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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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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드카펫>
 
한 설문조사에서 부부간에 성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52.6%이고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38%라고 대답했다. 다시 말해서 90% 이상이 결혼생활에서 섹스가 중요하다고 대답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만족을 느끼고 사는가?’ 하는 질문에는 50% 미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성적 관심이 높으면서도 성적 만족도가 낮게 나온 이유는 성 지식을 알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섹스를 본능에 맡겨놓고 만족을 바라고, 만족하지 못하면 상대방 탓을 하면서 지금까지 온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해결할 수 없어서 병원에 가면 쉽게 해결되는 줄 알고 있다.
 
실제로 그런 이유로 이혼한 여자를 상담한 적이 있다. 그녀는 남편과 오랜 기간 연애를 했다. 결혼 전에는 섹스하지 않았고 신혼여행을 가서 처음으로 섹스했다. 황홀한 첫날 밤을 꿈꾸었던 그녀에게 남편이 조루라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남편은 자신이 경험이 적어서 너무 빨리 사정한 것 같다고 해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남편은 전혀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짜증이 난 그녀는 남편에게 병원에 가보라고 말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자신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만 할 뿐 병원을 가려고 하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남편은 섹스를 피하고 자신이 억지로 우겨서 섹스하려고 해도 발기가 되지 않아서 포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녔다. “어떻게 남자가 여자를 보고도 발기가 되지 않을 수 있지요? 이 남자, 정말 남자 맞나요? 혹시 제가 병원을 가라고 해서 일부러 섹스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라고 몹시 격앙된 말투로 말한다.
 
그러면서 “성적인 문제가 있으면 결혼 전에 해결했어야지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요?”라고 묻는다. 계속 병원에 가보라고 했지만 남편은 병원에 가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친정 식구들과 의논해서 반강제적으로 병원에 데려가서 수술을 받게 했다. 이왕 수술하는 김에 발기부전 수술도 함께 받게 하려고 했지만 남편이 완강하게 거부해서 결국 조루 수술만 받았다고 한다.
 
수술 후 몇 차례 성관계를 했지만 그녀는 오르가슴을 느낄 수가 없었다. 남편이 지독한 조루라서 병원도 어쩔 수 없었나 보라고 하면서 정말 결혼 전에 자보고 결혼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한다. 자신이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전적으로 남편의 조루 때문이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결혼 전에 자보면 남자에게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나요?”라고 질문을 하자 그녀는 “적어도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 아닌가요?”라고 오히려 반문한다.
 
 
뜻밖에 많은 사람이 “자보고 결혼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혼전 성 경험으로 서로 잘 맞는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결혼하고 나서 관계가 시들해지고 불만족스럽다는 경우는 흔하다. 신혼 때는 설레고 들뜬 기분에 꼭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한다 해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행복하다. 또 신혼 때는 오르가슴을 느꼈지만, 정신적인 흥분이 사라지면서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자보고 나서 결혼하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녀가 남편이 조루라는 것에 너무 빨리 실망한 것도 어떻게 보면 그녀가 정신적으로 흥분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오히려 그녀가 남편의 알몸을 보고도 스스로 흥분을 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혹시 재혼할 남자라도 생겼나요?” 그녀는 남편이 섹스하지 않아서 결국 이혼을 했다고 말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성상담을 하는 것이 의아했다. 그녀는 이혼 후 1년 만에 남편을 다시 만났다고 한다. 자신은 지금까지 사귀는 남자도 없고 옛정이 살아나서 다시 합치자고 말했단다. 그런데 남편은, 자신은 정말 성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면서 다시 합치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말했단다. 혹시 자신이 무엇인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싶어서 상담을 받으러 왔다는 것이다.
 
