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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끄러워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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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도 단단히 미쳤나 보다. 굶어도 어지간히 굶었나 보다. 내가 마지막으로 섹스를 했던 게 언제더라. 식탁 모서리를 꽤 오래도록 응시해 보아도 쉽사리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띵’ 1분 30초가 지났다는 전자렌지의 소리를 듣고서야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 내 손가락 두어 마디 정도 개봉해두었던 닭가슴살소시지의 비닐을 마저 벗겨내면서도 나는 군침을 꼴깍거리며 마지막의 섹스에 대한 단서를 더듬을 뿐이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것은 참으로 먹음직스러웠다. 매듭을 지었던 꽁지 부분은 살짜기 벌어져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고, 매끈한 표면은 반들반들 윤기가 흘렀다. 드러난 속살, 벌어진 꽁지에 맺힌 육즙을 보고 있노라면 그 누구라도 그것을 연상케 되리라.
아니, 나는 현실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미 나는 해선 안 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머릿속으로는 ‘이게 무슨 괴상망측한 짓이람. 그만, 그만, 그만.’ 끊임없이 되뇌었지만 손은 이미 포장비닐 속에서 닭가슴살소시지를 꺼내어 마치 잔뜩 발기한 남성의 그것처럼 조심스레 감싸쥐고 있었다. 뜨거웠다. 뜨거웠다. 그리고 뜨거웠다. 싱크대 앞에 어정쩡하게 서서 내 손에 든 뜨거운 그것을 노려보았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전쟁이 한바탕 진행중이었다.

‘어차피 아무도 안 보는데 뭐 어때?’
‘아무리 굶었다고 한들 이건 아니지. 수치심도 안 드나?’
‘이게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도 아니잖아.’
‘먹을 걸로 장난치면 벌 받아.’
‘내 집이잖아. 아무도 몰라. 딱 한 번만 핥아 봐.’

내가 쥐고 있던 그것은 이미 소시지가 아니게 된지 한참이나 지나 있었다. 그것은 남근이었다. 마음을 굳건히 했다. 조그맣게 떨리는 손으로 쥔 그것의 끝부분을 핥기로 나는 다짐했다. 그래. 딱 한 번만. 첫 섹스를 했을 때보다 더 긴장되었다. 첫 섹스보다 더 부푼 가슴에 더 축축하게 젖어버린 팬티라니. 스스로 생각하기에 무척이나 부끄러운 일이었다. 뜨거웠던 그것에서는 이미 김이 잦아든지 오래였다. 쥐고 있던 손 역시 뜨거움에 적응했는지 아니면 식어버린 거였는지. 얼굴에 점점 가까워지는 그것이 정말 뭐라도 되는 듯, 나는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어쭙잖게 혀를 내밀었다. 혀를 뾰족히 세워서 끝에 지어졌다가 벌어진 매듭(요도구)에 찔끔거렸다. 귀밑침샘에서 침이 분비되는 듯한 찌르르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강렬했던 것은 가랑이가 질척해진 느낌이었다. 나는 정신을 잃기 직전의 상태였다. 아니면 정신을 잃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귀두라고 생각되는 부분 만큼을 입에 머금고서 어떠한 소리를 떠올렸다. 남성의 신음을 환청으로라도 들으려 노력했다. 참고 참다 못내 터뜨리는 깊고 무거운 신음을. 다른 한 손으로는 남성의 손길을 흉내냈다. 배를 간질였다가 가슴을 우악스럽게 쥐었다가 유두를 빙글거리기도 했다. 내 목구멍에서도 드디어 신음이 터져나왔다. 동시에 간신히 잡고 있던 이성의 끈 마저 놓아버렸다. 놓쳐버렸다. 한 손으로는 비척비척,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입고 있던 바지와 팬티를 모두 벗겼다. 그러는 중에도 나는 입 안의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고환과 회음부가 없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쉬운 와중에도 나는 볼이 옴쏙하게 들어갈 때까지 빨아들이기도 해 보고 목 끝까지 밀어넣었다가 컥컥거리며 늘어나는 침과 함께 그것을 뱉기도 하고 뱉어낸 그것의 기둥을 핥아대기만 하기도 했다. 마침내 허벅지에까지 무언가가 흐르는 듯한 기분에 손으로 스윽 훔쳐냈더니 뭔가가 묻어 있었다. 투명하고 또 점도가 높아서 물풀 혹은 계란의 흰자처럼 매우 잘 늘어나는 것이었다. 내 목구멍 깊은 곳에서부터 나온 그것과 비슷해 보였다. 마침내 기쁨에 차서 질겁하는 어떤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허겁지겁. 그래, 허겁지겁이라는 단어 말고 표현할 만한 다른 단어가 있을까. 버르장머리 없게도 나는 싱크대에 발을 하나 얹고 손에 들고 있던 그것을 아무런 고민도 없이 내 안으로 욱여넣었다. 우습게도 떠오르는 생각은 단 하나 뿐이었다. 그래, 이거지. 내가 내지른 것은 교성보다도 환호성에 가까운 것이었다.
