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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샘물, 스스로 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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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풀엑스]
 
인간, 일상 속에서 쇼윈도 마네킹처럼 산다. 의도적 미소, 합의된 역할극. 상대의 몸이 그녀의 몸을 뚫고 들어와 휘젓고 다니는 동안, 그동안 마저 순응해야 한다고 아무도 강제하지 않았는데, 여자는 때론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그녀 안의 자궁이 말했다.
 
"너의 쾌락의 샘물을 네가 퍼 올려서 마시렴. 그래야 그게 너의 샘물이지."
 
그녀가 퍼 올리는 것이 허락된 건지조차 주저하던 그녀의 다리와 허리를 이제는 스스로 움직여 그녀가 퍼 올린다. 그의 것이 그녀의 스위치를 찾도록 버튼은 그녀가 누른다. 허리를 비튼다.
 
기쁨으로 춤을 추는 것조차, 극도의 슬픔에서 우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이 사회에서 그녀는 지금만은 발악하고 울부짖고 괄약근을 열어 질질 싸 댈 것이다. 뭐 대단한 수줍은 절정연기 뒤에 다소곳한 배출마저 싫다. 싸 갈길 것이다. 질이 액체를 터트리고 요도가 열린다. 실은 질과 요도가 움츠리고 닫혀있던 상태를 해방한다.
 
중요한가? 이게 질에서 나온 건지, 요도에서 나온 건지, 절정에 몸부림쳐 나온 건지, 몸부림치기 전 개처럼 짐승처럼 질질 싸는 건지 중요한가? 질질 싸는 그 순간까지 분석하는 세상. 꿈틀거리는 자궁근육 그 움직임까지 등수를 매기는 세상. 좁은가, 넓은가, 탄력 있나 없나, 몇살스러운 몇 살인가...
 
상대가 미친 듯 러쉬해서 그녀에게로와 무언가를 터트렸지만 그러기 전 해방된 그녀의 구멍들이 먼저 터트려졌다. 구멍이 쾌락 배출을 위해 제 근육을 이완할 자유가 주어지는 순간, 구멍은 허공이 아니라 쾌락을 품은, 고체보다 더 큰 밀도를 가진 블랙홀처럼 무언가를 빨아들여 자기의 힘을 키운다. 그 커진 힘 안에서 그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지구를 떠나 우주로 날아가듯이 자유롭다.
 
내 맘이다. 이게 우주의 끝이든 아니든. 이게 절정의 끝이든 아니든. 이게 미치도록 죽겠던지 아니면 덜 미치도록 죽겠던지까지... 내 맘이다. 내 자궁, 내 질, 내 클리토리스, 내 요도, 내 항문이다.
 
개처럼 그저 숨을 몰아쉰다. 이제 끝났나 보다.
 
 
글쓴이ㅣ프리-즘
원문보기▶ https://goo.gl/VAwO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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