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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호스트빠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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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는 2002년도에 작성된 글입니다

때는 초여름, 흰 파도가 부숴지는 바다와 접한 경남의 한 도시, 본 기자 두 명의 남정네를 만났다. 만나기로 한 오후 5시에 그 쪽에서 전화가 왔다. 조금 전에 일어나서 목욕 갔다 와야 하는 전차로 조금 늦겠단다. 5시에 일어나서 목욕탕에가는 걸로 하루를 시작하는 그들은... 호스트이다.


영화 [비스티보이즈]

호스트. 여자들에게 술과 웃음을 팔며 붉은 불빛 아래 춤추는... 아, 이건 아닌가? 그럼 대체 호스트란 뭐냐? 호스티스의 남성 버전? 사모님에게 붙어사는 제비? 비정의 시대를 온'몸'을 던져 헤쳐나가는 젊은 피?
 
사실. '호스트 빠'라는 말을 들었을 때 대뇌를 급히 스치고 지나가는 충격파와 호기심 자극도와는 다르게, 당원 동지들이나 본 위원이 갖고 있는 그에 대한 지식은 낫띵일 거다. 가끔 여성지에 나오는 <호스트에 빠진 40대 주부가 쓰는 눈물의 참회록> 등의 기사를 통해 더러 그들에 대해 짐작하는 기회를 가져볼 수는 있겠으나 그런 무책임한 구라성 기사로 인해 오히려 그들을 올바로 이해할 기회는 박탈당하고 편견과 야릇한 정보만 넘쳐나고 있는 현실이 아니더냐.
 
하여, 남로당이 만났다. 사무총장님의 뜻을 받들어 편파와 왜곡 보도의 기치아래 밤낮으로 자판을 뚜들기는 남로당 위원들이지만 남들이 다 구라치는 거에 대해서는 우린 구라 안 치는거 알지? 자, 두 명의 잘빠진 남정네들과의 이너뷰를 통해 호스트 산업을 디벼보자. 간다.
 

분홍 옷이 성진, 검은 양복이 석

얘네 본래 딴지일보 단행본까지 섭렵했을 정도로 본지 애독자인지라 본 위원의 내공 깊이를 가늠질하려는 요량의 썰렁개그를 초반에 날렸다. 고거 걍 쌩까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간다.

누나 : 만나서 반갑다. 걍 누나하고 편하게 얘기한다는 기분으로 임해주기 바란다.

성진 : 알겠다. 모가 궁금한데?

누나 :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건가?

석 : 아는 선배중에 호스트 일을 하는 선배가 있어서 소개로 하게 되따.

성진 : 대부분 선배 소개로 들어오게 되는 거지. 채팅을 통해서나 길거리에서 픽업 하는 경우도 예전에는 있었다고 하는데 요새는 그렇게 안 한다. 확실한 사람 소개가 아닌 경우에는 거의 다 금새 그만둬 버리니깐 머..

누나 : 이거 하기 전에는 무슨 일 했었나?

성진 : 내가 여기에 2년 정도 있으면서 애들을 만나본 결과 다들 그렇게 충실하게 살지는 않은 거 같다. 유흥업소에 있다보면 돈의 흐름이 그쪽으로만 보이는 경우가 많다. 모 다들 비슷할 꺼다. 알바하고 삐끼하고 술먹구 그랬지.. 그렇게 돈 보고 오니까 알바해서 10만원 버는데 이거하면 몇백만원 번다고 하니까 일로 오게 되는 거지..

석 : 돈 되는 일은 안해본 거 거의 없다. 눈 딱 감고 몇 년 해서 돈 벌어볼려고 시작했다. 세상이 정직하게 살아서는 힘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진 : 애들 첨에 딱 만나서 난 이걸 해서 뭐가 되겠다, 어떤 마음가짐이다, 이딴 소리 지껄이는 새끼들은 너 집에 가라, 내가 딱 그런다. 아무리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귀천이 있다. 공부 열심히 해서 과학자가 된다는 것도 아니고 사회에서 자리잡고 살기 위해서 필요한 학력, 자격증 이런 게 없고 노력은 하기 싫고 그러니까 이런 일까지 하러 온다고 생각한다.


