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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의 그녀 5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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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모르겠다. 모르겠는 건 내가 마신 술 때문일까. 아무튼 술 때문에 조금은 뿌옇게 흔들리는 내 시야에 그녀가 있다. 
 
내 앞에 앉아 있는 그녀의 하얀색 티셔츠로, 뽀얗게 갈라져 있는 가슴계곡이 보이자 어질어질했다. 나는 아메리카노, 그녀는 더치 커피를 시켰다. 사실 더치커피라는 말은 일본과 한국정도만 쓰고, 원래는 콜드브루 혹은 콜드 프레스커피라고 써야 하는 것은 TMI. 
 
뭘 먹은 건 그다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우리는 Jazz안이 아니었고, 그 말은 손님과 알바생의 관계에서 조금 밖으로 나왔다는 뜻이다. 당연히 대화도 손님과 알바생의 모양새가 아니었다. 어느덧 나는 그녀에게 말을 놓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오빠는 최근 연애 언제 해봤어요?”
“가만있자 그것이……지금으로부터 어언……”
 
아득한 기억을 끄집어 내는 동안 하진은 웃었다. 
 
“그래. 한 2년은 된 거 같아.”
“오호? 누구였어요?”
“직장 동료.”
“우와! 사내연애?”
“응응. 그랬지. 비밀 연애. 헤어지고 나서도 아무도 몰랐어.”
“재밌었겠다!”
“글쎄 뭐 재미라고는……”
 
사실 지나가다 탕비실에서 엉덩이 만졌던 것, CCTV없는 옥상 밑 계단에서 키스하며 서로 빨아줬던 기억을 이야기 할 수는 없으니까, 대충 둘러대듯 말했다. 
 
“그냥 뭐 사내 몰래 애정행각 정도?”

하진의 눈이 동그래졌다. 
 
“우와 스릴있다! 애정행각은 어떤 애정행각?”
“구체적으로?”
“네.”
“안돼. 야설될 거 같은데.”
 
하진의 눈이 실망감으로 물들었지만 슬쩍슬쩍 보이는 뽀얀 가슴을 보니까 거절하기 힘들다. 
 
“스킨십의 강도가 1부터 10까지라고 하면 한 8정도 까지?”
“아아 애매해!”
“뭐가?”
“차라리 1이나 10이면 명확히 알 거 같은데 8이면 가늠이 안되잖아요.”
 
하진의 말에 나는 음흉하게 웃었다. 사실 멋있게 웃으려고 했는데 하진의 뒤에 있는 창가에 내 표정이 비춰졌는데 개 음흉해 보였다. 
 
“10은 뭐라고 생각하는데?”
“네?”
 
하진이가 살짝 놀라며 나를 보더니 이내 배시시 웃었다. 
 
“알면서 물어봐요?”
“너와 나의 10에대한 기준이 다를 수도 있잖아.”
“예를 들어 오빠가 극강의 변태라던가?”
“훗.”
 
나는 웃으며 양손으로 무언가를 만지는 시늉을 했고 그녀는 기겁하며 뒤로 의자를 뺐다. 하하호호. 즐겁구나. 그녀와 이렇게 대화하게 될 줄이야. 
 
“그럼 넌?”
“뭐가요?”
“마지막 연애는 언제야?”
“으음……저는 1년 전!”
“누구랑?”
“이름 말하면 알아요?”
“알 수도 있잖아.”
“풉.”
 
하진은 잠깐 웃더니,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라 했다. 동갑의 대학생이었고, 공대 남자였단다. 
 
“왜 헤어진거야?" 
“군대가서요.”
“와. 너무한 거 아니야? 군대갔다고 차 버리다니.”
“왜 내가 찼다고 생각해요?”
“남자가 널 찼을 리가 없잖아. 그런 미친놈이 어디 있어.”
 
내 말에 하진이가 또 미소를 띄웠다. 
 
“맞는데? 내가 차였어요.”
“헐……진짜?”
“완전 어이없죠? 내가 큰 맘먹고 만나준건데 진짜.”
 
툴툴거리는 그녀가 귀엽다. 카페 창문 밖으로 점점 밤이 깊어져 가는 것이 보였다. 우리는 정말 쉴 틈없이 서로 이야기를 했다. 주로 이성관에 대한 내용이었다. 
 
“오빠는 어떤 여자가 좋아요?”
“외모?”
“아니 뭐든.”
“글쎄 약간 애교가 있으면서 귀여운데 막 글래머야. 근데 허리가 잘록해. 골반이 막 발달되가지고……”
“됐어 됐어. 딱 나네.”
“아닐 수도 있잖아. 내가 확인이 안되는데.”
“확인시켜줘요?”
 