정신도 못 차리고 쉴 새 없이 들락날락거리기를 반복했다. 그것이 비로소 날 숨 쉬게 했고, 날 살게 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로 문자 그대로 손이 쪼글거리고 음부가 팅팅 부을 때까지 나는 쑤시고 또 쑤셔졌다. 내가 침을 흘리는지 눈이 돌았는지 조차 망각하고서 오로지 질 감각에만 충실한 채 그야말로 짐승 같은 행위만을 지속했다.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는 한 마리의 짐승이었다.


모든 것이 끝나고 정신이 돌았을 때에 가장 먼저 든 감정은 바로 수치심이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고작 소시지 하나로 그렇게 이성을 잃을 수가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몹시도 부끄러운 것이었다. 동시에 남성의 품이 더 지독하게도 간절해졌다. 분명히 소시지와 남성의 것은 확연히 달랐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라도 간절했다. 그 어떤 것이더라도 간절한 상황이었다. 누구라도 아는 상식이겠지만 소금물로는 갈증을 해소할 수 없다. 축이면 축일수록 나는 점점 더 바짝 메말라가고 있었다. 내 목은 점점 타들어가고 있었다.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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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0-03-19 00:19:38
픽션입니까? 논픽션입니까?
어쨋건간에 박수드립니다 ㅎㅎㅎㅎ
익명 /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박수 고맙습니다 (짝짝짝)
익명 / 그럼 논픽션인걸로 ㅋㅋㅋㅋㅋ
익명 2020-03-18 23:22:21
작가신가요?
글을 읽으니 그 광경이 생생히 펼쳐집니다!
닭가슴살 소세지의 브랜드까지 보이는듯 하네요~ㅎ
감사합니다!
익명 / 아닙니다! 선명하게 읽어주셨다니 뿌듯합니다 ㅎㅎ 저야말로 고맙습니다 :)
익명 2020-03-18 17:22:33
말초신경에 자극이 오는 느낌이 정말 좋네요
익명 / 찌릿찌리릿...! 저는 배가 고파요,,, 고맙습니다
익명 2020-03-18 13:55:25
살아 있는거 봐서 다행
코르나 조심한다고  코르나(맥주)까지 멀리 하지 마시길
대문자 누나  화이팅
익명 / 그럼요 살아있쥬 ㅎㅎ 고맙습니다 목마르다고 물 급히 마시면 ‘코로 나’오니까 조심하세요 :)
익명 2020-03-18 11:55:42
필력이 너무나 굿~~입니다
익명 / 칭찬은 언제 들어도 좋으네요 고맙습니다 :)
익명 2020-03-18 01:01:01
이렇게 섬세한 필체에
예술적인 표현은 처음 봅니다
감탄입니다
익명 / 핫 섬세함과 예술과 거리가 멀지만 ㅎㅎ 주신 칭찬 꿀떡 받아먹어 봅니다 고맙습니다
익명 2020-03-18 00:12:46
할 수 있는 한은.. 최선을 다해서~^^
익명 / 암요 그럼요 맞아요^^ 최선을 다했으면 그걸로 된 거겠죠
익명 2020-03-17 22:45:55
필체만 봐도 누군지 알 것 같네요.