누나 : 한 달 기준으로 어느 정도 버는가? 2년만 하면 외제차 산다는 소문 같은 거 있던데 사실이냐?

성진 : 매스컴 같은 데선 300이상이라느니, 500이상이라느니, 외제차니 하는데 과장된 부분이고 에이스(주; 자주 지명되고 단골도 많은 호스트)가 아닌 경우에는 말 그대로 밥걱정하는 애들도 있다. 업계 있어본 사람들은 여기가 얼마나 비정한 곳인지 알 거다. 얼마나 지명 받느냐에 따라 수입은 천차 만별이다. 정빠 (주; 잘생긴 애들만 간다는 물 좋은 호스트빠) 애들이라면 우리 보다는 많이 벌 꺼다.

석 : 정빠 애들은 서울에 많지.. 여기는 별로 없다.

성진 : 게다가 여기가 아무래도 외양적인 것에 많이 치중하는 데다 보니까 옷같은 거 사는데 돈 많이 들고 거의 잘 못 모은다.

석 : 옷도 휴고, 보스, 알마니 그런 것만 입고 시계나 구두도 어울리는 걸로 차줘야 하고..

누나 : 그래서 정확히 지난 달에 얼마 벌었고 얼마나 남았는데?

석 : 지난 달에 가게도 옮기고 해서..

성진 : 하기에 따라 진짜 다르고 우리보다 잘 버는 애들도 되게 많고.. 뭐 확실히 얼마라고 말하긴 힘들다.. 별로 남은 건 없는 거 같다. 그래도 이거 하면서 정말 효자처럼 집에 돈 부치고 그러는 애들도 있긴 한데 거의 대부분은 사치하는데 써 버리는 거지.. 그 도시에만 50개가 넘는다는 호스트빠 중에 한 곳에서 일하는 그 친구들은 정빠에 다니는 호스트들보다 자신들의 수입이 작을 것이라는 사실과 별로 잘 모으지는 못한다고 말하면서 한달 수입을 밝히기를 굳이 거부했다. 그럼 따져서 계산해보지 머...

누나 : 보통 한 테이블 들어오면 손님들이 얼마 정도를 지불하게 되나?

성진 : TC랑 주대랑 합치면 대충 70-80정도는 될 거다. 아마 서울은 주대가 이거보다 비쌀껄? 물론 술을 더 마니 마시면 돈은 더 올라가는 거지... 거기에 맘 내키면 주는 팁도 있고..

석 : 사실 팁은 우리보다는 웨이터가 더 마니 받지..

누나 : 한 테이블 들어가면 TC 가 얼만데? 하루에 몇 테이블 정도 들어가나?

성진 : 하하(정말 웃었다) 아주 잘나가는 에이스 아니면 하루에 한 테이블 이상 하기 힘들다. 그나마 매일 매일 하지도 못한다. 일주일에 3-4 번 정도? TC 는 8만원에서 10만 원 정도

누나 : 10만원씩 일주일에 4번 들어간다고 치면 160만원인데 여기에 정기적이지 않은 팁을 합쳐서 200만원 정도네.. 에이스라고 쳐서 매일 들어간다고 해도 300만원 정돈데... 이게 수입의 전부냐?

성진 : '지명'이라는 게 있다. 손님이 들어오자마자 어떤 호스트 불러 달라고 하는 건데 이 '지명'을 받으면 손님이 마신 주대의 30 - 35% 정도를 호스트에게 직접 준다.

석 : 그래서 단골이 되게 중요하다. 자주 올 거 같은 손님들한테는 서비스도 잘하고..

성진 : 사실 이건 완전 단골 장사지. 단골 잡을려고 길거리에서 영업도 하고 PR도 하고 그런다.


누나 : 길거리 영업이라면? 웨이터들처럼 라이터 나눠주고 그러나?

