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리_RED > 레드홀릭스가 간다
[암스테르담 출장기] 14탄 예술가들의 서점 boekie woekie  
0

머리 말리기 귀찮아서 저렇게 둘러쓰고 레홀하는 쭈쭈걸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이 이렇게 쉬울 줄이야. 느즈막히 일어나도 아침 8시. 암스테르담 시내를 바라보며 레드홀릭스는 별일 없는지 이것저것 잠시 살펴보다가 섹시고니 실장님이 소지섭모자(빵떡)를 샀다며 인증샷을 보낸 펄리에게 사무실 안부를 묻다가 반고흐 뮤지엄 예약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둘러 떠났다. 

오후에는 암스테르담을 걸으며 새로운 매장들을 탐색했는데... 그러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이곳.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촉이 좋은 것 같다)


 
겉으로 보기엔 오래된 서점 같아 보이지만, 심상치 않은 곳.


BOEKIE WOEKIE - Books by Artists

들어가자마자 오래된 책 냄새와 함께 빼곡히 전시된 책에 '우와......'라고 크게 말해버렸다. 순간 가게를 지키던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짧고 굵게 'Hello' 인사를 했고 우리도 보답하여 '헬~로~~'. 할아버지는 다시 일을 보기 시작했고 덕분에 동생과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전시된 것(?)들의 정체를 파악했다.



책인데, 책이지 않은, 책일 것 같은 책들


무심하게 벽면에 빈틈없이 꽉꽉 채워진 책. 하나씩 살펴보면 또 예상 밖의 것이어서 감탄.....



▲ 
똥에 관한 책 SHIT
불과 몇십 년 전까지 길거리에
똥을 싸고 다니는 유럽인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실을 이용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무려 48유로



 한글이 보여서 반가웠으나, 건들 수 없는 비주얼



▲ 트래쉬 타운 매거진
막상 열어보면 쓰레기에 대한 다양한 사진이 들어있다.
캔, 라이타, 페트병 등 정말 쓰레기 모음집 ㅋㅋㅋ




2018년 2번째 발행된
인쇄, 젠더, 섹스를 주제로 한 mag@zine
 
안되겠다. 부끄러움을 뒤로하고,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이 곳의 정체가 무엇인지 물었다.
 
"여기는 서점인 것 같은데, 보통의 서점은 아닌 것 같아서요. 어떤 종류의 서점인거에요?"
"예술가(아티스트)들의 책 갤러리죠"
"와..."
"그들이 자기가 만든 작품들은 여기로 가져오고 저는 그것을 소개하고 판매합니다"
"그럼 재고가 하나 밖에 없는 건가요?"
"일부는 그렇죠"
"더 구경해도 될까요?"
"마음껏 하세요"

1985년 네덜란드, 당시 작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보여줄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독일, 네덜란드 통털어 서점이 2~3곳 밖에 없었다고 함)에 좌절을 느끼고 있었고, 이때 6명의 예술가(암스테르담에 살고 있지만 3개국 출신의)들이 대중들과 만나기 위해 뜻을 모아 1986년 1월, 아주 작은 공간을 임대하여 보키오키를 만들었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 이들의 두번째 공간이며 우리가 말을 건넨 할아버지가 설립자 중 한 명인 Jan Voss 씨였다.


이곳에는 현재 3,000여명의 예술가들의 책을 포함하여 7,000여권 이상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거의 위탁판매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간 안쪽에는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작업공간과 그림이 전시된 갤러리가 있다.


작품이 기준없이 전시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림끼리 모여있거나 책의 경우 알파벳 순으로 모여 있는데, 어쩌면 주제나 장르로 구분하지 않는 것이 이 곳의 장점일지도. 작가들의 작품을 사전정보 없이 그대로 마주하길 바라는 보키오키의 바람일지도 모른다. 

  
어떤 블로거가 보키오키를 인터뷰 했었는데,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주로 누구고, 판매할 책은 어떻게 찾아내느냐는 질문에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이 작품을 만든 예술가들은 구매자를 계산하고 만들지 않는다. 우리(보키오키)는 이 책이 예측불가능한 미래를 가졌다는 것을 이해하고 팔릴 지 팔리지 않을 지에 대한 두려움에 주저하지 않는다. 이 공간을 찾는 사람은 매우 극소수이며, 수집가이고 또한 예술가다.'
 

매장 안쪽으로 쭈욱 들어가면 갤러리처럼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때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이 하나 있었두랬지.
 


 머리를 꽝! 부딪힌 것 같은 충격의 엽서 워시드카드 등장


보자마자 충격이어서 발걸음을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엽서를 세탁기에 돌렸는지, 혹은 구겨서 물에 적셨는지 그대로 말려서 엽서로 만들어버리는 창의적인 생각. 결국 나의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2장이나.....!!


▲ 뒤에는 말리고나서 도장으로 꾸욱 찍어버린 듯한 텍스트



▲ 문 앞에 비치된 박스엽서
박스를 엽서크기로 잘라 1장에 1유로 판매하고 있다.
이것이 갬성값인가....!


워시드카드를 지나 안쪽으로 쭈욱 들어오면,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 테이블에 앉아 책을 감상할 수도 있다.



물감이랑 붓이 있는 것을 보아하니, 그림을 그리는 작은 마당 같다.



▲ 마당으로 나가는 문인데,
발자국을 찍어낸 듯한 그림이 왼편에 있고
30주년을 알리는 보키오키 포스터 위로 Fierce Pussy가 보인다.
사나운.....보지......? 사나운 계집? 이런 뜻인가 뭘까



▲ 다양한 표지, 다양한 사이즈, 다양한 컬러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자유로운 책들이 널려있다.

 
 
▲ 보키오키의 로고 애니메이션

보키오키는 바로 머리를 쭈뼛서게 만드는 새로운 발견! 이라는 경험을 책과 작품을 통해 제공한다. 이곳에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책들이 정말 많다. 당신이 암스테르담에 오게 된다면 꼭 한 번 이곳에서 특별한 나만의 예술작품을 꼭 찾길 바란다.

BOEKIE WOEKIE Books by Artists
주소 : Berenstraat 16 1016 GH Amsterdam The Netherlands
연락처 : +31-020-639-0507 mail@boekiewoekie.com
운영시간 : Open everyday, 12pm - 6pm
웹사이트 : https://boekiewoekie.com


이제 쭈쭈걸은 파리로 떠납니다~!
출장기 외전, 파리편을 기대해주세요~ 오 상줼리줴~
레드홀릭스
섹스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http://www.redholics.com
 
· 연관 / 추천 콘텐츠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목록보기
 
핑꼬 2019-04-26 19:55:20
기대중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