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리_RED > 외부기고칼럼
제14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세계 성학술대회 참관기 4  
0
제 14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세계 성학술대회 참관기 4
Think sexual rights, Talk sexual health.
 

미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트렌스젠더의 시각적 성 자극의 인지
 
오후에 이어진 바이섹슈얼과 트렌스젠더에 대한 세션은 그간 접하기 힘들었던 성소수자의 성의학적 측면과 개념에 대한 재정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쯔지무라 교수는 트랜스젠더들 중 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환한 대상자(FtM)와 일반 남성간의 성적 관심도의 차이를 포르노 시청을 통한 eye tracking system 실험을 통해 연구를 하였다.

대상은 성적으로 건강한 일반 남성(대조군)과 FtM(실험군)을 각각 15명, 13명으로 모집하여 총 3가지의 영상을 시청하게 하였다(1: 섹시한 옷은 입은 여배우가 남배우의 성기 부분을 속옷 위로 커닐링구스하는 영상, 2: 나체의 두 여배우와 남배우가 서로 애무하는 영상, 3: 나체의 남배우, 여배우가 이성애적 삽입 섹스를 나누는 영상). 그리고 이들의 눈이 바라보는 영역 (행위를 하는 신체 부분을 보는가 혹은 배우가 아닌 다른 곳에 초점을 두는가)를 측정하였다. 측정 결과 1번과 2번 영상을 시청하는 와중에 배우가 아닌 곳에(즉, 전체적인 그림을 본 것으로 해석되는) 눈의 초점을 둔 시간이 더 긴 그룹은 FtM그룹이었으며 삽입 섹스를 하는 3번 영상의 경우에는 두 그룹간의 차이가 없었다.

흥미롭게도 2번 영상의 경우 배우의 몸에 눈의 초점을 둔 시간이 더 긴 그룹은 FtM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전에 그가 행했던 남성과 여성간의 eye tracking system실험의 결과와 비교를 해 볼 때 FtM의 성적 관심의 양상은 생물학적 여성에게 더 가까운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즉, 다시 말해 자신의 성을 전환하려는 사람들은 그들의 성적 관심 역시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다를 것이라는 것이다.
 
 
트렌스젠더 및 바이섹슈얼의 개념과 인식
 
이에 이어서 이은실 교수의 트렌스젠더에 대한 공중보건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트렌스젠더 역시 그들의 특수성에 의거하여 비트렌스젠더 인구보다 더 높은 기준의 건강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 world professional association for transgender health가 내세우는 이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도입되고 정착하기엔 너무나 먼 얘기인 것 같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인권을 대놓고 무시하고 짓밟으려는 여당이 존재하고 대중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성소수자에 대한 권리와 체계화된 보건 관리가 제도화된다는 것은 당장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안일 것이다.

 
바이섹슈얼이라는 개념에 대해 많이들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나 역시도 그에 대한 정의가 익숙하지 않다.
 
바이섹슈얼의 정의는 위 그림과 같이 요약이 된다. ‘감정적/육체적 교류를 하나 이상의 gender와 하는 자’를 바이섹슈얼이라고 한다. 즉, 남성, 여성 혹은 다른 성과 함께 섹스를 즐긴다고 해서 무조건 바이섹슈얼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고 꼭 자신이 지금 당장 한 종류의 gender와 감정적/육체적 교류를 한다고 해서 바이섹슈얼이 아닌 것도 아니다. 꼭 그 행위가 동시에 일어나거나 같은 방식으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 안에 둘 이상의 성에 감정적/육체적으로 끌리고 교류할 가능성이 있으면 바이섹슈얼이라 칭할 수 있는 것이다. 이성애자인 내가 당장에 동성과 섹스를 했다고 해서 바이섹슈얼이나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인지 집계되는 성소수자의 비율에서도 바이섹슈얼의 비율이 제일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바이섹슈얼에 대한 오해나 편견 때문에 실제 바이섹슈얼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받는 고통이 해결되기 힘들고 나아가 제대로 된 인식이 기반 되지 않았기에 이들에 대한 성교육이나 이들을 인지하고 이들을 위한 성교육의 부재로 해결해야하는 문제이다.
 
 
트렌스젠더의 실제적 사례 : 소년 리코
 
성 건강과 기타 사항을 다룬 마지막 세션에서 트렌스젠더의 실제적 사례를 보여주는 강연이 있었다. 리코라고 하는 소년이 직접 나와서 강연을 하였는데 그는 원래 한국에서 홍서현이라는 이름을 갖고 여자로서 태어났다. 일본인과 한국인 혼혈인 이 소년은 일본에서 거주하였으며 6~7살부터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8살에 남자로서 살아가기로 결심을 하고 성전환 수술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보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열려있고 제도적 기반도 마련되어 있는 일본의 경우에는 성전환을 결심한 한 리코를 배려한 전학을 허가하였으며 성전환을 하기 전의 친구들도, 그 이후의 친구들도 아무런 차별없이 그를 똑같이 대해줬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결정에 대해서 아무런 후회가 없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한다. 과연 그가 거주하는 환경이 일본이 아니라 폐쇄된 우리나라라면 어떠했을지 상상해보면 낙담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어찌 변해야할지를 보여준 정말 실제적인 사례라고 말하고 싶다.
 
