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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LAGGIES]

그 애는 웃을 줄을 모르는 것 같았다. 초지일관 무표정. 어쩌다 한 번 웃을라 치면 얼굴 근육이 마치 삐그덕거리는 소리를 내는 듯했다. 마치 웃는 표정은 입력이 된 적 없는 로봇처럼. 게다가 작고 왜소한 체구였다. 말수도 적었고. 근데 희한하게 그 애가 뿜는 에너지는 꽤 큰 모양새였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형용하기에는 어렵지만 아무튼 묵직한 존재감 같은 걸 그 애는 가지고 있었다.

의사표현을 잘 하지 않았지만 주눅든 적도 없었고, 예의가 몸에 배어있었지만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사람도 아니었다. 여담이지만 영화 <마녀>를 보고 느꼈던 것은, 극중에 등장하는 무명의 긴 생머리를 한 배우와 그 애가 참 닮았다는 것. 그 애는 정말 깍듯했다. 누구를 호명하든 꼭 '님'이라고 부르더라. 그래서 나도 자연스럽게 그 애를 '님'이라 호명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언젠가 그 애가 내게 그랬는데, "ㅇㅇ님, 저보다 나이 많으시니까 말씀 편하게 하세요." 라고. 나는 그 애가 불편한 적이 없었다. 상호 높임말을 사용하기는 했어도 나는 결코 편하지 않다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럼 ㅁ님도 같이 말 편하게 해요. ㅇㅇ님 말고. ㅇㅇ아, 해봐요." 

그 애는 내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그 애에게서 최초로 본 자연스러운 웃음이었다. 웃음 끝에 내 권유는 거절당했다. 그래서 그 애랑은 정말 오랜 기간동안 상호 존대를 유지했었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자연스럽게 우리는 말을 놓았는데, 가끔 내가 장난으로라도 'ㅁ님'이라고 호칭하면 오글거려 죽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심적 거리가 가까워지니 자연히 말을 놓게 된 것처럼, 그 애에 대한 정보도 많이 알게 되었다. 서로가 가진 추억도 자연스레 공유하게 되었고. 20살에 통장에 차곡차곡 모은 돈이 천만 원이라는 얘기를 듣고 참 포부가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사람 앞에서는 낯을 꽤 가리지만 동물들 앞에서는 한없이 말랑한 사람이 된다는 것도. 귀여운 동물을 보면 감탄사로 꼭 욕을 하는 것도. 

하루는 그 애가 푸념을 한 적이 있었다. 

"아, 씨-발. 언니, 나는 왜 이상한 새끼들만 만나는 거야? 진짜 좋은 남자 만나고 싶다." 

근무하던 센터의 트레이너와 사귄지 한 3주 됐을 때였나. 섹스를 하고 잠들었다고. 목이 말랐댔나 오줌이 마려웠댔나 부스스 눈을 떴는데 그 남자의 켜진 휴대폰에는 메신저 창이 떠있더랬다. 회원들에게 '도움'을 명목으로 하는 온갖 호작질. 당장에 깨워서 설명을 요구했더니 그 남자는 오히려 그 애를 의부증이 있는 사람으로 몰아갔고, 집착이 심하다며 외려 질타했다고 한다. 결국 센터를 그만둔 것은 그 남자가 아니었다.

무어라고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위로에 능한 사람도 아니었고, 어설픈 위로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다. 

"그 새끼는 분명히 너 같은 애 놓친 거 땅을 치고 후회할 거야." 

테이블에 부착된 호출벨을 눌러 생맥주 두 잔을 더 주문했다.

"이것도 좀 더 주세요."

그 애는 스테인리스로 된 간장종지에 담긴 프레첼 부스러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씨발씨발거리던 대화는 어느덧 줄어들고, 시간은 훌쩍 흘러 자정을 넘겼다. 

"인제 집에 가자." 하는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 애는 영수증을 낚아챘다.

"내놔." "싫어." "내놔." "싫어."

