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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하고 와서 쓰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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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조회수 : 5570 좋아요 : 1 클리핑 : 0
얼마 전에 미용실을 간 적이 있었어요.
늘 때되면 가던 곳이라 그날도 똑같이 머리를 했고, 점심시간까지 끼고 머리를 하는 바람에 제일 늦게왔던 저는 시간이 좀 늦어졌죠.
먼저 왔던 손님들은 하나둘씩 떠나고 어느새 손님은 저 하나밖에 없더라고요.

일은 여기서부터 시작됐어요. 샴푸를 받기 위해 제가 세면대에 머리를 댄 채 누워있는 사이, 전부 여성분이셨던 직원분들(제 머리를 해주신 분 포함)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 거예요.

예전도 그렇고 지금도 저는 여성분들도 야한 얘기를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게 이상하거나 잘못됐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아요.
그렇지만 남자라곤 저 혼자 덩그러니 샴푸를 받기 위해 남아있는 상황에서 바로 제 옆으로 야한 얘기가 들리기 시작하니 순간 당황하게 되더군요.

구체적으로 기억나진 않지만 주로 여성분들의 가슴과 유두모양에 관한 얘기였어요. 어느 영화에 나오는 누구누구의 가슴이랑 유두가 참 예쁘더라 그런 내용도 있었고요. 그런 얘기를 의도치 않게 몰래(?), 그것도 적나라하게 듣다보니 감기기운으로 늘어져있던 정신이 번뜩 살아나더군요.

비난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도 모르게 신체가 반응을 하더라고요. 아래쪽의 그 녀석이 반쯤 일어나려는 것을 다른 생각을 하면서 가라앉히려고 얼마나 애를 썼던지.
몇분의 시간이 엄청나게 긴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혹시 제가 흥분했다는 게 티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바지쪽이 티나게 불룩해졌으면 어떡하지? 그걸 보신 건 아니겠지? 변태라고 오해받으면 어쩌나 등등 잠깐 사이에 혼자 별별망상을 다했던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더 듣고 싶다는 생각으로 흥분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이런 걸로 흥분하는 제 자신이 창피하더군요.

차마 얘기가 들리는 쪽을 쳐다볼 용기는 안나서, 눈 감고 자는 척을 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차라리 진짜 잠들었었다면 좋았을 것을.

바로 몇분 전까지 저를 샴푸하는 곳에 앉혀놓으셨는데 그 잠깐 사이에 제가 있다는 걸 잊어버리셨던 걸까요, 아니면 아시면서도 저를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셔서 그러셨던 걸까요.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머리를 마무리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나왔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기분이 묘하네요. 잠깐이지만 흥분했었다는 게 조금 민망하기도 하고요. 혹시 저와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계시려나요?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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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0-01-24 00:02:45
많이 당황스러우셨겠어요 그런 얘기일수록 어째 더 잘 들리더라.. 흠 개인적으로는 샵 스탭분들이 조심성이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요
저는 예전에 샴푸해주시던 스탭분이 목덜미까지 마사지를 해주셨거든요 승모근 위쪽까지요 막 왼쪽어깨 스윽 훑고 오른쪽어깨 스윽 훑고. 잘 참는다고 참았는데 몸이 확 튕겨져나갔어요... 앉아서 무릎을 고무망치로 때리면 튀어오르는 무조건반사처럼...... 목 아래로.. 몸이... ㅋㅋ 얼굴 위에 얹어주신 수건이 좀 흐트러지고 스탭분이 사알짝 멈칫하신 거 외엔... 많이 민망했다는 것 외엔 아무 일 없었습니다 ㅎㅎ

너무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살다보면 은근슬쩍 들리는 것들에 보이는 것들에 흥분할 때가 있잖아요 내 의도와는 상관 없이요 한 편으로는 들키(?)지 않아 다행입니다 이해해주는 사람일지 말씀대로 변태로 몰아세우는 ㅠㅠ 사람일지 모르니까요,,,
야근하시느라고 고생 많았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익명 /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라 더 당황스러웠나봐요 ㅋㅋ; 맞아요. 말씀하신대로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들이 종종 있어서 당황하게 되더라고요. 마사지 같은 경우는 상황따라 민망하게 느껴질 소지가 더 많은 것 같아요. 특히나 예민하게 느껴지는 곳에 손길이 닿는다면... 제가 그 상황이었어도 움찔했을 것 같아요. 저도 그날 들키진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잠깐이긴 했지만 분명 무덤덤하게 굴진 못했으니까요. 다시 생각해도 민망한 일이지만 그래도 별 문제 없이 지나갔으니 이렇게 얘기할 수 있었네요. 더 오래 마음에 담아두진 않으려고요. 정성스럽게 달아주신 댓글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명절 연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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