뜻밖에 많은 사람이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면 남자가 능력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단지 남자가 오래만 한다고 해서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성적 동물이지만 성적으로 미완성된 존재이다. 여자의 성적 감각이 깨어나지 않으면 질 속의 감각이 둔해서 자극이 멀게 느껴지기 때문에 강하게 자극해 달라고 말하거나 오르가슴에 도달할 것 같으면서도 도달하지 못해서 “조금만 더!”라고 말한다. 여자가 쾌감도 느끼지 못하는데 섹스를 오래 하게 되면 질액이 말라서 오히려 고통이 올 수도 있다. 흔히 삽입 전에 충분히 전희를 해야만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클리토리스를 애무해도 별 느낌이 없는 여자도 있다. 이럴 때 남자들은 불감증이라고 쉽게 포기를 한다.
 
그녀 역시 남편이 애무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능력이 없으니까 별짓 다 한다고 생각했단다. 아무리 클리토리스를 애무해봤자 뭔가 찌릿한 느낌은 있었지만, 기분 나빠서 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전혀 느낌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제가 불감증이란 말인가요?” 그녀는 몹시 놀라서 이렇게 묻는다. 그녀는 평소 자위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비록 그렇다 해도 꾸준히 애무를 해서 짜릿한 자극을 좋은 느낌으로 받아들이면 서서히 감각이 살아난다. 그래야 여자는 제대로 쾌감을 느낄 수가 있다. 물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클리토리스로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여자를 삽입 위주로 오르가슴을 느끼게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클리토리스는 물론이고 질 내부 감각도 깨워주어야 한다.
 
남편이 조루인 이유도 사정을 조절하는 훈련이 되지 않은 것뿐이다. 어느 남자나 처음 섹스를 할 때는 긴장감과 불안감 때문에 빨리 사정을 한다.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해 익숙해지면 조금씩 사정을 참으려고 한다. 하지만 억지로 사정을 참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사정을 조절하는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사정을 조절하는 훈련을 하면 사정 직전의 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힘들이지 않고 섹스를 즐길 수 있다. 문제는 남자들이 성 지식이 없다 보니 이런 훈련법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성지식이 필요한 것이다. 만약 여자라도 성 지식이 있다면 남자가 사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킬 수도 있다.
 
물론 클리토리스가 개발된 여자는 클리토리스 자극만으로도 쉽게 오르가슴에 도달한다. 그런데 클리토리스를 애무했는데도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한다고 무조건 불감증이니까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그리고 병원에 가면 불감증을 치료할 수 있을까? 남편이 병원에서 배부신경을 절단해서 감각을 둔하게 만들었다 해도 그것이 조루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불감증이라고 호르몬 요법이나 음핵 포피를 벗기는 수술을 한다 해도 그것이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부부가 사랑으로 서로의 몸을 애무하면서 감각을 깨워주면 남편은 조루를 극복할 수 있고 아내는 불감증을 극복할 수 있다. 서로의 몸을 애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발기도 잘 되고 섹스도 자주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성 지식이 없다보니 부부가 사랑할 생각은 하지 않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마치 병원에 가면 다 해결이 될 듯이 다투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부모들은 결혼한 자녀가 성문제로 고민하면 “섹스가 결혼생활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하면서 참고 살라고 말한다. 자신들도 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딸의 말만 믿고 친정식구들이 강제로 남편을 병원으로 데려갔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의 부모는 성적으로 만족하고 사는지 물었다. 그녀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신혼 때는 눈만 맞아도 섹스를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하던데요.”
 
과연 눈이 마주쳤을 때마다 섹스를 하는 것이 정상일까? 자신은 느끼지도 못하는데 남편이 섹스를 너무 자주 요구해서 괴롭다고 말하는 여자도 있다. 그보다는 부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서로 만들어가는 것이 정상이 아닐까? 그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결국 성 지식은 서로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군요. 그런데 왜 그런 교육을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았지요? 너무 억울해요.”라고 말한다.
아더
부부관계연구소 이사장 / 펜트하우스 고문
탄트라 명상연구회 <仙한 사람> 회장
저서 <이혼했으면 성공하라>, <우리 색다르게 해볼까>,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http://blog.naver.com/ar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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