잘 보고 갑니다 :)
익명 / 저 역시 댓글만 봐도 누구신지 알 듯해요 ㅎㅎ 반겨주셔서 반갑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
익명 2020-03-17 19:59:59
좋은 소설이네요 너무나 일상적인 곳에서 너무나 현실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소설. 그래서 더 흡입력있었어요
익명 / 현실 같다는 느낌을 주는 것만큼 글 쓰는 사람에게 보람을 느끼게 하는 말이 또 있을까요- 고맙습니다 :)
익명 / 사실 소설이 아니라 현실이 80%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긴 했어요
익명 / 어떤 글에든 대부분 직/간접적인 경험이 녹아있잖아요 판단은 읽는 이들의 몫으로 남겨둘까 합니다 :)
익명 / 제 생각이 바로 그거였어요! 역시 감각적이군요ㅎ 이런 매력이 좋네요
익명 / 헤,,,,,, 칭찬을 무더기로 들으니까 정신을 못 차리겠네요 ㅋㅋ 고맙습니다
익명 / 더 알고 싶지만 어떤 분인지... 이미 뮤즈가 되어버리신 터라..ㅎ 호기심가네요 다음에도 다른 매력을 기대할게요
익명 / 아아 뮤즈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당 ㅋㅋ 호기심을 가져주시는 것과 기대해주시는 것은 (기분 좋게)부담스럽고 또 고맙습니다 :)
익명 / 부담되지 낞는 선에서, 기대하고 호기심 가지는걸로 할게요 그럼ㅋㅋㅋ 기다려지네요!
익명 2020-03-17 18:31:33
잘 읽었습니다.읽으면서 커지는건 왜인지?  훔처보고 있는듯한 느낌이랄까?  그만큼 본능에 충실했다는거겠죠??^^
익명 / 오우 뭔가가 커졌다니 기특(?)하고 또 무척 고맙습니다 뿌듯하네요 ㅎㅎ
익명 / 현실감이 있으니 그런거겠죠~ 뿌듯하시면 다른 글도??
익명 / 쓰고 싶어지면, 그리고 글이 잘(?) 써지면 또 올려볼게요^^ 다른 글도 고파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익명 2020-03-17 18:30:17
멋진 여자~~~멋진 자위~~~~~오~~~트라이~~~~
익명 / 노..래인가요?(몰라서 죄송 ㅠㅠ) 제가 아는 TRY는 쌍방울이라는 이름의 내의 브랜드 뿐이라,,,
익명 / 소세지에는 님의 글 내용처럼 방울이 엄써요.
익명 2020-03-17 18:23:10
기성작가 뺨치는 돋보이는 멋진 글솜씨가 베리굿이네요^^
익명 / 엄멈멈... 그 정도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기분 좋은 건 어쩔 수 없네요 ㅎㅎ 고맙습니다
익명 2020-03-17 18:19:56
몰입이되는군요. 잘보았습니다
익명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익명 2020-03-17 17:20:30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섹스러운 글 감사합니다.
익명 /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댓글도 고맙습니다 :)
익명 2020-03-17 17:19:35
익게지만 왠지 난 이 글을 어떤 회원님이 썼는지 알 것 같아요. 그렇다고 찾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맛깔난 썰로 때때로 얏옹보다 더 야한 느낌을 휙~~ 가져다 주는 분^^
닭가슴살보다 핫바로 상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익명 / 오오 ㅎㅎ 영상보다 글을 좋아해서인지 참 고마운 댓글이네요 알아보신다니 그것 역시 반갑습니다^^
익명 / 넵.. 매일은 아니어도 여기 들어왔을 때 글목록에 글쓴님이 보이면 '오~~'하고 먼저 누르게 되는.. 물론 제가 확인할 즈음엔 이미 두자릿 수의 뱃지가 표시되어 있죠. 팬으로 꾸준히 읽으렵니다. ㅎㅎㅎ
익명 / 오오! ㅠㅠ 으으 너무 반가운 말씀입니다 고마워요고마워요 ㅎㅎ
익명 / 글쓴님의 썰과 글은 아침에 읽어도 그저 가만히 있는 저의 ㅇㅇ를 불끈불끈하게 해주시네요. 캬.. 덧글에는 모두 답도 주시고, 쓴님의 남친 혹은 파트너가 그저 부러울 뿐이네요. 아, 부러우면 지는 것이니 얼른 달리러 나가겠습니다.ㅋㅋ
익명 / 아이 좋아라 ㅎㅎㅎㅎㅎ 요새 날씨 너무 좋던데 달리기 딱이죠? 그래도 아프면 서러운 건 마찬가지니까 마스크는 꼭꼭 끼기로 해요 손발도 뽀득, 양치질도 꼭! 불끈해줘서 고마와요
익명 / 캬아.. 이렇게 또 마음이 따뜻해지는 말씀까지. 정말 완벽하신 '낮져밤이(져)'의 여신님이시군요.^^ 넵, 요즘 타인들과 최대한 떨어져 폐를 안 끼치고자 사람들 발 길 별로 없는 산을 오르락 내리락합니다. 토요일 이른 아침, 한 밤에는 산에 사람이 없어요. 여신님의 글을 읽고 상상하면서 뛰면 뛰는 내내 다리가 세 개인 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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