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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를 준비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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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패션, 위험한 열정]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브리다’에 보면 모든 사람들의 소망 가운데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온전한 사랑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섹스를 예로 든다. 상대를 내 몸에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은 곧 상대를 향한 내 모든 감각을 열어 그를 맞이할 때 완성되는 것이라고. 
 
그렇다고 누구나 쉽게 자신의 모든 감각을 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감각이란 꾸준한 훈련을 통해 개발될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섹스는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섹스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면 몹시 당황한다. 지금까지 섹스를 준비한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자신을 마치 ‘섹스만 생각하는 음탕한 사람이 되라’고 하는 것 같아 불쾌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은 성적 동물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성적활동을 통해 스스로 감각을 깨우고 있다. 그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런 활동을 통해서 사람은 성장한다. 어려서부터 성적인 꿈을 꾸고 성적인 상상을 한다. 그것은 사람의 몸이 필요로 하는 호르몬을 만들어내서 성장에 도움을 준다. 사람은 유년시절부터 성적 호기심을 보이고 성적 탐험을 한다. 이런 성적활동은 인간의 신체 및 정신발달 과정상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성적활동을 통해 조금씩 자신을 알아가고 성장한다. 자기 몸에 대해 성적탐험을 시작하면서 자위행위를 경험하기도 한다. 자위행위를 통해서 감각을 깨우고 성적 즐거움을 알게 된다. 이런 과정이 있기에 사람들은 성숙한 성적활동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성적활동은 성장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고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섹스를 준비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모들은 아이들의 성적행동을 위험시 한다. 아이가 자신의 성기를 만지거나 보는 것에 대해 극히 경계한다. 그래서 자신의 성기를 만지거나 보는 것을 발견하면 몹시 당황하며 ‘안 돼!’, ‘하지 마!’라고 말한다. 설령 말하지 않아도 눈치를 주어서 성적행동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런 잘못된 교육을 받으면 사람은 자신의 성적 감각을 개발하는 것을 멈추게 된다. 더 이상 섹스를 준비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도 성적 상상을 하거나 성적인 꿈을 꾸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몸을 만지면서 성적 감각을 깨우고 몽정을 하고 아침 발기를 하면서 성적훈련을 한다. 여자의 경우도 성적인 꿈을 꾸고 가슴을 만지면서 성적 자극을 느껴보기도 한다. 그런데 간혹 순진하게 자신의 성적 활동을 멈추는 사람이 있다. 조금만 성적 상상을 해도 자신이 음탕하기 때문이라고 죄책감을 느끼고 성적인 꿈조차도 거부하는 것이다. 
 
섹스라고 하면 사람들은 그 폭을 좁혀서 생각한다. 단지 발기된 페니스가 질 속에 삽입하는 것만으로 한정해서 생각하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삽입 섹스의 경험이 없으면 섹스를 준비한 적이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도 모르게 섹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성적 행동에 대해 지나치리만치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자위행위도 음탕하고 변태적인 사람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섹스를 준비한다는 것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숙명이기도 하다. 성적 감각이 개발되지 않은 사람은 애무를 받으면 당황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했는데도 아무 느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키스를 하고 머릿속에서 종소리가 들리면 운명적인 사랑을 만난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다 보니 우연과 운명에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맡기는 것이다. 냉정하게 그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하고 검토해서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충동적으로 성적 자극이 느껴지면 그 사람을 운명이라고 섣불리 사랑을 결정한다. 
 
젊은 사람들은 행복한 결혼을 꿈꾸면서 이것저것 혼수품을 준비한다. 하지만 성생활에 필요한 책 한권도 준비하지 않는다. 그런 부부의 성생활이 행복할 수 있을까? 신혼 때는 스스로 흥분할 수 있는 시기가 있기 때문에 꼭 오르가슴이 아니라 해도 하나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고 나면 그것이 허상임을 깨닫게 된다. 그때 뒤늦게 자신의 모든 감각을 열어서 사랑하는 사람을 내 몸에 온전히 받아들이려고 해도 그것이 잘 되지 않는다. 
 
성경에 보면 신랑을 기다리는 열 명의 신부 이야기가 나온다. 유대인들은 밤에 결혼을 하는 풍습이 있다. 열 처녀는 모두 졸고 있다가 신랑이 온다는 소리에 뛰어나가 신랑을 맞이하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다섯 처녀는 등에 기름이 들어 있었지만 다섯 처녀의 등에는 기름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등불에 기름이 충분한 지혜로운 처녀는 신랑을 맞이했지만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미련한 처녀는 결국 신랑을 맞이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온전한 사랑을 꿈꾸면서 상대를 향한 내 모든 감각을 열 수 없다면 그 결혼이 행복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남자가 알아서 자신의 감각을 깨워주어야 한다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등에 기름을 준비하지 않고 신랑이 가져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것과 같다. 오랜 시간동안 자신이 준비했어야 할 일을 남자에게 떠넘긴다면 두 사람은 온전한 사랑을 할 수 없게 된다. 
 
결국 미련한 여자는 이렇게 변명할 수밖에 없다. ‘나는 음탕하지 않기 때문에 섹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경건하게 밤을 지냈다’고 말이다. 섹스를 준비한다는 것은 결국 사랑받을 준비를 하는 것과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온전한 사랑을 하려면 자신의 감각을 모두 깨어서 상대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더
부부관계연구소 이사장 / 펜트하우스 고문
탄트라 명상연구회 <仙한 사람> 회장
저서 <이혼했으면 성공하라>, <우리 색다르게 해볼까>,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http://blog.naver.com/ar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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