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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사랑, 어떻게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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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이타닉]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는 것일까? 영화처럼 첫 눈에 반해서? 누군가와 사고처럼 부딪치는 순간 예견되지 않게, 그러나 오래 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다는 듯이 그렇게 찾아오는 것일까? 알 수 없다. 지난 내 사랑을 떠 올려 보아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왜 나는 그들을 사랑했는지, 왜 너를 사랑했어야만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다가 사랑하게 되었는지를 기억 할 수 없다. 그건 어쩌면 그만큼 사랑은 찰나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큐피트가 화살을 날려서 내 심장을 관통하는 순간. 사랑은 짠하고 이루어지듯이 말이다. 

그러나 사랑의 시작이 모호하다고 해서 사랑 했었던 기억마저 희미한 것은 아니다. 나는 그들을 만나는 기간 동안 어떻게 사랑을 했는지는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햇살에 비치는 머리카락 색깔, 가끔씩 눈을 깜빡일 때면 슬로우 모션처럼 느릿하게 올라가곤 했던 짙은 속눈썹, 그리고 어딘가에 골몰해서는 나의 존재는 잊어버린 것처럼 순간적으로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때, 그때 나는 분명히 그들을 사랑했었다. 아니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했었다. 조금의 의심도 없이, 사랑을 하는 동안에는 단 한 번도 그것에 관한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사랑의 시작은 여전히 모호하다, 왜 너를 사랑하는가 하고 나는 설명할 수 없다. 어떻게 사랑하는가는 아주 찬찬히 생각하면 많은 것들이 떠오르겠지만 그리고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무엇을 사랑하는지도 설명할 수 있지만 그 시작은 나도 알 수 없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유독 너를 사랑하게 된 순간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감을 잡을 수조차 없는 것이다. 어쩌면 너는 내게 너무 특별해서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들에게는 네가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들은 하루에 스치고 지나가는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너 역시 한 사람일 뿐 일수도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적어도 사랑하는 내 눈으로 보는 너는 매우 특별한 사람이다. 이 세상에 둘도 없는 하나밖에 없는 내 연인아 라는 노래 가사처럼 둘일 수 없는, 절대 둘이어서는 안 되는 유일한 존재인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의 왜 너를 사랑하는가를 선택하면서 약간의 고민이 있었다. 글을 읽는데 몹시 오랜 시간이 걸리는 나에게 알랭 드 보통의 책은 말장난처럼 보통 책들보다 훨씬 더디게 읽혔었다. 책 읽는 것이 느린 만큼 나는 빨리 읽히는 책들을 선호하는 편이고, 또 대개의 연애서 들은 그런 내 바람에 충실한 편이다. 그러나 알랭 드 보통의 왜 너를 사랑하는가는 이런 나에게 커다란 장애물과도 같았다. 인터넷에서 서평들을 찾아보니 이렇게 느끼는 사람은 나 하나만은 아니었는지 술술 읽혔다든가 너무도 책장이 빨리 넘어갔다는 얘기는 없었다. 다들 조금씩 음미하듯 천천히 그렇게 읽히는 평이 많았다. 

책을 읽는 동안에도 힘들었지만 사실 책을 읽고 난 다음인 지금 이 순간이 나는 더욱 어렵다고 느껴진다. 이 책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 있다고 얘기해야 하는가. 이 과제들 앞에서 고민에 휩싸인 나는 그만 포기해버리고 싶어진다. 이 사람의 책은 그냥 읽어봐야 해, 말이 필요 없어 같은 말을 할 밖에...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책 얘기를 빼고 가보려고 한다.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가 아닌 래핑스톤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말하기로. 

어쩌면 그리 특별한 순간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너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특별하다고 네 귀에 속삭여 줄 수는 있지만, 적어도 처음 너를 사랑하게 된 계기가 특별했다고 나는 장담할 수 없다. 그것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내가 미처 준비도 하기 전에 갑자기 찾아 왔을 수도 있고, 어쩌면 내 의식 저편에서 끊임없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구름처럼 피어 올랐을 때 너를 사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다. 지금은 너를 사랑한다고, 왜 사랑하는지 몰라도 사랑한다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데 이유가 있냐고 말 하는 사람들도 있는 줄로 알고 있다. 그러나 사람이 사랑을 하게 되면 반드시 이유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무 이유 없이 사랑할 수 있다면 그건 누구나 다 사랑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마침 그냥 심심하던 차에, 속은 아무나 걸려도 좋아 라는 심정이 아닌 다음에야 그 누구도 다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이상한 얘기이다. 설사 그 이유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나는 누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선배가 그런 말을 했었다. 그녀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녀의 손등에 통통하게 올라있는 살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과연 손이 오동통하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일까 했지만, 생각해보니 사랑의 이유에는 대단함이나 특별함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들에게는 멀대 마냥 키만 크다고 생각되는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키다리 아저씨처럼 근사해 보일 수 있는 것이고, 남들에게는 다소 까탈스럽게 느껴지는 성격이 누군가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그런 이유로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서 남도 그런 이유로 사랑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그 누구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아직도 내가 사랑했던 이들을 기억하고 추억한다. 내 인생에서 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반짝이는 순간이야’ 라고 말 할 수 있을 만큼 그것들은 각기, 그리고 매번 반짝였었다. 하긴 그 반짝임이 없다면 사랑이 조금은 느슨한 끈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사랑하게 되었는지는 말 할 수 없다 하더라도 얼만큼 사랑하는지는 얼마든지 말 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어쩌면. 왜 너를 사랑하는가를 얘기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만 알고 있는 비밀. 나만이 간직하고 있는 보석처럼 여겨도 좋을 것이다. 그것은 입 밖으로 내는 순간 그 빛을 잃어버리고 빠른 속도로 퇴색하거나, 아니면 상대방의 인위적이고도 물리적인 개입으로 인해 순수성을 상실해버릴지도 모른다. 혹시 왜 그를 사랑하는지, 왜 그녀를 사랑하는지 알고 있다 하더라도 다들 가슴 한곳에 조용히 뉘여 두길 바란다. 그래야 그걸 마치 왕룽의 아내가 가슴속에 품고 있던 작은 보석 알들마냥 한 번씩 꺼내보면서 어루만질 수 있을 테니까. 그녀가 그 보석으로 반지와 목걸이를 만들어 세상에 내보이지 않았다고 해서 보석이 보석이 아닌 건 아니었을 테니까.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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