나도 모르게 응 이라고 대답했는데 하진이 씩 웃으면서 내 어깨를 때렸다. 
 
“너는 어떤 사람이 좋은데?”
“난 이제 좀 연상 만나보고 싶어. 키는 나보다 크면 상관없고 둥글둥글한 성격에, 스킨십 좋아하는 남자.”
“내 영어 이름이 스킨십인데.”
“웃기시네.”
 
우리는 또 아무도 없는 카페에서 낄낄 거리며 웃었다. 아. 분위기가 익어갈수록 내 마음도 익는 것 같다. 
 
“전 남자친구랑은 다 잘 맞았어?”
“음……생각해보면 아닌 거 같아요. 걔는 술 좋아하고 나는 별로 안 좋아하고. 나는 공연보는 게 좋은데 걔는 아니고. 나는 장르 불문인데 걔는 늘 코메디영화만 찾고.”
“다 안 맞았네. 왜 만났어?”
“그러게요. 미쳤었나봐.”
“다른 게 잘 맞는게 있었나보지.”
“아냐 속궁합도 별로였어요.”
 
나는 아메리카노를 뿜을 뻔했지만 참아내었다. 돌려 말하면 찰떡 같이 알아듣네. 다시 생각하면 그만큼 우리가 친해진 것이겠지?
 
“왜? 토끼야?”
 
여기서의 포인트는 어색해하면 안된다는 거다. 여자가 먼저 용기내어 한 발을 내딛었는데 아잉 뻘쭘 머쓱타드 하면 기회를 후리킥 차듯 차는 거지. 그럼 난 한 발 더 나가야지. 내가 한 발 더 나가자, 그녀는 조금 편안해 진 듯 웃는다. 
 
“응. 컵라면 익을 세도 없어요.”
“근데 감히 너를 차?”
 
또 조용한 카페에 우리가 웃는 꺄르르 소리. 눈 앞에 아른거리는 그녀가 안고 싶어서 미칠 것 같다. 근데 또 티는 내면 안돼. 
 
“오빠도 설마 컵라면 못 익히는 거 아니죠?”
“야야. 우동 된다 우동. “
“왜요?”
“겁나 불어터져서.”
 
왜 여자들은 앞에 있는 남자를 치면서 웃을까? 내 어깨를 치려고 할 때 일부로 몸을 틀어서 가슴으로 그녀의 손을 받아내고는 이거 그린라이트냐고 물어보니 또 빵 터진다.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오빠 때문에. 되게 재밌는 사람이었네?”
“몰랐어?”
“몰랐죠. 얼굴만 재밌는줄 알았지.”
“나 정도면 귀엽지 않아?”
“귀엽……으……응. 그렇다고 칠게요.”
“아씨.”
 
우리는 또 그렇게 장난을 치다가, 서로 둘다 늦었음을 인지했지만 어느 누구도 먼저 아쉬움에 일어나자고 하지 못한 채 우물쭈물했다. 
 
“너 배 안고파?”
“조금요.”
“파스타 먹을래?”
“어디서요? 다 닫았을 건데.”
“우리집에서.”
 
내 말에 그녀는 날 가만히 바라보더니 말을 이었다. 
 
“라면 먹고 갈래의 서양 버전이에요?”
“내가 사실 파스타 세계 2위야.”
“1위는 누군데요?”
“까를로스.”
“막 지어낸 이름이죠?”
“응.”
 
우린 웃으며 카페를 나왔다. 그녀는 승낙도 거절도 하지 않았지만 거기서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우리집에 같이 들어가게 되었다. 다행이다. 생각보다 더럽지 않아서. 
 
이제 술기운은 저 멀리 달아나버렸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집 현관 비번을 누를 때엔 그녀는 나의 팔을 잡고 있었고 나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손바닥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문을 열면서 하진이와 눈이 마주쳤는데, 문고리를 돌리고 문을 여는 그 찰나의 순간에 그녀와 나는 많은 것을 눈빛으로 교환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만화 같은 일인데, 우리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서로를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바깥 바람 때문에 차갑기 된 그녀의 입술에서 단 맛이 났다. 부드러운 혀가 내 입안으로 파고 들어온다. 
 