성진 : 아 그렇지. 그런거 비슷한데, 우리는 라이터는 안나눠주고 명함을 돌린다. 이짓도 오래 하니까 대충 여자들 보는 눈이 생겨서 올 사람 안 올 사람이 딱 보인다. 돈 좀 쓸 사람 그런 거.. 일케 평가하면 여자 입장에서는 기분 나쁘겠지만 사실 여자들을 그런식으로 평가하게 된다.
석; 특 A급만 모여있는 정빠 같은 경우는 PR 같은 건 안하는 걸로 알고 있다. 걍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거거등. 근데 우리는 그게 안되니까...

누나 : 영업은 그렇게 하고.. 그러면 단골 관리는 어떻게 하나?

성진 : 주로 업소 애들이 많다 보니까 챙겨주고 전화해주고 술 너무 많이 먹지 마라, 밥 꼭 챙겨 먹어라 그런 충고 해주기도 하고 감기 걸렸다고 하면 감기약도 사다주고.. 대부분 여자들이 정에 약하잖냐. 특히 업소에 다니는 애들은 더 하거든.. 그러니까 그런 애들한테는 오빠처럼 그렇게 챙겨주면 자주 오게 된다.

누나 : 전반적으로 이 바닥 돌아가는 룰 쫌 알려주라.

성진 : 보통 10명에서 12명 정도 팀을 이뤄서(업자 용어로는 '박스'라고 한댄다) 3개월 단위로 업소랑 계약을 한다. 한박스 움직일 때 두당 100만원정도 되니깐 1000만원 정도 돈을 미리 떙겨서 그걸로 옷 사입고 뭐... 박스의 업무와 계약을 책임지는 마담이 있고 그 밑에 새끼 마담이 이꼬, 마담이 얼마나 유능한 지에 따라서 가게랑 계약 조건이 정해진다.

석 : 마담이 젤 중요한데, 예전에 일하던 마담이 그만둬서 우리도 뿔뿔이 흩어졌다가 얼마전에 다시 모였다.

성진 : 외인구단 그런 거 이짢냐. 다시 모인 외인구단 그런 거지. 암튼 같이 자고 같이 사니깐 서로 친하고 그렇게 되거등.

누나 : 주 손님 층은?

성진 : 2/3 가 업소 아가씨들이다.

석 : 대체로 업소쪽이 많은데 아가씨만 있는 건 아니구 다방 주인이나 주점 주인등 뭐.. 암튼 대체적으로 보면 그쪽 유흥업이 많다.

성진 : 여기에만 호빠가 50갠데 가게마다 주 손님층이 쩜 다르고 다른 지역에서는 여기랑 틀리기도 하니까... 근데 어딜가나 대체로 업소 다니는 여자애들이 많다.

석 : 예전에 있던 데서는 공장 다니는 애들도 많았는데 여기는 공장이 별로 없어서...

성진 : 사실 업소에 있는 애들은 업계 돌아가는 것도 알고 물정도 뻔하게 아니까 팁이 후하거나 하진 않다. 공장 다니는 애들은 여기 드나들면서 돈도 팍팍 뿌리고 카드 몇 개씩 만들고 나중에 카드빚 때문에 우리한테 와서 제발 살려달라고 하기도 하구... 안됐긴 한데...

석 : 잘 몰라서 그러는 거니까 담부턴 안그러지 않겠나 그냥 그러구 마는 거지. 어케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잖냐.


사실 이 사람들이 어쩔 수 있는 건 아니다. 아마 그뇨들도 그건 알텐데.. 어차피 돈 벌자고 하는 일인데 인정 사정 봐주고 주머니 사정 봐주면서 놀아줄 수 없다는 거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거긴 한데..

