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편지. 오늘 밤이 되서야 커피잔을 엎다.  
0
아저씨펌 조회수 : 1648 좋아요 : 1 클리핑 : 1
어제 당신과의 블랙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당신을 내려주고 혼자되어 돌아오는 길부터, 난.
껍데기만 남은 듯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았어요.
껍데기는 가라. 그리 외쳤던 내가.
껍데기가 되버리다니.
당신은 날 이렇게도 만들 수가 있군요.

내 안에 작은 핏방울과 내 안에 옅은 색깔의 생각까지
당신이 다 가져간 듯 했어요. 그래요. 당신은.
나를 훔치는 사람.
내가 나인지 모를 모습까지 풍랑처럼 흔들어 다 끄집어 내놓구는
당신의 작은 호리병에 쭈욱 빨아 들이는 사람.
어둠이 내리고 달 같은 가로등이 듬성 듬성 마음을 밝히면
키스처럼 강렬한 주문으로 당신의 노예인양 
훔쳐 두었던 나의 짐승을 불러내는 당신의 본능.
두꺼운 쇠고랑에 손과 발이 묶인 난 당신의 머리 긴 노예.
그러나 나의 속박을 풀러 당신에게 채우는 그대가.
나의 노예, 나의 주인, 내 용암같은 사랑입니다.

커피를 엎지르고.
탁자위에 고인 커피에 비친 당신의 미소는 훔쳐내질 못하고
멍하니 그 안으로 다이빙 하듯 빠져들어만가는.
나.

당신.

우리의 사랑.
아저씨펌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또해영 2016-06-05 21:28:27
귓가에 속삭이듯 써 내려간 고백이 참 달달하고 좋아보이네요 ~^^
아저씨펌/ 언제까지 해영~ 커피 살 때까지영~~ 또해영님 ^^ 감사합니다~
1


Total : 35997 (1257/180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0877 다른 남성분들께 질문~ [24] 봉지속에잡지 2016-06-09 2408
10876 부럽더라 [30] 최고의 2016-06-09 2644
10875 카섹스와 사이카 사이 행복한이반장 2016-06-09 1999
10874 이별 후.. [3] 보더 2016-06-09 1787
10873 가슴 보여줄까? [3] 풀뜯는짐승 2016-06-08 2190
10872 솔직하고 적극적이며 순수하고 착한 [11] 쑥먹어라 2016-06-08 2178
10871 어험...익명의 글들이.. [5] 카리스마킴 2016-06-08 2015
10870 과거란 중요치 않아... [10] 오늘부터레드 2016-06-08 1738
10869 뭐요뭐요 [16] 슈퍼맨456 2016-06-08 2075
10868 (후방)이세돌 vs 알파고 숨은 명장면 [1] 꼬꾸 2016-06-08 2008
10867 커플클럽예시카 가보신분 계신가요? [5] dipper 2016-06-08 2799
10866 남자 브라질리언왁싱 문의요 [16] 슈퍼맨456 2016-06-08 2371
10865 좋은 크루즈여행이군요 [1] 핑크요힘베 2016-06-08 1918
10864 골프 질문...ㅋ [6] 그냥사람 2016-06-08 1938
10863 당당하고 멋지게 남자를 요리했던 그녀..... [20] 뱀파이어 2016-06-08 2653
10862 오늘 생각나는 나의멘트 [5] 쑥먹어라 2016-06-08 1737
10861 사람들이 점점.. [1] -꺄르르- 2016-06-08 1801
10860 왜들 그러시나요? [1] 차가운매너 2016-06-08 1653
10859 나도 섹파제안 [4] 식인상어 2016-06-08 2549
10858 미친듯이 박고싶다. [5] 니체와철학 2016-06-08 2244
[처음] < 1253 1254 1255 1256 1257 1258 1259 1260 1261 1262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