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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동화] 동정을 바치다 - M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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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모양의 집이었다. 하지만 그땐 동네 가득 그런 모양의 집들 뿐이었다. 일단 대문이 있고, 좁아도 한쪽에 흙마당이 있는 그런 집. 반지하 층이 있거나 없는 구조에, 1층에 한 가구가 살고, 옥상에 얹어진 2층에 또 한 가구가 사는 식이어서, 나름대로 집들이 개성이 있었다. 요즘의 집들처럼 썰어놓은 두부마냥 똑똑 떨어지는 모양들이 아니었기에 집집마다 키가 다르다보니, 이쪽집 2층에서 옆집 1층의 화장실이 훤히 보이는 재밌는 일도 있고 말이다. 

M이 그 집에 산다는 걸 중학생이 되고 한참이 지나도록 몰랐다. M은 초등학교 졸업을 겨우 한두달 앞두고 우리 반에 전학을 왔는데, 동글동글한 얼굴에 노란색 머리띠를 하고 서서 커다란 눈을 꿈뻑이며 인사하던 모습이 설핏 기억난다. M의 어머니는 대단히 늘씬한 미인이었고, 아버지까지 함께 왔다는 것도 그리고 어머니에 비해 훨씬 작은 키에 뚱뚱보였던 아버지의 모습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전교에서 다섯 번 째 안에 들만큼 키가 컸고 이미 거뭇한 수염과 함께 은밀한 부위에 털도 조금씩 자라던, 그러니까 이미 몸은 중학생 형들만큼 성숙했던 나의 관심사는, 오직 교복 입은 누나들의 등 뒤에 선명한 그 가로줄과 그 앞쪽에 관한 것뿐이었다. 그런 나의 눈에 어딜 보나 그저 초등학생으로 밖에 안 보이는 콩알만한 M이 들어왔을 리 없다. 옆집에 살면서도 등하교 길에 마주친 적이 한번도 없었기도 하고 말이다.

중학생이 되었고 날은 봄날이라 갈수록 따듯하고 포근해졌다. 하지만 칙칙한 교복을 입고 알아듣지도 못할 수많은 과목을 배우다 보니 갈수록 사는 게 따분했다. 쓰레기를 버리러 소각장에 가다가 중3 형들이 체육창고 뒤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고, 며칠 동안 그 장면이 머리를 떠나지 않아 시달리다, 결국 호기심이 스믈스믈 올라와 아버지 담배를 한 개피 슬쩍하고... 그러는 평범한 일상 말이다. 한마디로 나는 중1때부터 담배를 입에 대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다 학생들에게 담배를 파는 구멍가게가 어딘지도 알게 되었고, 깜깜해지면 옥상으로 슬쩍 나가 담배를 한대 피우고 그랬다. 

그날도 대충 추리닝을 걸치고 나갔다. 대개는 식구들뿐 아니라 동네 전체가 잠들어 시커먼 새벽시간을 애용했는데, 그날따라 집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해 떨어지고 막 사람들이 잘까말까 고민하는 밤 10신가에 옥상에 올라갔다. 난간에 걸치고 서서 담배에 불을 칙 붙이는데, 옆집 창문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 창문에 주황색의 따듯한 백열등 불빛이 환한걸 보니 화장실 같은데... 호기심에 고개를 빼고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사람의 기척에 흠칫 놀랐다. 여자였다.
 
 
여자의 움직임에 따라 새어나오는 불빛은 움직거리고. 난간에 몸을 숨긴 내 시선도 따라 움직였다. 무언가 덜그럭거리며 씻을 채비를 하던 여자는 드디어 얄푸리한 바지를 벗어내리고, 자그맣고 하얀 팬티도 끌어내렸다.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여자는 너를 놀릴 생각은 없으니 안심하라는 듯이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속도로 팬티를 내린 손을 들어올려 셔츠를 벗고 손을 뒤로 돌려 브래지어 끈을 툭 풀어버렸다. 심장소리가 고막을 터질 듯 울려댔다. 작은 창틀 안에 여자의 볼록한 엉덩이와 하얀 등짝, 그리고 매끄러운 목덜미가 한눈에 드러났다. 그리고 나는 알아챘다. 그건 M이었다.

