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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성매매와 회식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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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이상한 이벤트를 기획했다가 도처에서 벌떼와 같은 공격을 받았었다. 회식후 성매매를 하지 않기로 서약한 단체에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건데... 그러면 직장이나 단체에 속하지 않은 남성이 낸 세금이 피드백 되는 루트는 불공평해지고... 과연 포상금을 받은 남자들이 그날 성매매를 하러 가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거며... 운운. 나도 여러분들도 다 아는 이야기다. 서론은 이만하면 됐다. 여성가족부 때문에 한국이 국제망신 당했다는 이야기부터 짚고 넘어가자.


이역만리에서 날아온 국제망신
 
  

<여성가족부의 졸속정책으로 인해 나라 전체가-그리고 특히 한국 남자들이- 국제망신을 당했다>는 분노의 화산폭발에 대해서는, 필독은 일단 Fuck you를 날리고 보겠다.

물론 여성가족부의 이벤트는 졸속이었다. 아마 여성가족부의 어르신들은 그렇지 않아도 남아도는 정액에 알콜까지 더해 욕망이라는 액체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그렇다고 작업에 멋지게 성공할 자신도 자질도 없는 한국의 부도덕하고 찌질한 넥타이부대가 성매매를 찾아 밤거리를 해메게 될 것을 저어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연말연시 회식에 임하는 직장인 남성들을 모두 잠재적인 불법 성 구매자로 못박고, 단지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는지도 모른다. 정부단체의 회의석상에서 일어난 쑥덕거림의 진실을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여성가족부가 기획한 이벤트는 확실히 추했다. 어느 정도로 추했냐 하면 나라망신을 시킬 정도로 추했다는 건데...

그렇지만 역시, 국제망신을 시켰다는 죄목으로 여성가족부를 폐지하자느니 그 악의 소굴에 서식하는 사탄의 정부들을 말살하자느니 하는 의견-의견이라 부르기도 뭣하지만-에는 찬성은커녕 한푼어치의 동감도 할 수 없다. 국제망신, 좋다.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긴 당한 것 같다. 그런데 그 망신이 누구의 시선으로부터 날아온 망신인가? 누가 누구를 망신시키는가? BBC 영국애들, CNN 미국애들 말로는 한국에서는 성매매를 안하면 정부에서 돈을 퍼준다고 아주 신기하고 재밌단다. 세계뉴스 6위에 들었고 인기뉴스 순위권에 올랐단다. 지네들이 보기에 우리는 이상하단다. 이 오리엔탈리즘. 합리성과 근대성을 자신의 독점물로 보고 피아를 구분하는 자기중심주의. 우리가 왜 망신을 당하는가? 남의 눈에 꼴사납게 비춘 것을 망신이라고 생각하고 어깨를 움츠리기 때문이다.