 
피임법에 따른 여성의 성기능과 성적 만족도에 대한 영향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여성의 성기능과 피임법에 대한 연구를 소개한 강연이다. 현재 나와있는 피임법은 크게 물리적, 화학적, 호르몬적 그리고 자연적/행위적 피임법이 존재한다. 체외 사정을 얘기하는 행위적 피임법이나 생리주기에 따른 자연적 피임법, 콘돔이나 패미돔을 사용하는 물리적 피임법을 제외한 화학적이거나 호르몬적 피임법은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서 성욕의 저하나 성감의 저하를 야기할 가능성을 보인다. 강연자는 이란 출신의 라비푸어 교수였고 소개한 데이터도 이란 데이터가 기준임 알린다. 그가 말하길, 17-45세(평균 나이 29.89 ± 7.01) 사이의 여성들을 피임법 별로 나누고 이에 대한 여성 성기능 지표와 성적 만족도 지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체외 사정법을 사용하는 그룹이 가장 적은 성기능 장애를 보였고 호르몬 주사제 피임법을 사용한 경우가 가장 높은 성기능 장애 유발 확률을 보였다. 그 외 호르몬제제를 이용한 피임법이 성기능 장애 혹은 성적 만족도 저하에 영향을 미쳤으며 그 중 자궁내 삽입 장치 혹은 경구용 피임약을 먹는 경우가 호르몬 제제 중 가장 영향이 덜했다.

연구 결과에서는 여성의 성건강과 만족의 측면에서는 체외 사정이 가장 만족스러운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아(콘돔 사용의 경우 라텍스나 우레탄이 주는 이물감에 성적 만족이나 일시적 성기능 저하가 오는 경우가 있다) 피임과 성적인 건강과 쾌감은 기회 비용적인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인 것은 맞다. 물론, 개인에 따라 호르몬제제들이 성기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거나 임신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에서의 해방감에 되려 성적인 만족도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인공적인 호르몬 제제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부작용을 떠안고 가야하는 사실도 무시하면 안 된다. 남성용 비호르몬-피임약이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고 하니 전세계적인 성건강과 성적 괘락의 증진을 위해 빠른 임상시험 통과와 시판을 기대해본다.
 
 
요약 및 세계 성권리 선언서
 
이렇게 이틀간의 학회일정을 소화하며 제 14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세계 성학술대회를 마치게 되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총론은 역시나 다음과 같다: 대국민적인 성 인식이 바뀌고 열려서 올바른 성권리와 인권이 바로 잡히려면 그 영유아 때부터의 ‘성과학적이고 현실적인 상황에 의거한 중립적인 성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성인까지 이어지는 성교육 시스템이 자리잡혀야하며 이를 통해 누구든 보편적인 성적인 인식과 중립적인 의식을 기반으로 스스로 성적 취향과 이를 행할 자기신체결정권/보호권이 보장되어야한다.
 
마지막으로 2014년에 개정된 세계성의학회 (WAS)의 성권리 선언서 조항들을 아래에 적으며 본 참관기를 마무리한다.
 
1. 성평등과 비차별에 관한 권리
2. 성적으로 연루된 삶과 자유, 보호에 대한 권리
3. 신체 자기결정권과 보전권
4. 고문, 비인간적이고 잔인하며 인격모독적인 대우와 처벌에서 자유로울 권리
5. 모든 종류의 폭력과 억압에서 벗어날 권리
6.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
7. 성적 건강을 추구할 권리
8. 과학적 혜택을 누릴 권리
9. 올바른 성적 정보에 접근할 권리
10. 성교육에 대한 보장원
11. 자유롭게 결혼이나 이에 준하는 관계를 맺거나 이를 해지할 권리
12. 출산에 대한 선택과 의미를 부여받을 권리
13. 생각과 표현의 자유
14. 평화로운 조직을 결성할 권리
15. 대중과 정치적 삶에 참여할 권리
16. 침해당한 성권리를 항의하고 보상받을 권리
 
- 성권리는 성에 기반한 인권이다. 
 
· 주요태그 성문화  섹스칼럼  
· 연관 / 추천 콘텐츠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목록보기
 
핑크요힘베 2017-03-22 12:48:22
이 글이 이때 올라왔었군요~ㅎㅎ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