M도 중학생이 되었기에 긴 퍼머머리를 싹둑 잘라 짧은 커트를 하고 있었다. 덕분에 드러난 하얀 목선에 나는 얼굴을 쳐박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 작고 콩알만한 소녀는 어디로 갔는지, M은 그 사이 키도 많이 자라 있었다. 길고 탱탱한 종아리와 허벅지, 가녀린 팔뚝, 무엇보다 매끈한 목덜미에서 미끄러져 내리듯 부드러운 등 곡선을 지나, 탄력있게 솟아오른 엉덩이가 숨을 턱턱 막히게 했다. 아니 그보다 M의 앞모습은 어떨까.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지금 저 상태에서 한번만 뒤돌아봐 준다면, 아아. 아까부터 아랫도리가 묵직하게 뜨거워지고 있었다.

툭, 저 혼자 다 타버린 담배의 재가 난간위로 떨어지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샤워를 마친 M은 매정하게도 큰 타월을 몸에 두르고는 휙 나가버렸다. 작은 창문에서 뿜어져 나오던 그 신비스러운 백열등 불빛도 꺼지고. 나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 다음날부터 매일 밤 10시 나는 어김없이 그 난간에 가서 몸을 숨기고 주황빛 불빛이 켜지기만을 기다렸다. 매일 오후 5시 40분 명탐정 바베크와 검은별의 대결을 보기 위해 신발주머니를 내던지고 티비 앞으로 달려가던 초등학교 시절보다 더 열성적으로 밤 10시의 옥상 난간을 찾았다. M 역시 고정 프로처럼 매일 밤 10시경에 나타나 아름답고 눈부신 뒷태만을 상영하곤 '내일 이 시간에'를 남긴 채 불을 끄고 퇴장했다. 나는 커다란 젖가슴을 흔들며 다리를 쩍쩍 벌리는 서양 미녀들의 비디오테이프도 마다했고, 오로지 M의 뒷모습에만 몸과 마음이 타올랐다. 보여줄 듯 보여줄 듯하다 결국 아쉬움을 남기고 가버리는, 그러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M.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그 실재에 피 끓는 정욕을 온통 빼앗겨버렸던 것이다. 
 
그러기를 벌써 여러 날. 내게 있어 여신 같은 고귀한 존재, M의 나체(실상은 뒷모습뿐이었지만)에 감히 싫증이 나려던 즈음, 나는 과감하고 무엄한 결단을 내리기 이르렀다.

그날 밤 나는 더 이상 M의 목욕 장면을 훔쳐보지 않기로 다짐하고 마지막으로 난간을 찾았다. M의 젖가슴을 보기 위해 소리를 쳐 창문을 돌아보게 하는 방법도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너무 또라이 같은 짓이고 앞으로 동네에서 마주칠지도 모르는 M과 그의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 미치자 도저히 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고귀한 여신 같은 존재 M을 그 안타까운 뒷모습 그대로 간직하는 것이 어쩌면 더 애틋하고 아름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까지 미친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으로 M을... 범하고 싶었다.
 
 
10시가 조금 넘자 M이 들어왔다. 늘 입던 그 평상복 차림으로, 늘 그랬듯이 덜그럭거리며 목욕 준비를 했다. 그리고 바지를 내리려는 순간, 나도 따라 바지를 내렸다.

나는 조금 과감하게 난간에 숨지 않고 똑바로 서서 M의 뒷모습을 향했다. M이 옷을 벗는다. 나의 손도 따라서 움직였다. 샤워기를 틀자 작은 물방울들이 하얀 M의 몸 위에 탄력있게 부딪혔다. 내 자지가 금세 딱딱해졌다. 밤바람에 내 놓은 엉덩이에는 닭살이 돋아 올랐지만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헉헉헉...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목구멍으로 꾹꾹 눌러 삼키며 점점 더 손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M의 손이 몸의 구석구석을 씻으면서 다리 사이라도 지나갈 때면 '씨발, 쌀거 같아'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 나왔다. 아직 좀더 버텨야 한다. 나의 시선은 정확하게 M의 목덜미와, 등과, 엉덩이에 꽂힌 채였다. 

온 몸에 비누 거품 칠을 하던 M의 손이 엉덩이를 지났다. 그 다음 발목을 닦기 위해 자연스럽게 M이 몸을 앞으로 숙이자 둥그런 엉덩이가 불쑥 하고 올라오고 그 순간, 나는 M의 집 벽에 대고 하얗고 미끄덩한 액체를 발사하고 말았다.

추리닝 바지 주머니에 쑤셔 넣어 두었던 휴지 뭉치를 꺼내 슥슥 닦은 뒤 난간 아래로 아무렇게나 내던졌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M의 샤워가 다 끝나는 것을 보지 않고 휙 돌아 집으로 들어가버렸다. 계절은 벌써 6월, 밤꽃 냄새가 진동하던 밤이었다.

그녀,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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