그래, 돈 때문이라고 하니 일단 이 사람들에게는 면죄부를 줘보자. 글타면 대체 이 사람들에게 돈을 갖다 주면서 자신의 경제 생활을 파탄으로 이끄는 여자들, 카드값이 나오면 살려달라고 이 친구들에게 매달리는 여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왜 그렇게 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누나 : 사실 여자들이랑 놀고 싶어하는 남자들은 널렸지 않냐. 근데 공짜로 놀아준다는 남자들을 마다하고 여자들이 하룻밤에 100만원 가량의 돈을 내면서 거기에 가는 이유가 있을 거 같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성진 : 매스컴 등에서 너무 과장되게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 거 같은데 여자가 남자 좋아하는 거, 이성에 대한 관심같은 거 당연한 거 아니냐. 여기 있는 애들이 멀끔하고 매너도 좋고 그러니까 끌리는 면이 있을 거고.. 일단 여기에 오면 여자들이 편하게 평소에는 상상도 못하던 그런 걸 할 수 있으니까 욕망의 분출구 (표현이 맘에 들었는지 잠시 웃었다) 그런 거지..

누나 : 상상도 못하는 걸 해주다니... 예를 들면?

성진 : 그니까 게임하고 하면서 게임에서 지면 여자 가슴에 마요네즈를 묻혀놓고 핥아 먹는다든지.. 돈 때문에 하니까 하는 거지 제정신인 남자가 누가 일케 하겠냐..

누나 :  (실망) 그런 건 해주는 넘도 많다. 다른 건 없냐?

성진 : 햐.. 진짜 그런 거 해주는 넘들이 있냐? 정신 나간 새끼들.. 모 예전에는 하이힐에 술 따르고 먹으라고 하고 술에 팬티 담그고 그러는 여자들도 있었다는데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마니 깨끗해졌다고 본다. 10팀중에 7-8 팀은 깨끗하게 논다.

석 : 그런 거 말고도 쇼타임이란게 있는데.. 깍두기들이 룸을 돌면서 분위기 띄워주고 쇼해주는 거거등..

성진 : 그게 진짜 죽이지. 웃기지 못하는 깍두기는 깍두기로서 존재 가치가 없다. 깍두기들이 분위기 팍 띄워 놓고 그러면 룸 분위기도 좋고 나중에 쟤 웃기드라, 그러면 인물이 쩜 안되도 지명도 되니깐..

석 : 아.. 이건 진짜 직접 봐야 되는데, 나도 첨에 봤을 때 정말 웃기고 황당 했거등.. 고무장갑 같은 거 머리에 쓰고 들어오는 넘도 있고

성진 : 슬립 입고 들어오는 넘도 이찌..

석 : 슈퍼맨처럼 쇼울 두르고 가슴에 양주잔 공기 빼서 부황뜨는거처럼 붙여서 덜렁 덜렁 하면서 댄스곡 부르다가 바지도 벗고 팬티도 벗고
 (꼴깍)

석 : 팬티 벗으면 그 물건 부분 있지? 그걸 쿠킹 호일로 싸놓고 엉덩이에 검정 테이프로 X자 붙여놓고 그러고 막 춤추면서 테이블 올라가면 손님들 다 무너지지.

성진 :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 벅의 <맨발의 청춘> 그런 거 잘 부르고.

석 : 요즘은 캔 노래도 마니 부르구.. 암튼 대체로 빠른 노래를 선호한다.

누나 : 처음에 딱 룸에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의 과정을 설명해주라.

성진 : 지명 호스트가 없는 경우는 첨에 한 3-4 명이 한 조가 되서 손님 방에 들어간다. 한 4 조 정도. 인사하고 소개 한다. A조 3번 철이에요. 이딴 식으로 하면 절대 안 뽑힌다.

석 : 손님들이 초이스 해주는 게 되게 중요하니깐 다들 재미있는 소개 같은 걸 많이 준비하고 그런다.

누나 : 예를 들면?

성진 : '테이블의 요정, 가요계의 방망이' (팔뚝을 접어서 쳐드는 특이한 동작) 이러면서 기억에 딱 남기기도 하고. 아주 건방진 버전으로는 후까 딱 잡고 '나 초이스 안해줘도 되는데 나중에 후회하지 마라.' 이딴 식으로 하거나.. 다같이 입을 맞춰서 한 넘이 '얘들이 배고프지.' 그러면 다들 ' 예 형님.' 모 이렇게 동정에 호소하는 법도 있고. 아는 동생은 들어가자마자 테이블에 침을 탁 뱉고 '이 테이블의 침이 되고 싶습니다.' 이래서 인기 끌었다.

