어요.

진짜 성실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남자친구고 절 얼마나 사랑하고 사랑하는지 옆에서 누가 봐도 보일 정도의 사랑꾼이었는데 하루 아침에 사라져버려서 힘드네요.

자책도 많이 되고... 힘들었던걸 알아주지 못해서... 나만 힘들다고 찡찡 거려서.. 너무 힘들어서 쉬고 오겠다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전화 한통만 줬으면 좋겠어요. 그럼 얼마든지 기다려 줄텐데..  답답하고 보고 싶어요.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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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1-01-23 22:16:34
글쓴이 입니다.

위로가 되는 댓글들 잘 읽어 보았습니다. 덕분에 좀 힘이 났어요. 아직도 연락이 없지만, 제 생활 무너트리지 않는 선에서 저도 열심히 살아보고 있으려구요.
거의 매일 데리러 왔던 지하철역, 같이 가던 식당들 (남자친구네 식당이랑 제 근무처가 같은 동네라 더 그렇네요) 볼 때마다 울컥 울컥 하지만 그래도 평소처럼 지내고 있어요.

오늘 제가 일하는 가게로 전화가 한통 와서 아무말 없이 제 목소리만 듣다가 끊겼는데, 경찰에게 연락 하니 범죄에 연루된 게 아닌 이상은 발신자 조회가 안된다네요.

남자친구 였으면 좋겠어요. 다음에 또 전화 오면 따뜻한 목소리로 잘 쉬고 오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익명 2021-01-23 10:29:51
토닥토닥.. 많이 속상하시죠...ㅠㅠ  제발 무소식이 희소식이길 바랄게요.... 쓰니님도 맘 잘 추스리고요ㅠㅠㅠ
익명 2021-01-23 09:39:58
코로나로 이게 뭔지.. 무사히 오셨으면 좋겠어요
익명 2021-01-23 02:52:21
힘내세요. 무탈하게 잘 돌아오시길 기원합니다
익명 2021-01-23 01:23:43
읽다보니 눈물이 납니다.
쓰니님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남자친구분은 또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힘든 일 내 여자에겐 알리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겁니다.

세상일이 참... 그렇죠...
아무리 열심히 사랑하고 열심히 살아도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일들로 역경과 고난이 닥치네요.

어떻게 위로를 해드려야 할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든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고요.

저는 그냥 이 힘든 시간이 지나가서 다시 예전처럼 예쁘게 사랑하시길 바랄뿐입니다.
다 지나가서 마음의 앙금도 사라져서,
그때 니가 그랬잖아 핀잔주면 남자친구분이 멋적어 하며 미안해하고 둘이서 그냥 피식 웃고마는 그런 날이 오길 바랄뿐입니다.
익명 2021-01-23 01:00:42
잠깐 쉬고싶은 거겠죠. 너무 걱정마세요! 절대 좋은 일이 있을겁니다!
익명 2021-01-23 00:57:39
많이 힘드시겠어요. 글을 보니 채권자들의 독촉이나 채무로 인한 자책감에 연락을 다 끊었을지 모릅니다. 그분의 가족 및 지인과 계속 교류하셔서 최대한 빨리 소재를 확인하시기를 바랄게요.
익명 2021-01-23 00:41:07
돌아오실거에요 ㅠㅠ
익명 2021-01-23 00:22:21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었길 바래봅니다. 꼭 다시 연락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익명 2021-01-23 00:17:07
별일아니길빕니다...
익명 2021-01-23 00:15:05
나는 너에게 항상 든든한 남자친구가 되어야 하는데 버팀목이 되어야 하는데 이런 내 모습 보여주면 너를 잃을까 무서워 정처 없이 도망친다.. 아마 이런 마음 이겠죠 남자친구 분이 빨리 쓴이에게라도 어서 연락 하셨으면 좋겠고 이번 일을 극복해 나가면 좀 더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좋은 관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남친 분에게 힘들면 자기에게 기대도 된다고 우리 같이 걷자고 말해보세요
익명 2021-01-23 00:15:01
꼭 좋은 결말있으시길, 부디 쓰니님과 남친분이 행복하시길
익명 2021-01-23 00:14:44
토닥 토닥~~~
익명 2021-01-23 00:14:18
정말 무사히 잘 계실꺼예요 그냥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거 아닐까요...? 쓰니님도 마음 건강하게 계셔요!!!!!! 꼭 연락 다시 하실꺼구 돌아오실꺼예요!! 만나면 서로 꼭 안아주셔요
익명 2021-01-23 00:11:53
별 일 없이 무탈하게 다시 쓰니님 곁으로 돌아오실거에요 ㅠㅠㅠ ㅠㅠㅠ 진짜 힘들면 뭐든 다 놓아버리고 싶을 때가 있을텐데 남자친구 분이 그런 상황이 아닐까요...쓰니님 곁으로 돌아오시면 남자친구 분 많이 다독여주고 사랑한다고 많이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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