나는 그제서야 티셔츠 안에 손을 넣어 만지고 싶어서 죽을 뻔했던 그 허리를 감싸 쥐었다. 키스를 하는 입가에서 흑! 하는 소리가 났다. 그날 따라 잘 벗겨지지도 않는 신발을 발 떨어서 벗어 버리고, 문을 열고 몇 걸음 지나서 있는 내 침대까지, 나와 하진은 입술을 떼지 않고 걸어갔다. 아마도, 입술을 떼고 나면 서로 민망할 까봐 그랬을까? 잘은 모르겠는데 그 때 나는 정신이 없었다. 그냥 이 여자를 빨리 안고 싶었을 뿐이다. 
 
침실의 불은 꺼져 있었지만 늘 켜두는 거실 실내등 때문에 보일 것은 다 보였다. 나는 그녀의 티셔츠 안에 손을 넣어, 군침만 삼키던 그 가슴을 실컷 주물렀다. 그녀가 몸을 비비 꼬며 나를 살짝 밀쳤다. 의미 없는 반항이었다. 
 
나는 황급히 옷을 벗었다. 말이 벗은 거지 그냥 찢다 시피 내 옷을 벗어 던졌다. 내가 알몸이 되자 마자 그녀가 내 자지를 손으로 움켜쥐었다. 헉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그럴 겨를이 없었다. 부지런히 그녀를 벗기고 머리를 쓰다듬고, 간접조명으로 눈부시게 빛이 나는 그녀의 알몸에 입을 맞췄다. 
 
“아아……”
 
가슴이 약한가 보다. 입술을 대자마자 반응이 왔다. 어쩌면 이렇게 몸매가 완벽할까. 귀여운 얼굴과 언벨런스해서 더 흥분된다. 그녀의 뒷목을 맛사지하듯 주무르며, 입으로는 쉴 새 없이 키스를,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 매끈한 굴곡을 손으로 훑었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사이 보지에 손을 대었을 때 처음엔 왁싱을 해서 놀랐고 그 다음엔 너무 젖어있어서 놀랐다. 
 
“언제부터……?”
“아까 그 카페에서.”
 
대답을 듣자마자 다시 입을 맞췄다. 손을 뻗어 침대 옆 장식장에 있는 콘돔을 꺼냈다. 다행이다 아직 남아 있어서. 한 1년이상 못 썼는데 유통기한은 충분하겠지?
 
그녀의 보지속은 따뜻하고 물이 넘쳤다. 박을 때마다 찰박찰박 소리가 나는 것 같다. 무용을 한 그 유연한 몸이 뱀 처럼 나를 휘감는다. 나를 밀쳐 버리더니 내 위에 올라탔고, 천천히 리드미컬하게 그녀는 기차를 탔다. 눈 앞에서 흔들리는 그 가슴을 움켜쥐니까, 고개를 숙여 내 손을 살짝 핥는다. 
 
나는 더 반해버렸다. 외모와는 달리 하진이는 너무 섹스를 잘한다. 벌써 몇 번째 고비인가 싶을 정도로. 그치만 라면 불어 터진다고 허세는 부렸으니 참아야지.
 
나는 그녀를 넘어 뜨리고, 엎드리게 했다. 나도 모르게 내 안의 성향이 튀어나와서,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처음엔 당황하던 그녀가 더 적극적으로 허리를 움직였다. 보짓물 소리와 그녀의 신음소리가 서라운드로 쾅쾅 울려대는 것만 같다. 
 
절정에 다다랐을 때 그녀는 보지로 나를 꽉 껴안는 것 같았다. 내가 오래 묵은 그것들을 끄집어 내며 부르르 떨자, 친절하게도 그녀는 내 엉덩이를 다리로 감고 꽉 조여주었다. 이러다가 콘돔에서 넘쳐 흐르는 거 아니야? 할 정도로 계속해서 나왔다. 그리고 그제서야,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고 누웠다. 
 
“우와……”
“왜 오빠?”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져서.”
“나보고 이런 상상했어?”
“응 밤마다.”
“기분 좋은데.”
 
하진이가 땀에 젖은 내 이마를 쓰다듬었다. 
 
“기분이 좋아?”
“그게 불쾌했으면 오빠랑 여기 오지도 않았겠지.”
“파스타가 개수작인건 알고 있었어?”
“나 그렇게 순진하지 않아.”
 
키스라는 것도 궁합이 있는데 정말 찰떡같이 입술이 붙었다. 그 동안 Jazz에 갖다 바친 시간이 정말 아깝지 않은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내 귀에 속삭인다. 
 
“우리 씻고 오자. 씻고 와서 입으로 해 줄게.”
 
아아. 그 말에 나는 또 부르르. 지금 내가 안은 그녀가 꿈만 같아서, 
 
정말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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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늘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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