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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오섹슈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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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el 조회수 : 1074 좋아요 : 2 클리핑 : 0
뇌섹으로 대강 의역되는 단어죠. 현실적으로 뇌섹을 느끼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학때 교수를 보며 뇌섹을 느끼려나? 뇌섹을 느끼려면 본인도 좀 수준이 되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교수의 말은 대부분 외계어로 느껴지기 때문에(...). 뭐 대학교수와 학생이 정분나는 일이 없진 않으니 아마 현실적 뇌섹이 아닐까 싶군요. 여교수의 은밀한 비밀 뭐 이런 제목의 야설, 영화 기타 등등이 분명 어딘가 존재할 것 같은데 제 삶에서 은밀한 비밀이 궁금한 여교수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찾아보니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이라는 영화가 있긴 하군요, 그래봤자 역시 없었습니다(...).

한 때 독서모임을 나가보곤 했는데 외려 실망을 더 많이 했죠. 다 이렇다는건 아니지만 제법 보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1. 이 책은 문체 or 표현이 참 좋아요. 도대체 문체가 어떻게 좋은건데? 그 표현은 왜 좋은건데? 아니 예문이라도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러한 말들을 전부 삼키고선, 그냥 제 마음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안읽었거나 읽어도 남는게 없었던가. 2. 수험생. 이런 분들은 전체를 요약노트해옵니다. 노력과 성실성은 인정할 바라고 생각하나 딱 거기에 그치는 분들이 있습니다. 좀 더 나아가면 이 분들은 토론을 스피드퀴즈로 응하죠.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니지만 아니 우리가 그걸로 시험을 치는 것도 아닐텐데(...). 책 내용 요약 정리해서 외우는건 학창시절에 너무 오래 해온 일 아닌가. 떫떠름해지는 시점은 이런 분들에게서 책에 대한 어떤 감상이나 개인적 의견이 나오지 않을 때죠. 아, 정말 공부하셨군. 3. 기어가이, 기어걸. 뭔가 이야기하다가 안물안궁한 개인사를 이야기하는데 결국 그 내용은 나 이런 사람이야~ 알아서 기어~를 외치시는거죠. 아주 자주 본 타입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딱한 사람인가 싶습니다. 

하여튼 사피오섹슈얼한 분을 만나본 경험은 없고, 그냥 사피오까진 되는 분들은 만나보긴 했습니다. 대개 연령대가 50~60줄인데, 지적이어야 사피오를 느낄텐데, 그냥 저보다 오래 사시고 그 기간동안 꾸준히 읽고 생각하고 그래서 그렇구나 싶더랍니다. 직접 언급하신 분도 있었죠. 다독, 다작, 다상량. 누적의 차이일거라고. 하여튼 사피오는 되지만 섹슈얼이 안되던 이유는 솔직히 연령때문에(...). 존경은 할 수 있지만 섹시함을 느낄 순 없었던(...).

제 생활세계, 직접 만나게 되는 사람들 제외하고 좀 넓혀서 미디어까지 포함하면 딱 한 분 있습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교수에게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외모도 준수하시고 어쩜 그렇게 말을 우아하게 하시면서도 사람들이 지나치기 쉬운 맹점을 짚어서 풀어내곤 자기 주장의 핵심에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것들을 보면 그렇습니다. 요즘 좀 뉴스에 나오시더군요. 하여튼 그 정도는 되어야 사피오섹슈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섹슈얼을 느끼는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사피오가 너무 높은 수준인 것 같아요.