나는 재작년 필리핀에 여행을 가본 적이 있다. 여러분들도 기회가 되시면 외국여행자가 넘치는 필리핀의 번화가를 방문해 보시기를 권한다. 유흥이 발달한 섬지역을 특히 추천한다. 여기저기서 진풍경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6, 70된 영국, 독일의 할배들이 1, 20대 필리핀 처녀들을 팔에 끼고 다닌다. 한 둘이 아니다. 집중해서 지켜보면 하루에 200쌍도 볼 수 있다. 필리핀에만 있나? 태국에도 있다. <그녀>랑 같이 태국에 가서 심심찮게 구경하고 왔다. 지갑에 들어있는 달러와 유로화의 두께, 피부색의 차이가 없었더라도 그들이 함께 있을 수 있었을까? 동남아를 쑤시고 다니면서 젖과 꿀이 흐르는, 거기다 아주 저렴한 아시안 영계들의 그늘지고 축축한 그곳을 찾아 해메는 유러피언 마초들의 수를 헤아려 보건데... 그냥 개미떼를 상상하면 될 것이다. 왜 개미들은 단물이 흐르는 곳에 꼬이지 않는가 말이다. 그런데 이 개미들은 얼굴에 철판 깔고 사랑이니 로맨스니 유혹의 기술이니 운운한다. 가만히 보면 이 사람들 진심이다. 철판은 스스로 깐 게 아니라 이미 깔려 있었던 것이다. 작업의 성공비결이 두툼한 주머니가 아니라 코카서스인종의 분홍색 피부에 있다고 착각하는 탓이다. 정상적인 상식을 지닌 아시아인이라면 동남아에 만연한 섹스-오리엔탈리즘에 누구라도 침을 뱉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미국 유럽 걔네 봐라, 우리 한국남자들이 더 낫다는 말을 하는게 아니다. 그녀석들 더티하게 노니까 지들도 할말 없다고 큰소리치는 것도 아니다. 피부 뽀얀 프로메테우스들이 구축해 놓은 인프라를 아시아에서 지갑 빵빵한 축에 드는 한국의 아저씨들도 기꺼이 활용하고 있다. 이건 섹스-오리엔탈리즘이 아니라 셀프-오리엔탈리즘이다. 국내의 값비싼 성매매 물가와 아내의 눈치를 피해 필리핀으로 떠나는 야심찬 섹스관광. 이 처절한 오리엔탈리즘적 딸딸이.

오리엔탈리즘 이야기는 그만하고 내 말은, 한국에서나, 한국에서 난 불구경 재미있어하는 미국, 유럽에서나 같은 원리가 흐른다는 것이다. 뭐 어렵고 복잡한 원리가 아니다. 남자들은 여자와 그걸 하고 싶어하고 되도록 매일 하고 싶은데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는 돈을 써서라도 하고 싶어한다는 거다. 그래서 성매매가 생겼고 성매매의 역사는... 생략. 나는 성매매를 옭고 그름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홍진에 묻힌 분네 떠나 사는 신선이라서가 아니다. 그 답 안나오는 논쟁의 아비규환에서 피해 있고 싶기 때문이다. 쪼금 비겁한 거 인정한다. 내가 제시할 수 있는 결론은 동어반복적이고 안전한 것에 불과하다. - 성매매는 하나의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경제적 강자는 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성을 구매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 8군 병사들이 달러를 주고 한국 여성들의 몸을 샀다. 지금은 한국까지 원정 온 필리핀 여성들을 산다. 한국에선 달러가 더 이상 금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매매는 양성화니 근절이니 하는 문제에서 벗어나 있다. 그것은 어떤 국가나 문화집단에서든 끊임없이 손을 대고 수정하고 업그레이드해가며 끌어안고 가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누구들 입맛대로 세계를 합리와 불합리로 이분화시켜 성매매를 불합리의 영역에 포함시켜도 좋다. 까놓고 말해 모든 인간집단은 나름의 합리성을 추구하는 불합리한 무리니까 말이다. 합리와 불합리는 공존하는 법이다.

전 세계에 미군이 주둔한 곳 치고 사창가가 형성되지 않은 곳이 없다. 양공주가 한국에만 있나? 미군이 가는 그곳에 양공주가 생긴다. 독일에는 유럽 최고규모의 사창가가 있다. 가학, 피학, 오줌, 똥 원하는 건 다 된단다. 나같은 변태들 들으면 꼴릴 만한 이야기다. 내 친구 하나는 호기심에 그 길거리 찾아갔다가 가죽옷 입고 쇠바늘 주렁주렁 달린 채찍 든 살벌하게 생긴 떡대 창녀한테 붙잡혔다가 울면서 도망나왔단다. 대딸방은 무릎꿇고 울어야 된다. 미국 어느 주에는 남편이 아내를 일주일에 두 번 구타해도 된다는 법이 있다. 미련한 아메리칸 양키들은 우리나라처럼 합리적으로 구축된 성문법을 갖고 있지 않아 그냥 그대로 둔단다. 우리나라에는 호주제가 있다. 사실은 피와 살을 분리해 곰탕을 끓여먹어도 시원찮다고 하는 왜놈들이 남기고 간 건데 어떤 어르신들은 배달민족의 반만년 전통이라고 우기고 있다. say again, 합리와 불합리는 공존한다.
 