누나 : (그게 무슨 뜻이냐는 표정)

석 : 그니까 이 침처럼 테이블을 안떠나겠다는 거지.

누나 : 아.. 그런 뜻이구나.. 초이스 할려면 머리도 좋아야 되나부다. 그건 글코 초이스가 되고 나면?

성진 : 초이스 되고 나면 들어가서 세팅하고 그냥 다 같이 게임같은 거 하면서 논다. 청기 백기 게임 하고 젓가락에 왕 짜 써놓고 뽑으면 시키는 대로 다 해야 되는 왕게임 같은 것도 하고.. 그니까 노는 중에 성적인 게 있긴 있는데 사실 그 안에서 하다 보면 그냥 게임의 벌칙 중에 하나구나 하고 느껴지니까 그렇게 색안경을 쓰고 볼 건 없다고 생각한다.

누나 : 정말 더러워서 못해먹겠다 한 적은 없나?

성진 : 난 없다.

석 : 그니까 우리는 손님들에게 서비스 해줘야 하는 입장이고 그 사람들이 스트레스 풀러 올 수도 있지만 그래도 때리거나 하면 사람으로서 이런 거 까지 해야 되나...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성진 : 대기업 직원이라고 스트레스 받는 일 없겠나. 돈 버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다 참게 된다.

누나 : 혹시 손님들이랑 2차도 나가나?

성진 : 그런 거 없다. 이게 남자들이랑 여자들이랑 쩜 다른 건데 남자들은 어떤 여자랑 자고 나서 그 여자가 괜찮으면 다시 찾기도 하고 그러쟈너. 근데 여자들은 이 남자랑 딱 자고 나면 그 남자 다시 안보려고 한다.

석 : 신비감이 없어지는 거지.

성진 : 그러치.. 그리고 어느 빠에 누구는 몸 함부로 굴린대드라. 워낙 물이 좁으니까 그런 소문이라도 나면 걔는 장사 끝난 거나 마찬가지지.

석 : 그래도 사적인 관계가 전혀 없는 건 아니고, 친한 오빠 동생이나 친구 뭐 그렇게 나가서 차 한잔 하고 들어오기도 하고 밥 한끼 먹고 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호스티스들의 수입 대부분이 2차와 팁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2차는 안나간다고 주장하는 호스트들의 수입이란 너무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 사람들은 TC 로 먹고 사는 걸까?

누나 : 이거 해서 제일 잘됐다 그러면 어느 정도로 잘 될 수 있는 건가? 귀감으로 삼고 있는 전설의 선배. 그런 분 있냐?

성진 : 송충이가 솔잎 먹고 사는 거쟈너, 이 판에서 시작하면 유흥업 그쪽으로 가게 된다. 호스트로 시작해서 새끼 마담되고 마담되고 돈 쫌 모으거나 스폰서 잡으면 가게 하나 내기도 하고 그 가게가 잘되면 지역 유지되고 그런 거지..

석 : 이거 해서 돈 모으고 외제차 사고 돈 많은 여자 잡아서 결혼도 하고 그런 식으로 잘 된 사람도 있고..

성진 : 뭐 그렇게 잘된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 그런 건 거의 없다..

성진은 경력 2년 차의 새끼 마담이다. 본지의 영향력을 알아차려 버렸는지 호스트 전반의 이미지에 대해 많이 신경을 쓰는 눈치였고 그에 비해 석은 대체로 솔직하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었다. 석이 '돈 많은 여자를 잡아서 결혼한 선배'에 대한 얘기를 하니까 성진은 무마시키려고 노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성진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지만 본 위원도 들은 얘기도 있고 그냥 넘어가주긴 쩜 찜찜하드라.

누나 : 들은 얘기에 의하면 니들 공사 같은거 한다던데..

성진 : 하앗. 하는 넘들도 있겠지. 아주 극소수일 거다...그런 건 잘 모르는데..

