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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금방도 왔군요.
이 아침 가장 먼저 나를 맞아주는 건 아저씨처럼 키 큰 선풍기.
한 쪽 구석에 우두커니 서있는 선풍기가 눈에 들어 옵니다.
버튼을 누르면 바람이 불고요
버튼을 누르면 여기저기 바람을 보내지요.
선풍기의 존재감은 그 버튼에 달려있다 하겠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죠.
내게 있는 6번 버튼을 누군가 누르면.
나는 껍데기를 옷 벗듯 벗고 광활한 벌판을 달려 당신에게로 달려갑니다.
날 모르는 사람은 스스로를 심야근까지 시킬 8번 버튼을 누르겠습니다만.
선풍기와 다른 점은 내 버튼을 내가 스스로 누를 수 있고 다시 만들고 없애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누구에게나 버튼은 존재합니다.
자기를 속이는 가짜 버튼도 있고
누군가 발견해주길 바라면서
자기만이 알 수 있는 어딘가에 숨겨놓은 버튼도 있지요.
어때요, 당신은. 오늘 무슨 버튼을 눌렀나요?
지금 여기는
버튼에 빨간 불이 들어온 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과
버튼이 꺼진채로 지각하는 사람들과
뜨거워진 버튼을 식히는 대형 선풍기의 소음과
커피 물이 소근소근 끓어 오르는 소리가 쉴 새 없는.
북소리의 장단같은 리드미컬한 화요일 아침이 펼쳐집니다.
거기는 어떤 리듬이 샘처럼 솟고 있을까요.
화요일이라는 음악에 물드는 당신의 춤사위를 기대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