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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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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이성을 만날수록 사랑이란 게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려운 많은 문제가 그렇듯 정답이란 게 없다
모르면 배워야 하는데 사실 누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럴땐 책이라도 읽어야 한다
사랑의 기술은 이미 몇번 읽었지만 읽을 때 마다 그때그때 처한 상황에 따라 새롭게 읽혀지는 부분이 있어 좋아하는 편이다

에리히 프롬에 의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사회로부터의 ‘분리’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곧 사랑의 추구로 연결된다
바꿔말하면 사랑을 원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거다
(이 대목에서 레홀에서 수없이 많이 본 ‘섹무새’들의 군상이 떠오른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근대 자본주의 사회는 ‘사랑’이 존재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 책에서 사랑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이 그자신의 개성과 인간다움을 유지하게 하는 것인데,
자본주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간의 형태는 조직의 작동 원리에 충실하고 기계적인 소비에 집착하는 일종의 '도구'들이기 때문이며 '개인'이라는 존재는 소멸되어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시대보다 더 사랑이 필요하다는 논리로도 이어진다
그 사랑이 무엇인지 어떻게 쫓아야하는지 간략하게 네가지 포인트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1. 혼자 있을 수 있어야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다
진정한 합일은 자신의 개성을 지키면서 상대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분리에의 불안은 종종 상대에의 맹목적인 지배욕구나 피학욕구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나 또는 상대의 파괴로 이어져 어느 것도 진정한 사랑이라 할 수 없다.
성숙한 사랑은 인간으로 하여금 고립감과 분리감을 극복하게 하면서도 각자에게 각자의 특성을 허용하고 자신의 통합성을 유지시킨다.
사랑에 있어서는 두 존재가 하나로 되면서도 둘로 남아 있다는 역설이 성립한다.

2. 미성숙한 사랑은 수동적 형태를 띈다
미성숙한 사랑은 ‘당신이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해’ 라는 원칙을 따른다
하지만 성숙한 사랑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도 나를 사랑해’
또한 미숙한 사랑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너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너를 사랑해’
하지만 성숙한 사랑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필요로 한다’
이렇듯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이 일시적 분리불안감이나 고독이 아닌 이성에 의한 주체적 판단임을 강조한다

3. 사랑은 두사람이 하나가 되며 결국 완전한 자신으로 남는 과정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관계에서, 특히 막 시작되는 관계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물에 가라앉히는’ 충동에 빠지기 쉽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파괴하고, 결국 자유 및 존엄성과 함께 자신이 누구인가를 잊어버리는 어리석은 과정이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지킴과 동시에 둘이서 함께 나아가고 동일한 헌신을 하면서도, 자신의 성장과 관계에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4. 사랑을 하는 것과 지키는 것은 완전히 다른 과정이다
에리히 프롬은 서로의 관계가 성적 매력으로 시작되면, 행동 자체가 매우 빨리 이어지면서 연인의 유대감이 제대로 자라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성숙한 사랑을 발전시키기 위해 네 가지 필수 영역, 즉 서로를 돌보는 것, 책임, 존경 그리고 지식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사랑은 단지 단순한 필요성, 즉 성행위에 만족하고자 하는 욕구에 기초한 친밀감이 없는 사랑으로 끝나버린다.
이것은 일회용 사랑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두 사람이 초기의 성적 매력과 흥분을 뛰어넘는 방법을 잘 알고 있고 진정으로 상대방을 원한다면, 둘 사이에서 진정한 친밀감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들은 마치 작품을 만드는 장인처럼 노력하여, 사랑을 진실하고 성숙하며 용감한 사랑으로 바꿔 놓을 것이다.