이 분 최근 책 중에 시네마토피아라는 책이 있습니다. 아마 언론사 기고문을 엮은 것 같은데, 토픽이 아주 길진 않지만 적당하고 적절히 엮여서 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영화로 비춰본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빈약한 느낌도 아닙니다. 정확히 제목이 기억나진 않는데, 대만인가 타이완인가? 신인 작가의 데뷔작(?)이 사회적 돌풍을 일으키는데, 이게 과외 선생이 여학생을 몇 년간 성폭행했다는 이야기였을겁니다. 자전적 이야기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고, 언론의 취재를 빙자한 추궁 끝에 자살합니다. 과외 선생으로 특정된 사람도 있었는데 그는 부인했습니다. 소설 내용이 아니라 현실의 사건이었죠. 이에 대해 쓰면서, 사랑과 동경 또는 선망을 혼동해선 안되고 이용해서도 안된다고 평하더군요. 면구한 이야기지만 그 즈음에 너무 어린 친구가 어필했던 적이 있었는데 잘 타일러서 돌려보낸게 잘한 일이었다 싶더군요-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어서 딱 그것만은 아닙니다. 하여튼 그 외에도 느껴지는 바가 많은 책이었습니다. 독립영화도 적잖이 다뤄서 저로서는 전혀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이야기를 듣는 즐거움도 있었죠. 기회 닿으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하여튼 요지는, 사피오섹슈얼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 것 같다는 이야깁니다. ㅎㅎㅎ 좀 판타지스러운 이야기같아요. 저는 현실주의자라 판타지스러운건 항상 눈에 걸리더군요.
rus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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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요힘베 2024-03-15 02:09:12
조심스럽게 오류를 하나 말씀드리면요.....

사피오섹슈얼은 똑똑하거나 현명한 사람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사람을 말합니다. 즉, '섹시하게 똑똑한 사람'이어야하는 것이 아니라 똑똑하고 지적 수준이 높은 상대방이면 내가 하악하악 꼴린다는 성향이라는 겁니다.
(네, 반대로 길게 말씀하신게 맞아요)

유독 사람들이 사피오섹슈얼만 뇌섹으로 잘못 오해하고 있어 댓글을 달았습니다.
russel/ 아하 그렇군요
Ririka 2024-03-14 16:46:52
상대가 지적일수록 그냥 옆에두고 지켜보는게 더 좋습니다 굳이 가까이 뭔가를 하고싶지 않아요
russel/ 질문하기엔 좋습니다.
집냥이 2024-03-14 16:38:06
본문 다 받고 저는 본인 입으로 도미넌트, 오너, 마스터라고 하는 사람들 경계해요ㅎㅎ
russel/ ㅍㅎㅎ 그 성향이라는거 좀 웃기지 않습니까? 사주팔자, 혈액형, 영어 4자리 어쩌구, 그건 뭐 성적 취향에 대한 성향인거죠. 상향 자체가 웃기다기보다는, 뭐 그런 설문지 있잔습니까. 저도 심심풀이로 해보긴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테스트를 통해 자기가 어떤 성향인 것으로 판정이 났으므로 그러한 성향을 마치 준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 같아요! 전 사람 모르겠다는 입장이고 모르겠는 일을 그간 아주 여러 번 맞닥뜨려왔는데, 그런 테스트가 수십억 인간의 유형을 정리해서 이러저러하다 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저는 이러 저러한 유형이다보니.... 미주알 고주알 한 것 같아요' 그럴리가!
russel/ 그리고 이런 분들 짜증나는 부분은... '나는 이런 성향이야'라고 밝히는게 특히 초면이나 거의 초면에 그렇게 밝히는게, '알아뫼셔라'로 들린다는겁니다. '너 이런 성향이 뭐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아들었지?', 아니 뭘 어쩌라고? 니가 존중하면 나도 존중하고 니가 배려하면 나도 배려하고 니가 무례하면 너는 대가를 치러야지!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세상이 니 중심으로 돌아갈리가! 그건 영유아때 하루에 열 두번씩 먹고 싸고 자면서 칭얼댈 때나 부모님이 해주는건데! 철이 들어야 하는데 남녀 공히 대충 이십대 후반까지 철을 들지 못하면 평생 못듭니다.
집냥이/ 저는 이 수많은 텍스트들을 속으로 삼키는데 굉장히 친절하시네요.. 이걸 이렇게 다 풀어서 설명해주시네 (내가 못돼먹은 건가)
russel/ 제가 친절한 것도 아니고 님이 못돼먹은 것도 아닙니다. 그냥 제가 말이 많은 인간이라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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