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편지. 500일의 썸머.  
0
아저씨펌 조회수 : 1571 좋아요 : 0 클리핑 : 0
도시락 이쁘게 준비해서 나섰지요?
햇빛이 강렬하군요.
튜브 하나 가방처럼 매고 다녀도 이상하지 않겠어. 바닷가도 아니지만 어색해 보이기는 커녕 어째 굉장히 부러워 보일것만 같아요.
상상합니다.
투피스 수영복이나 래쉬가드를 입은 사람들이 서핑보드와 작은 튜브를 악세사리처럼 둘러메고 활보하는 거리를. 저마다의 손에 찰랑이며  반짝이는 팔찌와 꽃 피듯 물든 손톱, 하얀 여름 스니커즈와 엄지 발가락에 걸린 채 이끌리는 슬리퍼.
말간 복숭아뼈에 그려넣은 하트 무늬의 검정 헤나가 잘 어울리는 살색의 여름을.
상상합니다.
당신은.
청반바지에 하얀 긴 팔 브라우스를 접어 입고는 바닷바람에 나풀 거리고 있어요. 긴 머리는 양 갈래로 묶고 신발도 양 손에 든 채 휘저으며 맨발로 해안가를 뛰어 다닙니다. 뒤따르는 흰둥이는 당신 신발을 낚아채보려 점핑 점핑! 점점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해를 맥주잔 안에 담아 마시던  나는. 펜과 종이와 맥주잔 마저 내팽게 치고 당신을 쫒아가 안아 올립니다. 뛰던 힘을 못이기고 물 속에서 넘어지지만. 아! 이렇게 즐거울수는 없어요.
하얀 파도에 앉아 당신이라는 여름과 키스를 합니다.

그래요. 내게.
여름은 당신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그러니. 여름으로 가는 표는 편도여야만 합니다.
돌아올 이유 따윈 없으니까요.

https://youtu.be/RC8ApqqKuAg
아저씨펌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몬데시 2016-06-23 12:17:02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나, 윤대녕의 「천지간」의 문체가 생각나네요. 부드럽고 섬세하고 이야기 나누는 듯한 편지글..
누구에게 그리 편지를 쓰시나요?^^
아저씨펌/ 감사합니다. "사랑" 이라는 단어를 품은 사람들에게. 꼬끼오~ 닭살이 오른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1


Total : 36045 (1245/1803)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1165 밤이 왔네요.. [6] 디니님 2016-06-26 2065
11164 늦은저녁입니다 [21] 쪼요쪼요 2016-06-26 1980
11163 진짜오랜만에올리는인사..걱정..ㅠㅠ [12] G팍 2016-06-26 2234
11162 아악!!!! [23] 소심녀 2016-06-26 2071
11161 남친/여친을 섹스마스터로 만들고자 하는 분들에게....... [8] 뱀파이어 2016-06-26 2867
11160 하나만 하자...욕심도.. [2] 뱀파이어 2016-06-26 2047
11159 켠님에게  part.2 [2] 켠디션 2016-06-26 2534
11158 철구TV 성대모사 [2] 켠디션 2016-06-26 2354
11157 여러분 안전한 섹스들 하세오 [1] versatile 2016-06-26 2387
11156 쇼미더머니 콘서트 가시는분~~ [3] 뿌로로롱 2016-06-26 1746
11155 요즘 자꾸 머릿속을 울리는 노래 가사가... [6] OhgRay 2016-06-26 2532
11154 나이에 맞는 섹스횟수 [35] 쪼요쪼요 2016-06-26 3388
11153 짜증날땐 짜장면~우울할땐울면~ [7] 검단동 2016-06-26 1862
11152 군대에서 비누 주을땐 이렇게~~ 아트쟁이 2016-06-26 1816
11151 누가 좀.. [14] 초코플롯트 2016-06-26 2334
11150 자다 깨서 레홀 보다가~ [2] 아트쟁이 2016-06-26 1945
11149 보지 게임해요~ [75] 프레이즈 2016-06-26 7685
11148 소모임은 어떻게 들어가나융 ..? [8] 디니님 2016-06-26 2051
11147 끝말잇기해요~! [142] nyangnyang22 2016-06-26 3458
11146 커피 볶는 아침 (정말 제대로된 커피숍 소개 정보..).. [12] Mare 2016-06-26 2150
[처음] < 1241 1242 1243 1244 1245 1246 1247 1248 1249 1250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