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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아직도 섹스에 집착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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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데이앤나이트>

사람들은 성문제를 똑바로 보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겪고 있는 성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믿기 때문에 피하고 싶은 것이다. 자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우스갯소리로 사람들의 반응을 살핀다. 남들도 자기처럼 그렇게 살고 있다면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지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10년 넘은 부부가 성관계를 가지면 ‘근친상간’이라고 한다. 부부는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 끼리 섹스를 하면 ‘근친상간’이라는 것이다. 또 부부는 가구라고도 말한다. 붙박이 가구처럼 ‘늘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 없으면 허전하지만 성관계를 가질 관계는 아니라는 말이다. 
 
이런 식의 우스갯소리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섹스리스까지는 아니라 해도 정말 어쩔 수 없이 의무방어전을 하고 있는 자신이 불쌍한 것이다. 아무도 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에 함께 웃고 만다. 같이 웃어주고 맞장구쳐줄 수 있는 자신과 닮은 사람이 있기에 외롭지 않다. 그래서 아내보다 친구가 좋은 것이다. 
 
오히려 부부 금슬이 좋은 사람에게는 결혼기간을 묻는다. 그러면서 10년만 살아보라고 말한다. 10년만 되면 너희도 별 수 없다는 것이다. 10년쯤 지나면 알 것 다 알고 볼 것 다 봤으니 그때는 질리게 될 것이란 말이다. 이런 말들이 농담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슬픈 현실이다. 
 
사람들은 섹스를 생각하면 매우 화가 난다. 사랑은 정성을 들이면 어느 정도 효과가 나온다. 그리고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섹스는 많은 노력을 하고 배려를 했음에도 돌아오는 것은 원망과 핀잔뿐이다. 정말 다른 것은 몰라도 섹스만큼은 만족스럽게 해주고 싶었다.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바로 섹스라고 생각하니 화가 나는 것이다. 섹스도 타고나야 잘 할 수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솔직히 맨 정신으로 집에 들어가기가 두렵다. 집에 들어서는 순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아내에게 다정하게 다가가고 싶어도 그것이 섹스로 연결될까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근엄한 표정으로 경계를 하면서 점잖은 체 행동한다. 그러니 집이 불편한 것이다. 일을 핑계로 늦게 들어가고 피곤하다고 일찍 잠자리에 들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그런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마음 편하게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떠드는 것이 오히려 안심이 된다. 그들과 함께 있으면 자신의 섹스리스를 합리화할 수 있다. 그래서 술을 퍼마시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간혹 술자리에서 결혼 10년 넘게 왕성한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떠드는 놈이 있으면 은근히 화가 난다. 그래서 ‘너는 아직도 섹스에 집착하니?’하며 음탕한 인간 취급을 한다. “혹시 다른 애인이 있는 것은 아니냐? 애인이 없고서야 어떻게 그렇게 섹스를 할 수 있느냐?”고 말이다. 
 
한편으로는 부러워서 비법을 전수받고 싶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미 자신이 다 해본 것이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실망하면 또다시 술을 마신다. 정말 잘해주고 싶은데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자신이 한스럽고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기분이 상하면 절규하듯이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다. 간혹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이렇게 살면 어떤 결과가 올지 뻔히 알고 있다. 어느 날 집에 가니 아내는 이미 이사를 갔단다. 그래서 이사를 간다고 이삿짐을 꾸리면 아내가 좋아하는 강아지를 안고 이삿짐 차에 미리 올라가 있어야 한다. 강아지가 없으면 장롱속이라도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랬더니 장롱만 버리고 갔다는 것이다. 비오는 날 젖은 낙엽이 신발에 딱 달라붙는 것처럼 아무리 떼어내려 해도 떨어지지 않게 아내의 치마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시간이 다가온다는 것을 남편은 너무 잘 알고 있다. 
 
