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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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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조회수 : 7009 좋아요 : 10 클리핑 : 6
제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통첩을 받았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막 하늘이 무너지진 않네요.
덤덤합니다.

돌이켜보면 그닥 좋은 삶은 아니었네요.
적당히 남들만큼 아프고
적당히 남들만큼 웃었습니다.

10대때 그리던 내 나이대의 삶과는 굉장히 거리가 있는,
그냥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사는 삶이었고
죽을만큼 열심히 한 것도 없어 후회가 됩니다.
근데 아 ㅅㅂ더 살고 싶다!!!!!라는 생각도 안드는거보니
이루어 놓은 게 없는 모양입니다 저는.
가진 게 많을수록 삶에 집착하게 되잖아요?
근데 그냥 덤덤합니다.

생각해보면 조금 슬프기도 합니다.
나는 누군가의 자식이고 친구이고
어쩌면 누군가에겐 진짜 좋은 사람일수도 있는데
내 주변사람들이 내 소식을 들으면
슬퍼하겠구나 라는게
생각보다 되게 힘드네요.
아직은 아무도 모른지만요.
웃긴건 남들이 슬퍼할까하는  생각보다
내가 죽고나면 그들은 날 어떤 사람으로 기억할까
하는 생각이 더 들어요.
진작 그렇게 생각했다면 더 좋은 사람으로 기억됐을텐데.

오늘 미세먼지가 짙었어요.
그래서 옥상에서 끊었던 담배도 피워봤습니다.
어차피 죽을건데 뭐 낄낄 이러면서
괜히 유쾌한 척도 해봤어요.

이렇게 되니까, 별 거아닌게 새삼 새롭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차들도 신기하고
내가 미워했던 사람들도
그럴수 있지 라고 용서하게되고
교복입은 학생들보며 아빠미소짓고
아무것도 모른채 술 한잔 하자하는 거래처 직원이 웃기기도 하구요.

뭐....
솔직해지자면 무섭긴해요.
죽음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정말 사후세계가 있을까 고민도하고
남은 짧은 생은 어떻게 살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만,
그냥 살던대로 살다가 가기로 했어요.

누구에게나 같은 시간은 주어지지 않아요.
세상이 불평등한건 각자 가진 재산때문이 아니라
각자에게 할당된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겠죠.
다만, 저는 제 시간을 알차게 쓰지 못한거 같아서
그게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도 즐거워요.
이렇게 되니까 욕심도 없어지고
친구들 술 먹으며 떠드는 것도 다들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진정 마음을 비우는 게 이런거구나 싶어요.

레홀님들!
뻔하고 상투적인 말이지만
지금 할당된 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쓰셨으면 좋겠어요.
아마도 그러면 먼훗날 후회도 없을테니까요.