공사란 건물이나 다리를 세우는 토목/건축 등의 일이 아니고 에로 비디오 찍을 때 교묘히 성기 부분을 가리는 것도 아니고, 속칭 제비들이 여자들을 찍어서 돈을 뜯어내는 걸 말한다. 본 기자의 소식통에 의하면 호스트들 사이에서는 '나 이번에 공사 새로 들어갔는데 2-3 주 정도 들여서 한 2-300 정도 뽑아낼 수 있는 플랜이야.' 라는 식으로 말한다고 한다.

누나 : 그니까 딱히 본인이 했다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라도 하는 사람들 있을 거 아닌가? 한 달 TC랑 팁 다 모아 봤자 알마니 정장 하나 사고 나면 끝인데 어떻게 생활을 유지하냐. 짜잔한 공사라도 안하면 생활 안될 거 같은데?

석 : TC 챙겨서 목돈 만들 수 없는거구, 말한 것처럼 그걸로 옷 사입기도 빠듯하니까.. 공사로 어떤 생활의 돌파구를 만들기도 하는 거 같다. 특급 에이스가 되지 않는 이상 옷이나 차를 사기는 힘들다. 그니까 공사치거나 가게에서 선금을 떼게 되는 건데.. 다들 공사치는 건 아니고 1/3 정도는 하는 거 같은데... 어떤 애들은 큰 구찌(덩어리) 무는 게 목표라는 애들도 있다.

성진 : 1/3까지는 안될껄? 공사치는 애들은 정말 극소수다.

누나 : 어떤 여자가 단골 손님이 됐다고 하자... 그 단계에서 공사 들어가는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냐?

석 : 그건 플랜에 따라 다르다. 사람을 딱 보면 대충 플랜이 나온다. 정장이나 시계 정도를 받는데는 2-3 주 정도면 가능하고 현금 들어가는데는 당연히 더 걸리겠지. 사실 공사라고 해도 대단한 건 아니고 정장이나 시계, 생활 용품 그런게 대부분이다. 예전에 어떤 여자는 자동차 키를 준 적도 있는데 그건 내가 부담스러워서 안 받았다.

성진 : 아무리 정신 나간 여자라고 해도 누가 2-3 주 만에 현금을 빼주겠냐?

누나 : 육체관계 없이도 공사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대체로는 육체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을텐데 몸이 안따라가서, 발기가 안된다든지 등의 이유로 고생한 적은 없나?

성진 : 얘 나이 때는 그런 건 없지. 하루에 열번인들 못하겠냐.

석 : 그 여자에게 확신이 가기만 한다면 얼굴이 못생기거나 그래도 할 수 있긴 하지. 일단 그쪽에게 확신을 줘야 되는 거니까 육체관계를 그쪽에서 요구해 오면 얘를 못자빠뜨리면 내가 죽는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죽어라고 하는 거지.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할 수 있는 거다. 그리고 정 심하면 지금 나는 꿈을 꾸는 거다. 그런 생각 하면서 칙칙이 뿌리고 하고..


누나 : 비아그라나 약품의 도움을 받는 경우는 없나?

성진 : 에이, 그런 건 안쓰지.. 나이들이 젊은데 뭐.

공단 지역의 업소에 나갈 때 공장 근로자들을 상대로 해서 몇 번 정도의 공사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업계에 대해 쩜 아는 사람들은 공사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세상 물정에 어두운 게 역시 문제다. 그리고, 남자들. 자기 여자 외롭게 버려두지 마라. 정 따라 몸도 가고 돈도 가는게 여자라구 하드라.

누나 : 대충 정리할 시간이 된 거 같은데.. 이런 손님들 정말 못봐주겠다 하는 경우 있나?

석 : 업주의 입장에서는 안 그렇겠지만 술 너무 권하고 지저분하게 노는 애들은 아무래도 싫지.

성진 : 뭘해도 만족 못하는 비관적인 애들은 진짜 싫다. 계속 호스트 바꾸고 아무리 노력해도 재미없어 하면 미치지 진짜.