가벼운 실갱이 끝에 이긴 건 나였다. 계산대에 난처한 표정의 직원에게 "제가 나이 더 많아요." 했더니 내 카드를 집어가시더라. 대학로 펍이 비싸봐야 얼마나 비싸다고. 큰 돈도 아닌데 그 얼마를 계산하지 못해 분해하는 그 애는 술집을 나와 택시정류장으로 걸어가는 내내 씩씩거렸다. 

"아, 왜 맨날 언니가 내냐고." 
"그럼 다음에는 니가 내." 
"아- 그러면서 또 언니가 낼 거잖아." 
"알았어알았어. 다음에는 그럼 돈 안 들고 나갈게." 
"진짜지." 

그 애의 화가 조금은 누그러진 것 같았다. 택시정류장에는 사람도, 택시도 없었다. 그 애랑 둘이 우두커니 서서 택시가 오기를 기다렸다. 

"언니. 언니는 행복해?" 
"왜?" 
"솔직히 나는 좀 충격이었거든. 안 사귀는 사람들이랑 막... 그러는 거." 
"원나잇하고, 섹파 만들고 그러는 거?" 
"어어. 그거." 
"음... 행복인가 이게? 음. 근데 불행하지는 않아. 가끔 개똥 같은 사람 만날 때도 있기는 한데." 
"씨발." 
"그래도 감정을 안 쓰니까 편하기는 한 거 같다. 전전긍긍 안 해도 되니까." 
"흠..." 
"가끔 근데 좀 무서워. 이렇게 남자 갈아타고 다니다보면 나중에 진짜 사랑하고 싶어지는 사람을 만났을 때 내 감정을 못 쓰면 어떡하지? 하고. 녹슬지도 모르잖아." 
"아니야. 그래도 나는 언니가 존나 부러워." 
"야씨. 각자 할 수 있는 거 하면 되는 거야." 
"내가 죽기 전에는 제대로 된 연애를 할 수 있을까?" 
"말해 뭐 해. 입 아프다. 야, 택시 온다. 타고 가. 중간에 떨궈줄게." 

기사님께 행선지와 중간 하차지를 말씀드리고는 또다시 대화에 열중했다. 문을 닫는 소리가 큰 걸 보니 그 애는 평소보다 취했거나, 흥분했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았다. 아니면 뭐, 바람일 수도 있고. 

"언니는 그러면 안 무서워?" 
"음. 응." 
"와- 개쩐다. 막 피임(속닥)은? 만약에 임신(속닥)하면 어떡해?" 
"콘돔(안 속닥) 쓰기는 하는데, 아직까지 임신(안 속닥)한 적은 없어서. 좀 남 일 같아. 근데 뭐 생기면 수술해야지." 
"헐... 이상한 사람 만난 적은 없어?" 
"왜 없어, 나 자는 새에 지갑에서 돈 빼간 새끼도 있었고, 발기부전이면서 자기 집으로 오라고 하던 놈도 있었고." 
"헐. 미친. 신고 안 했어? 근데 발기부전인지는 어떻게 알았어?" 
"처음에는 내가 안 꼴려서 안 서는 줄 알았거든? 입으로도 했는데 진짜 물렁한 거야. 근데 A언니 내가 몇 번 얘기 했었지?" 
"아. 그 중학교 때?" 
"응. 그 언니랑 전에 술 마실 때, 자기 섹파 얘기를 하는데 이름이 익숙해서 물어봤는데 같은 사람인 거야." 
"대박. 그럼 그 언니랑은 됐대?" 
"그래서 내가 이 사람 안 서지 않았냐고, 나도 만나본 적 있다고 그랬거든." 
"어." 
"언니도 그래서 섹스는 안 하고 간 보는 중이라더라." 
"와- 세상 진짜 좁다." 
"그니까 나쁜 짓 하고 다니지 말자." 

시덥잖은 대화 몇 마디 주고받았을 뿐이었는데 금세 그 애의 집 앞에 도착해있었다. 그 애는 내리면서 주머니 속에 따뜻하고 꼬깃해진 만원짜리 지폐를 던져버리더라. 

'뒤질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왜' 
'계좌 불러라' 
't^^t' 

첫인상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게나 조용조용하던 쪼끄만한 애가 이렇게 활달하고 말이 많을 줄이야. 웃는 표정은 아직도 조금 삐걱삐걱하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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