 

그런데 CNN과 BBC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Wow 쟤네 봐라. 쟤네 이상하다. 거 참 우습다. 한국엔 성매매 종사자가 100만이 넘는단다.(믿을 만한 근거자료는 보유하고 있나?) 한국 정부는 남자들이 성매매를 안하면 돈을 준단다.(정책이 아니라 이벤트다 씨바들아) 참 이상한 사람들이다. 참 이상한 정부다. 한국 정부는 그런 거에 신경쓰지 말고 차라리 퍼질러서 영화나 봐라. 하하하... 이 사람들 지금 어째 무지 즐거운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나와 다름>은 곧 <이해할 수 없음>이 되고, <이해할 수 없음>은 곧 <우스움>이 된다. 국왕과 왕실은 물론이요 귀족제까지 버젓이 존속하고 있는 탓에 평민이 귀족에게 존칭을 쓰고 있는 나라에서 한다는 말이다. 이게 세계 유수의 방송국이라고 하는 BBC의 수준이다. 그저 우스울뿐인 하나의 일회성 사건을 두고 한 사회 전체를 <이해할 수 없는 다른 것>으로 규정하는는 이 폭력. 재밌는 뉴스 하나 터졌다고 손에 쥐나도록 손가락질하는 이 준비된 조롱꾼의 자세. 이런걸 우리는 오리엔탈리즘이라 부른다. 여기에 첫 번째 Fuck you를 날린다.


리눅스와 마이크로소프트

많은 한국 남자들, 화났다. 그런데 BBC, CNN에 화난 게 아니라 여성가족부에 화났다. 물론 여성가족부, 이번에 꽤나 추했다. 헌데 이분들 화난 이유가 정부기관에서 뻘짓을 해서가 아니라 그 뻘짓 때문에 나라 망신시켜서란다. 그런데 어째 화만 난 게 아니라 한편으론 무척이나 통쾌한 모양이다.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거 봐라 니네 그럴 줄 알았다... 이제 니네가 얼마나 이상한 애들인지 알겠지? 한심한 것들. 이제 여성가족부 그만 접어라.

외국 언론에 꾸사리 먹으면 한국 정부기관이 바뀌어야 하는가? BBC에서 노무현을 욕하면? 한나라당은 실속없는 짓 그만하고 당장 BBC 간부를 매수할 일이다.

사실 여성가족부 싫어할 수 있다. 싫어해도 된다. 그거 개인의 자유 아닌가. 그리고 위에 이미 설명해 놨다. 난 논쟁의 아수라장에서 피해 있고 싶은 비겁한 사람이라고. 여성가족부, 성매매... 스스로도 어떤 특정한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 여러분들 지금 싸우시는군요? 난 잘 모르겠으니 빼주세요, 하는 게 솔직한 나의 심정이다. 원래 변태는 조심성이 많은 법이다. 오늘 특별히 외전을 쓰는 이유는 단 한가지 의견을 내놓기 위해서다. 여성가족부, 개인에 따라 싫어할 수도 좋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여성가족부가 싫어도 이번엔 번지수가 틀렸다. 이 말이 하고 싶었다.

그렇잖아도 싫어하는 여성가족부, 이쪽에서 손 놓고 있는데 엉뚱한 곳에서 적에게 화살을 날려준다... 제대로 원군을 만난 셈이다. 하지만 착각하지 마라. 그 원군은 당신들의 적 뿐만 아니라 당신들까지 싸잡아서 우리 모두를 비웃고 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때를 기다린 듯하다. 여성가족부라는 사탄의 아지트가 실수하고 쩔쩔매는 이 순간을 말이다. 그때를 너무나 기다린 나머지 타인의 시선에 동조해서 분노하고 그 분노가 깨소금맛으로 변하는 그 심리적 지점. 이 지점에 두 번째 Fuck you를 실어보낸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엔 번지수가 틀렸단 말이다.