예전에 조성민 엄청 좋아하는 롯데팬인 미용실 부원장인가 하는 여자가 왔었는데 조성민 타율까지 다 외우드라. 2-3 시간 동안 야구 얘기만 계속 했는데 비록 손님과 호스트의 입장에서 만났지만 이런 여자도 다 있구나 싶어서 정말 호감이 가드라.. 호스트 중에 손님과 대화하다가 끊기는 애들은 진짜 싹수 없는 애들이다. 대부분은 화제도 풍부하게 가지려고 노력하고 신문도 보고 한다. 인간대 인간으로 만나서 즐거운 시간 가지면 서로 좋은 거 아닐까 싶다.

누나 : 신문 자주 보냐? 좋아하는 정치인은 누군데?

성진 : 노사모 알쟈너. 노사모. 노무현이 짱이지.

석 : (끄덕 끄덕)

노무현은 좋겠다. 경남 지역에서 두 표 확보하셨다.

누나 : 긴 시간 이너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마지막으로 호스트 빠애 오는 손님들을 위한 재미있게 노는 팁 같은 거 있음 알려주라.

성진 : 일단 얼굴만 보고 초이스 하는 것보다 초이스 했다가 중간에 물러도 되니깐 재밌는 애들을 고르는 게 더 좋을 거다.

석 : 호스트들도 인간이라는 거, 인간적인 관계로 만나서 편하게 서로 대우해주는 게 훨씬 더 좋은 시간 될 수 있다는 거 알아줬음 좋겠다. 우리도 사람이니깐 기분 안내켜서 놀면 쩜 글커등..


돈이라는 문제가 젊은이의 인생에 결부되면 사람들은 두 가지 중에 하나로 입장 정리를 확실히 해 버린다. 하나는 돈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주고 돈 때문에 하는 모든 노력에 대해 면죄부를 줘 버리거나 적어도 이해는 해주는 게 그 중 하나일 것이고, 자기가 하는 일의 궁극적인 목표가 돈이라고 하는 젊은이들에게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며 훈계하려 드는 것이 다른 하나일 것이다.

물론, 기술도 배운 것도 없고 학벌도 없고 그걸 얻을 의지도 없어서 이 길로 들어섰다는 두 젊은이들에게 왜 인생을 낭비하냐고 설교할 수 있다. 왜 그런 식으로 사냐고 하루 하루 착실하게 벌어서 살라고 충고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나무라기 위해서는 일확천금의 꿈을 꾸는 모든 젊은이들도 함께 나무라야만 한다. 돈이 모든 가치의 중심이 되고 있는데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게 그들의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만약에 호스트들을 비난하는 화살이 '남자 새끼가 할 일이 없어서 여자들의 술 시중을 드냐'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여자들의 즐길 권리를 무시해 버리는 이중 잣대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꼭 그런데 가서 즐겨야 하냐는 비난을 여성들에게 할 수 있으려면 오랫동안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해온 남자들도 당연히 비난해야 하지 않겠나.

사회가 남자들에게 그런 것처럼 엄연히 존재하는 여성들의 욕망도 인정하고, 욕망이 있는 곳에 '돈'이 있다는 자본주의의 진실도 인정한다면 남은 것은 하나이다.

자본주의를 뜯어고쳐 자본주의적 욕망이 호스트 빠에 고이지 않게끔 못할 바에야 호스트 빠가 괜한 탈선과 가정 파탄의 온상이 되지 않게 하는 것. 여자들이 좀 더 약아지는 것. 괜히 사랑에 속고 돈에 우는 신파가 없어야 한다는 것. 이거 이땅에 건강한 호스트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여성들이 꼭 기억해줘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성 동지들이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교훈 하나를 전달하면서 호스트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예전에 <파랑새는 없다>에서 한 젊은 여자가 산전 수전 다 겪은 양금석에게 물었드랬다.

'언니, 어떤 남자가 자기 인생에 대한 고민을 나한테 털어놓으면 날 좋아한다는 뜻이야?'

'응 글킨 한데, 그 넘이 그 말 끝난 담에 돈 빌려달라고 하면 그런 뜻이 아니지.'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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