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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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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스트 나잇>
 
사람은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을 하면 쉽게 지치고 권태감을 느낀다. 사랑도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면 마찬가지로 마음도 떠나고 사랑도 식는다. 그런데도 사랑을 이기적으로 하라고 하면 몹시 당황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랑하는 것은 상대방을 교활하게 이용만 하는 나쁜 행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속성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사람은 사랑을 받기를 원하지만 반대로 사랑을 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서로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받는다 해도 그것이 자신에게 이익이 될 때 기뻐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기뻐하고 즐거워해야 사랑을 준 사람도 행복하다.
 
사랑할 때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흔히 사랑에는 목적이 없이 조건 없는 사랑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랑에 목적이 없으면 사랑을 주고받는 의미를 상실한다. 사랑을 줄 때는 상대방을 기쁘고 즐겁게 해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는 목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사랑을 받을 때도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받아서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려는 목적이 있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받게 되면 그 사람은 몹시 당황하거나 아니면 자신의 가치가 무시된 것 같아서 불쾌해진다.
 
그러므로 사랑도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하고 나 역시 내가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랑을 원하면서도 자신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사랑받고 나서야 뒤늦게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실망한다. 사랑을 주는 사람 역시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면서 자신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주었는데 상대방이 시큰둥하면 자신의 사랑을 몰라주는 것에 대해 분노하게 된다.
 
칠십이 넘는 노부부가 성격 차이로 황혼이혼을 결정했다. 그날 저녁 이혼처리를 부탁받은 변호사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주문한 음식은 통닭이었다. 음식이 식탁에 오르자 남편은 자기가 좋아하는 날개를 찢어서 아내에게 말없이 건네주었다.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동석한 변호사는 어쩌면 이 부부가 다시 화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순간 아내는 얼굴을 찡그리며 남편에게 화를 냈다.
 
“지난 40년간 당신은 늘 그래 왔어요. 항상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한단 말이야. 나는 닭 다리를 좋아하는데 당신은 한 번도 내게 닭 다리를 준 적이 없어. 정말 이기적인 인간이야.”
 
아내의 말을 들은 남편은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 “날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위라서 40년 동안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언제나 당신에게 먼저 건넨 것인데, 그게 그렇게 서운했단 말이야?” 화가 난 노부부는 서로 씩씩대다가 각자의 집으로 가버렸다.
 
집에 도착한 남편은 조금 전 아내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정말 나는 한 번도 아내에게 어느 부위를 좋아하는지 물어본 적이 없었구나.”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부위를 주면 좋아하겠거니 생각했던 것이 아내를 섭섭하게 한 것 같았다. 남편은 아무래도 아내에게 사과해야 할 것만 같았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내는 핸드폰에 찍힌 남편의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직 화가 덜 풀렸기 때문이다. 전화벨은 계속해서 울렸고 아내는 배터리를 빼버렸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잠이 깬 아내는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지난 40년간 남편이 닭 날개부위를 좋아하는 것을 몰랐었네. 자기가 좋아하는 부위를 뚝 잘라 나에게 건네주었는데도 그 마음을 몰라준 내가 얼마나 서운했을까.” 더 늦기 전에 사과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남편에게 전화했지만 남편은 받지 않았다. “내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남편이 화가 났나?” 이때 낯선 전화가 걸려 왔다. “남편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아내는 한달음에 남편 집으로 달려갔다. 손에 핸드폰을 꼭 잡고 죽어있는 남편의 몸은 싸늘했다. 남편의 핸드폰에는 아내에게 보내려고 찍어 둔 문자 메시지가 있었다. “여보, 미안해, 사랑해, 용서해 줘.”
 
이처럼 자기식으로 사랑을 하는 사람을 이기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기적이라고 할 만큼 자기가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말할 줄 아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말하지 않고 속으로 끙끙 앓으면서 속상해하면 자신만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도 자신을 속마음을 모르니 손해를 보게 된다. 물론 세상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양보했는데도 좋아하지 않는 이유를 알려 하지 않을 정도로 눈치 없는 사람은 흔치 않다. 또 상대방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주지 않는데도 바보처럼 지켜만 보는 꽉 막힌 사람도 흔치 않다. 죽을 때까지 자기 고집만 내세우느라 서로를 모르고 평생을 함께 산다면 함께 살았다 해도 남남처럼 산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우리는 나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남도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나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다. 어떻게 보면 가장 이기적인 것은 가장 이타적인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충분한 사람이 있다고 믿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믿지 못하는 사람은 사랑을 받지 못해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어도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참고 견딘다. 또 남이 호의를 베풀면 몹시 당황한다. 그리고 호의를 베푼 사람이 혹시 자신을 이용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을 한다.
 
우리가 이기적이라고 말을 하는 경우는 상대방의 사랑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알아서 자신에게 잘 해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자신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 책임으로 모두 떠넘긴다. 하지만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는데도 그것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노부부처럼 자신이 닭 다리를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하면 될 것을 말하지 않고 스스로 알아주지 않는다고 “나는 닭 다리를 좋아하는데 당신은 한 번도 내게 닭 다리를 준 적이 없어. 정말 이기적인 인간이야.”라고 말한다면 과연 누가 이기적인 것일까? 만약 “당신은 닭 다리를 좋아하지? 나는 닭 날개를 좋아하는데.”라고 서로에 대해 알았다면 남편은 닭 날개를 먹고 아내는 닭 다리를 정답게 나누어 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기 욕심만 채우겠다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 그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원망과 증오를 받으면서 평생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런 지옥과도 같은 부부관계를 유지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정신병자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 오히려 인정받지 못하면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져서 절망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사랑을 주려고 한다. 그것이 사랑이 가진 속성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는데도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자기 능력 밖이라고 생각하고 포기한다.
 
사랑을 주는 사람은 끊임없이 주지만 그것을 받는 사람은 그것을 선별해서 받아들이게 된다. 지금 배우자와의 사랑이 삐걱거린다면 나 자신이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분명하게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지도 알려주어야 한다.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은 배우자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 두 사람이 사랑보다는 미움을 키우고 있다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생각하라. 그리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라. 하루아침에 전부를 얻지 못한다 해도 결국 충분한 사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더
부부관계연구소 이사장 / 펜트하우스 고문
탄트라 명상연구회 <仙한 사람> 회장
저서 <이혼했으면 성공하라>, <우리 색다르게 해볼까>,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http://blog.naver.com/ar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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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ung 2015-12-25 14:40:34
이래서 사랑은 어려운거 같아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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