바로 자신의 문제를 직면하기보다는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며 끊임없이 문제를 부정하려고 한다. 어차피 정신적인 흥분은 사라지게 되어 있다. 정신적 흥분이 살아 있을 때만 생각하고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는데…’라고 푸념만 늘어놓으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정작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아내가 두렵고 무서워지는 것이다. 
 
스펜서 존슨이 쓴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에 보면, 어느 날 치즈가 사라지자 쥐들은 당황하기 시작한다. 처음에 쥐들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누군가는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선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변화를 예상하라. 치즈가 오래 된 것인지 자주 냄새를 맡아보라.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라. 사라져 버린 치즈에 대한 미련을 빨리 버릴수록 새 치즈를 보다 빨리 발견할 수 있다. 자신도 변해야 한다. 치즈와 함께 움직여라. 변화를 즐기라. 모험에서 흘러나오는 향기와 새 치즈의 맛을 즐기라.’라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부부간에 문제도 이와 같다고 생각하고 차라리 새로운 섹스 파트너를 구하라고 말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하지만 변화는 항상 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서히 비어져가는 창고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쥐들은 치즈를 만들 수 없지만 인간은 치즈를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서만 새로운 치즈를 맛보겠다고 새로운 치즈를 찾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함께 치즈를 만들어서 비어가는 창고를 채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물론 그것이 꼭 치즈일 이유는 없다. 두 사람이 의논해서 서로 좋아하는 것으로 채우면 된다. 
 
‘누가 내 치즈를 훔쳐갔을까?’ 하면서 여러 동지들을 모아서 술을 마시고 ‘너도 배고프지? 나도 배고프다’고 하면서 처절하게 허탈한 웃음을 짓고 있다면 조금은 위안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아무도 배고픈 배를 채워주지는 않는다.
아더
부부관계연구소 이사장 / 펜트하우스 고문
탄트라 명상연구회 <仙한 사람> 회장
저서 <이혼했으면 성공하라>, <우리 색다르게 해볼까>,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http://blog.naver.com/ar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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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4 2014-12-01 07:08:42
결혼15년차 "흐르는 물은 썩지않는법" 작은 변화와 변신이 기적을 만듭니다 몸소 체감하며 순간순간 감사하며 잘살고있는 사람입니다
형핫함 2014-12-01 05:50:14
공감이많이되네요  새로운시도 한번해봐야겠네요ㅋ
커플클럽예시카 2014-12-01 00:21:39
제가 보고 경험한 적지 않은 주변 지인들의 경우..채 1년을 못 넘기는 경우가 허다 하더라구요..10년이 뭐에요~겨우..고작..1~2년..길게 간다 싶음..3년~요즘은 연애의 유통기한도 무지 앞 당겨 졋잖아요~아직 결혼 전인 저의 경우..그 같은 사태가 나에게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은 없으니..여러모로 심사숙고 해 질때도 잇고..믿어의심치 않은 얘기들이 사실 일까하지만..정말 그들의 진언은 그렇다 입니다.정말..1년도 채 못되어..섹스리스가 오고..권태가 오고..의무방어전에 도입한다면..누가 달달한 연애를 꿈꾸며 누가 결혼에 대한 로망에 행복해 하겟어요..하지만..1년도 아닌..10년 후..20 년 넘게 권태 없이 잘 사는 부부님들도 많이 봐 온 터라..저는 아직 연애와 결혼에 대한 로망을 버리지 않겟습니다~^^ 그리고 노력은 서로 해야죠~자기랑~나랑~신랑이랑~와잎님이랑~^^ 롤플도 종종하고..안 해보고 모르는 에셈도 가끔 시도해 보고..네토라레 성향 같은 질투 유발도 여우처럼 잘 하고~그러다 그러다 클럽 예시카 같은 공간도 데이트 장소로 잘 이용하시구요~^^ 가게 홍보 같지만 저게 현실이라면 저는 적극 부인 하고 싶어요~^^ 아냥아냥~그르치앙아~ㅋ
헬스보이 2014-11-30 14:04:46
10년..이 지나면 다들 그렇게 된다는 거죠?
레헬을 권해드립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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