한줄 요약하면
사랑이란 ‘1.온전한 나를 유지하며 2.주체적으로 3.상대를 존중하는 관계를 4.지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구구절절 옳은 말인데 실천이 쉽지 않다
특히 마지막의 관계의 유지 부분에서는 원나잇을 찾는 많은 남녀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인스턴트 관계는 물론 개인의 선호에 따라 결정될 것이며 옳고그름을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에리히 프롬에 따르면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관계는 아님이 분명해보인다
일시적인 성애는 앞서말한 사회로부터의 분리불안에서 비롯되는 본능적 사랑의 갈증을 해결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이 필요하다
그것은 남녀간에 한정되지 않으며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의 기술은 우리가 애정을 쏟고 관계를 유지하고픈 모든 대상에 적용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마무리가 어려운데 그러니깐 다들 많이 사랑하시고 섹스도 많이 하세염
해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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켠디션 2019-09-26 08:27:52
멋지당!!!!!!!!!!
언니는 나중에 결혼하고 아이를 가져도
'온전한 나'를 유지할것 같아요!
신랑이 못견디고 떠났...아..아닙니다..;
마사지매냐/ 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연애를 책으로 배웁니다. 책속에 길만 있더라
해달심/ ㅋㅋㅋㅋ그도 온전한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떠날라면 가야쥬
핑크요힘베 2019-09-24 17:56:51
같이 사는 동거묘의 분리불안증은 대체 어떻게 치유해야하나요....?
해달심/ 이제 인류애를 넘어 미지의 영역에 도전해보실랍니까
핑크요힘베/ ......짜장 새퀴의 행적을 떠올리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네요.....
부르르봉봉 2019-09-23 22:36:22
에리히 프롬이 좋아서 도서관에 나와있는 프롬의 책을 다 찾아서 본 기억이 있네요. 당시에는 내용이 너무너무 좋아서 책 추천 할때마다 빠지지 않는 저자였는데 말이죠. 지금은 대부분을 동의하면서도 뭔가 미지근?하게 느껴지는 감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이후에 기회가 되신다면 보시라고, 이미 읽으셨을수도 있지만 책 하나 추천합니다 : 구체적 사랑 by 이서희
해달심/ 20세기에 핫한 양반이었으니 세기조차 바뀌어 버린 지금은 좀 늦어버린 감이 있긴 하죵 책추도 감사합니다ㅎㅎ
똘똘이짱짱 2019-09-23 22:21:05
사랑...나에게는 사치ㅠ
해달심/ 아닐걸요
옵빠믿지 2019-09-23 21:40:14
첫 줄부터 가슴을 후벼 파는 팩폭이네요...;;
저도 1,2,3,4... 다 잘할수 있는데... 아흐흑...ㅜㅜ
(울지 않는다...)
해달심/ 첫줄 쓸때 입에 주먹 넣고 있었슴다 1,2,3,4로도 모잘라 쏘팔메토에 아연이라니.. 준비된 옵빠 믿쑴미다ㅏㅏㅏ
레몬그라스 2019-09-23 12:02:40
자랑입니다만..(응? ㅋㅋㅋ) 정리해주신 사랑이란..의 1번부터 4번까지 얼추 실천하고 사는거 같네요 꺅
해달심/ 저도 모르게 욕나올뻔 했네요 난 부럽지 않다 복창 좀 하고 오게 자리 비켜주세요..
레몬그라스/ 욕을 듣지 않았는데 음성지원이 되는거 같은 이 느낌이란..ㅋㅋㅋㅋㅋㅋ
해달심/ 이쪽도 날 맥이는거 가터..
쳇베이커 2019-09-23 08:34:57
생각하고 돌아보게 하는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해달심/ 넹 고맙습니다ㅎㅎ
마음편히 2019-09-23 07:42:44
대학 때 짝사랑하는 여자동기에게 고백하고자 마음의 준비(?)를 위해 페이지를 넘겼던 책이었으나, 결과는 책도 고백도 신통찮았어요 흑흑.

해달심님의 감상문을 읽고 다시 도전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기네요!
해달심/ ㅋㅋㅋ다들 대학 처음 들어가서 한번씩 읽어보는거 같아요 시작보다는 관계 유지를 위한 내용인거 같긴 합니다만 도전은 항상 화이팅입니다!
예림이 2019-09-23 02:26:37
웨딩피치 :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
레몬그라스/ 한줄 요약 완벽하네요 ㅋㅋㅋㅋㅋ
해달심/ 아무리봐도 맥이는거 가터..
Sasha 2019-09-23 02:13:19
사랑을 할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사랑을 하는건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해달심/ 알면서도 실천이 어려운거 같습니더
halbard 2019-09-22 22:42:06
좋은 생각거리를 주어서 덕분에 잘 보았습니다. 요약해주신 부분을 읽다 보니 이런 생각들이 들었어요. 1. 그럼 프롬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사랑의 시작은 혹시 성적 매력에서 시작하는 사랑이 아닌 다른 것일까. 2. 1~4가지 사랑의 필수 영역도 결국에는 가장 본능적인 사회적 관계맺기의 욕구, 즉 "성애"가 기저에 있음으로써 단단하게 설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많이 사랑하고 섹스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꼭 답을 달라거나 찬반을 나누자는 글은 아니고요. 화두를 주셨으니, 저도 그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 보고 싶어 쓴 글이에요.
해달심/ 생각의 나눔 좋지용 답을 구하거나 찬반을 나누자는 반응도 싫어하진 않습니다ㅎㅎ 프롬씨가 가장 좋은 시작에 대해 언급한 바는 없고 다만 일시적 성애로 시작하면 성숙한 관계로 이어질 ‘확률’이 낮다고 한걸로 이해하시면 될 거 같아요 저도 선섹후사귐 경험한 적 있고 관계가 꼭 이렇게 시작해야 한다는 건 없겠지요
halbard/ 그렇군요 "확률"을 이야기 한 거군요. 맞아요, 저 또한 선섹 후 사귐도 경험 해 본 적 있고, 관계의 시작을 특정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저도 마찬가지로 책이라도 읽을 뿐이죠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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