리눅스 철학이란 게 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모델을 내놓는다. 그래도 된다. 왜? 언제든 컴퓨터 전원 켜고 손댈 수 있는 소프트웨어기 때문이다. 일단 깔린 모델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그때그때 업그레이드한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하자 없는 완벽한 제품을 시장에 한 번에 깔려고 한다. 그런데도 문제는 발견된다. 프로그램 개발자들은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리눅스의 발전속도가 더 빠르다. 소프트웨어에 완제품이란 있을 수 없는 법 아닌가.

이거 오래 된 이야기다. 나는 컴맹과라 잘 모르겠는데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거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리눅스의 방식을 많이 모방하고 있지 아마? 꼭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라도 온라인에서 이미 리눅스 방식은 상식이다. 누구나, 게임에서든 유틸리티 프로그램에서든 따위의 메시시를 수도 없이 보고 지낼 것이다. 끝없이 수정하고 업그레이드하려면 셀 수도 없는 버전이 계속해서 나와야 할 테니까.

국가나 정부가 어디에 있는가? 이런 것들은 손에 잡히는 물질이 아니다. 사람들 사이의 심리적이고 이성적인 계약이다.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다. 따라서 정부정책은 리눅스 철학과 유사해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민주화되고 문민화된지 얼마 안 된 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실 리눅스보다 국가라는 발명품이 훨씬 선배다. 역사책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화폐가 바뀌고 토지에 관한 법이 바뀌고 신분계층이 생기고 없어지고... 당연한 거다. 맑스가 지은 설계도로 한번에 완제품을 만들려고 했던 공산국가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보라.

대한민국이라는 소프트웨어에는 아직 수많은 버전들이 남아있다. 더 이상 업그레이드될 버전이 없으면 그건 이상국가가 아니라 망국(亡國)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결정적인 실수가 발견되었으니 여성가족부는 당장 폐지되어야한다.>는 분위기 때문이다. 논리와 합리에 조금이라도 벗어난 것이 있으면 발견되는 즉시 제거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런 논리를 주장하는 사람들, 조금이라도 합리와 논리에 벗어나는 실수하지 말기를 바란다. 국가라는 냉정한 톱니바퀴가 언제라도 당신을 으깨버릴 수 있으니 말이다. 이를 참고하기 위해선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박통의 개발독재시기를 살펴보면 된다. 나 초등학생 때 국민교육헌장 외우고 살았다. 국제적으로 살펴보려면 폴포트가 저지른 킬링필드가 준비되어있다. 더 멀리 가면 나치즘과 일본제국주의도 있다.

여성가족부 싫은거, 이해한다. 나도 여성가족부 재수없었던 적 몇 번 있다. 하지만 여성가족부는 찬반의 양극 어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업그레이드 버전을 위한 패치다. 여성가족부는 존속할 수도, 폐지될 수도 있고 변할 수도 있다. 한 번의 꼴사나운 짓거리 때문에 싹 없애버리자는 논리는 억지다. 그리고 우리의 실수는 우리가 발견하는거지 남이 알려주는게 아니다. 남한테 욕 한번 먹었으니 미친년들 몰아내자. 이 황당무계한 파시즘에 세 번째 Fuck you를 날린다. 이번엔 다른 의미로 번지수가 틀렸다.

더 이상의 결론은 없다. 내가 애초에 주장하고 싶었던 것은 세 번의 Fuck you 뿐이고 난 겁많은 변태니까. 개인에 따라서는 가운데손가락을 한 100번쯤 세울 분들도 있을 것이고 그 타겟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며 이런 욕지거리에는 일절 관심없는 분들도 있겠지만 어쨌든 나의 결론은 이게 다다. 비판이든 비난이든 욕이든 번지수는 틀리지 말자는 것 말이다.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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