즐거운 한주 되세요^^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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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1-03-04 00:53:03
무엇이 있나요? 알차게 썼는지 후회는 없네요
익명 2019-03-06 23:52:45
담담하시네요, 남은 시간 좋은 기억들로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패러글라이딩도 잘 하시구요ㅎㅎ 다녀오시면 후기 남겨주세요ㅎㅎ이 글이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나을것 같습니다. 참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네요
익명 / ㄱㅆㅇ)잘 다녀왔습니다 하하. 안아주신다면 마다하진 않을게요
익명 / 진짜 안아드려도 되요???ㅎㅎㅎㅎㅎ
익명 / ㄱㅆㅇ)안기만? 농담입니다ㅋ
익명 / 토닥토닥ㅠ
익명 2019-03-06 17:14:32
불타는 ㅅㅅ를 가더라도 후회치않을만큼 하고 하고픈거 다하고 그러심 될듯요 힘내세요
익명 / ㄱㅆㅇ)불타는 ㅅㅅ는 좀 무리인거 같고 차분하게 쉬다 가겠습니다
익명 2019-03-05 20:00:17
어떤 이야기를 해도 힘내세요라는 말밖에는
익명 / ㄱㅆㅇ)힘나게 안아주세요.ㅋㅋ 감사합니다
익명 2019-03-05 16:32:32
순간 순간 소중하고  뜻깊은 일들이 함께하시길
익명 / ㄱㅆㅇ)지금 이 순간도 즐겁고 좋습니다. 시한부가 좋은점은....사람이 부지런해 집니다
익명 2019-03-05 07:14:14
남은 나날들 하루하루 즐거운 일이 가득하길..
익명 / ㄱㅆㅇ) 자동으로 행복해 집니다. 미세먼지까지 소중한 날이 되거든요ㅋㅋ감사합니다
익명 2019-03-05 00:34:58
마음이 무겁습니다 누구이신인지 모르지만 마음이 아프고 무겁네요 어떤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진않겠지만 .. 혹 치료가 가능한것이라면 꿋꿋히 이겨내시길 바라고.. 남은 시간 즐겁진 않더라도 후회없이 정리 잘 해내시길 바랍니다 힘내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래요
익명 / ㄱㅆㅇ)뱃지갯수가 늘어나고 있어서 누군가는 아실지도 모르지만 뭐 어때요^^아이디도 익명인걸요. 치료는 너무 늦었구요. 그냥 남은 시간을 후회없이 쓰기로 했어요. 정리할 것도 많이 없지만, 회사 동료들에게 바쁠 때 사라져서 조금 미안하네요. 맨날 나랑 싸웠던 재경팀 김xx대리 여잔데 황기순 닮았다고 놀려서 미안해요ㅜㅜ 남은 시간 잘해줘야지..,
익명 / 김xx대리 의문의 1패...
익명 2019-03-05 00:16:40
어쩌면 한정이 있어 소중하고 특별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무한정이라면 지금 여기 아니더라도 또 있으니 가치가 덜하수도요 한정이 있어 끝이 있지만 동시에 한정이 있어 또 다른 시작이 있으니 끝과 또다른 시작의 이음새를 잘 연결하시기를 바랍니다!
익명 / ㄱㅆㅇ)멋진 말 입니다. 좋은 마무리를 위하여 밝게 웃으며 보낼게요^^
익명 / 덧글 통해 서른 중반이시라는 걸 보고 깜짝 놀랐네요 많이 힘드셨을텐데 이렇게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모습이 정말 멋지시네요!!! 어르신들 임종도 돌봐드리는 일을 하고 있어요 어르신께서 "아이구 힘들다 빨리 죽으면 좋겠다"하시면 진심으로 "이 곳과 저곳이 연결되어 있으니 이곳에서 잘 살다가셔야 저 곳에서도 잘 사셔요"라 말씀드리면 미소지으신답니다 모든 것 두고 가지만 의식(영혼)만은 가지고 가니 맞는 말이라 여깁니다! 지금처럼 큰 맘은 내서 긍정적인 태도를 지니시는게 나비효과가 되어 다른 곳에서 더 좋은 일을 많이 맞이하시리라 믿습니다!!!
익명 2019-03-05 00:14:48
요근래 짜증나고 스트레스 많이받고 있었는데
쓰니님 글 보니 다르게 생각하게 되네요
익명 / ㄱㅆㅇ)짜증 스트레스 다 풀고 사세요. 생각해보면 오늘이 내 인생의 몇 퍼센트쯤 경과한건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익명 2019-03-04 23:57:54
떠나는 그 순간까지 정말 원하는 것 다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ㅜㅠ
익명 / ㄱㅆㅇ)음 막상 이리되니 버킷리스트가 떠오르지 않네요. 하나 좋은게 있다면 다이어트 몸 관리 생각안하고 마음껏 먹을수 있다는 점?
익명 2019-03-04 23:52:01
어떤 위로도 될 수 없겠지만
즐거운 날들만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익명 / ㄱㅆㅇ)내일도 즐거울 겁니다~^^고마워요
익명 2019-03-04 23:50:34
언제 끝날지 아는 삶이라 부럽기도
언제 끝날지 아는 삶이라 애석하기도 해요
미리 하는 안녕이 부디 아쉽지 않기를 바랍니다
익명 / ㄱㅆㅇ)맞아요. 딱 그거입니다. 단지 미리 알았을 뿐이고 어찌보면 행운이에요^^ 아주 잠깐이나마 착하게 살 수 있으니까요
익명 2019-03-04 23:27:29
제 댓글이 위로가 될지 모르지만 좋은글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루하루 감사하게 살아야겠습니다...
힘내세요!
익명 / ㄱㅆㅇ) 정녕 제 글이 그리 생각하게 만들었다면 너무 뿌듯합니다.늘 건강 챙기시고 건강검진 자주 받으세요^^
익명 2019-03-04 23:16:08
힘내세요!
익명 / ㄱㅆㅇ)고마워요!
익명 2019-03-04 23:01:11
누구나 시한부이긴 하지만 그게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르는데...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일찍 가시는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익명 / ㄱㅆㅇ)서른 중반입니다. 이 정도면 뭐...선방했죠. ㅋㅋㅋ안타까울 것 없습니다. 정신이 오히려 맑아졌습니다
익명 / 저도 곧 따라갑니다. 언제일지 모르겠지만요.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무슨말을 한다고 해도 위로가 안될것 같습니다. 저도 살면서 주변환경 원망하고 성실하게 살아가지 못한것이 후회가 되면서 삶을 낭비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지지 못한것보다 가지고 있는것에 감사하면서 살아갈 작정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잘 모르는 분이지만 한번 안아드리고 싶네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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