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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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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만나면 오늘의 데이트 경로를 정해야 하니 카페엘 갔다. 그녀는 딸기 스무디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빨대를 물고 커피와 함께 그녀의 의견을 쪽쪽 빨아들이면 꽤나 쓴 그녀의 제안들이 내 목구멍으로 흘러들어 왔다. 그러나 그녀의 여흥을 돋우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은 응해야 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위해서 말이다. 

그 아이를 만난 지 2주가 지나자 만나면 섹스를 했다. 어디서든 했다. 내가 원한다면 그녀는 기꺼이 자신의 팬티를 내려주었다. 그러다 보니 나의 뇌는 조끔씩 더 센 자극을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평범함을 덧댄 여자들이 그렇듯 그녀도 평범한 곳에서 하는 지극히 평범한 섹스를 원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그녀’를 바꿀 수 없으니 ‘장소’를 바꾸자는 것이었다. 

하루는 그녀와 학교에서 늦게까지 과제를 하는데, 적당히 자리 잡힌 그녀의 허벅지 때문인지 나의 허벅지 사이가 불끈거렸다. 나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음험한 생각들로 가득 찬 머릿속을 소화시킬 겸 캠퍼스를 거닐자고 했다. 그녀도 오랜 과제로 인해 답답했는지 알겠다고 했다. 그녀는 걸으면서 밤하늘에 촘촘히 박힌 별들을 세는 듯했다. 천진난만한 저 얼굴이 싫진 않지만, 흥분으로 얼룩진 그녀의 얼굴을 나는 더 좋아했다.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별이 참 많다. 너의 엉둥이 살도 참 많고.”라고 하며 그녀의 하체에 손을 뻗었다. 내 손안에 차오르는 그녀의 하체가 더할 나위 없이 보드라웠다. 이 안쪽을 공략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쉽사리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다음 단계를 생각하며 말을 하며 손을 뻗었다. 처음엔 완강하던 그녀도 계속되는 나의 손길과 주변 공기의 무거움 때문인지 자신의 이성을 한 꺼풀 벗어 던지고 있었다. 결국, 나는 인문대 건물 우거진 밤나무 아래에서 팬티만 내린 채 한 손으로는 나를 밀쳐내고, 다른 한 손으론 내 팔을 부여잡는 그녀의 뒷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 날 이후 나와 그녀는 주로 침대가 없는 곳에서 섹스를 했다. 공중 화장실에서 그녀의 오럴을 받으며 욕구를 쏟아 내거나 건물 지하 계단에서 왼쪽 다리를 들쳐 메고 삽입을 했다. 내가 원한다면 그녀는 어디든 허락했다. 그럴수록 나는 시간과 장소, 부위를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는 우리의 만남을 허무하게 느꼈고 결국엔 일방적으로 이별을 고했다. 온전히 섹스에만 의존한 채 관계를 이끌어 가는 만남이란 그녀에게 크나큰 고통이었을 것이다. 나는 온전히 욕망에만 충실했던 것이다. 섹스는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닌데, 빈번히 나는 요구만 해왔던 것이다. 

어느 날인가 밤나무 아래 우거진 그림자 사이를 걷고 있는데 문득 그녀의 온기가 떠올랐다. 그러나 그 사람이 떠나고 난 뒤 말려 올라간 온기들은 그저 처연할 뿐이란 것을 나는 그전의 이별을 통해 알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발끝으로 밟아야 했던 상처들을 떠올렸다. 왜 나는 그때 그녀를 배려하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섹스란 ‘내가 원한다면’, ‘네가 원한다면’ 하는 것이 아닌 ‘서로가 원한다면’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건데. 에휴, 후회해서 뭐하나. 나는 오늘도 분별없이 떠돌다 모인 욕망들과 쓸쓸함에 목멘 저녁의 생각들을 추억의 문틈으로 구겨 넣기 바쁘다.
 
 

 
오르하르콘돔
내일의 행복보단 오늘의 만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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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사랑미야 2016-12-30 08:39:16
섹스가 허무해졌을까요...?
보고있나내다리사이를 2014-10-03 09:52:17
서로가 원해야..정말 맞는 말인듯
n수컷예찬 2014-10-03 06:21:34
네 ㅋㅋ 있을때 잘해야죠 ㅋㅋ
하얀나비 2014-10-02 16:25:42
있을때 잘해야한답니딘 ㅠㅠ 떠나간 버스는 잡을수없어요 ㅠㅠ
오래가는건전지 2014-10-02 05:59:31
하 짠하네요 힝ㅠ
coldhg2 2014-10-02 02:46:02
뭔가 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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