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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적 상상과 로맨틱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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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트립티즈]
적막하고 외로운 밤, 소파에 누워 이리저리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된 에로영화 속 두 남녀의 헐떡이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깊이 빠져든다. 머릿속에는 은밀하고 짜릿한 성적 환상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에로영화 속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낯선 사람과 진한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고 도발적인 자세로 상대 몸 위에 올라 있는 아찔한 모습을 그려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옷 속에 감추어진 몸 구석구석을 더듬는다.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성적 상상은 외로운 밤 혼자 뒤척일 때가 아니더라도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거나 아니면 섹스 도중에도 불현듯 찾아와 우리의 머릿속을 점령하곤 한다. 그런데 이런 성적 상상이 남녀 간에 묘한 차이가 있다. 남자의 성적 상상은 서로의 관계, 정서적 연대감, 유혹, 섹스 이전의 키스나 애무와 같은 친밀한 행동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여자와 성관계를 가질 때 느끼는 성적 감각에 대해서도 전혀 상상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고백하는 성적 상상을 보면 “여러 명의 여자가 핥고 키스하고 펠라치오 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나는 발가벗은 여자들이 사는 나라의 유일한 남자이다. 심심하면 거리에 나가 그날 가장 멋져 보이는 여자를 골라 마음대로 관계를 맺는다” “성관계를 맺는 수많은 여자들은 나의 강하고 거친 피스톤 운동에 황홀한 비명을 질러댄다”는 등 포르노처럼 성행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남자의 성적 상상에는 시각적 자극이 필수적이다. 여자의 풍만한 가슴, 엉덩이를 눈으로 보아야 자신의 성기가 부풀어 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기가 되면 곧바로 섹스에 돌입한다. 심리학자이자 성교육 전문가인 마이클 베이더는 “남자의 자존심을 지나치게 성적 능력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면서 “많은 남자들이 발기능력과 지속력, 페니스 크기에 대해 걱정하고 있으며 비아그라 같은 약물의 엄청난 인기도 이 때문이다”라고 했다.
 
남자가 발기를 위해 시각적인 자극을 줄 수 있는 포르노 영화나 잡지를 보는 것처럼 성적 상상도 그렇게 하는 것이다. 남자들이 자위행위를 할 때도 자신의 페니스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그 느낌이 어느 정도의 쾌감을 유발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그 쾌감의 폭을 크게 만들려는 노력도 하지 않게 된다. 단지 어떤 여자와의 섹스 장면만을 연상하면서 발기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남자가 느끼는 성적 자극이 단조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에 여자는 자신을 설레게 하는 멋진 남자가 부드럽게 애무해줄 때 느끼는 성적 감각을 상상하는 것이 보통이다. 남자와의 키스도 단순히 키스하는 행위를 연상하는 것이 아니라 흥분된 자신의 몸이 느끼는 감각을 음미한다. 여자의 성적 상상은 매혹적인 분위기, 설레고 들뜨게 하는 로맨스, 감각적인 애무 등을 통해 상대와 깊은 정서적 유대관계를 가지면서 그다음 성행위로 발전한다. 성행위를 할 때도 단순히 행위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를 통해 얻어지는 성적 쾌감을 실제 피부로 느끼면서 성적 상상을 한다.
 
그리스의 시인 사포는 욕망이란 피부 아래를 질주하는 ‘섬세한 불꽃’이라고 했다. 피부에 느껴지는 전율과도 같은 성적 감각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섹스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성행위를 먼저 연상한다. 그러나 섹스는 성적 쾌감을 빼놓고는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 성적 쾌감은 행위만 가지고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성적 쾌감은 바로 두뇌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마이클 베이더가 “성적 쾌감은 성기나 말초신경계가 아닌 뇌에서 발생한다. 그 밖의 신체기관들은 단순한 쾌감 수용기관이고 신경 말단일 뿐이다”라고 한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성적 상상은 사람을 흥분시키기도 하고 잠들어 있는 감각을 깨우기도 한다. 그런데 남자들이 페니스를 발기시키는 성적 자극에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포르노적인 상상에 머물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가 섹스를 즐기는 데는 항상 한계가 있다. 조급하게 섹스를 마치고 나면 뭔가 아쉬움이 남게 된다.
 
성적 상상은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이 하는데도 성관계를 가지다 보면 이상하게 여자보다 성적 감각이 덜 깨어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여자들도 포르노적 상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상상을 통해 흥분하게 되면 자신의 몸을 만지면서 성적 쾌감을 느끼기 위해 감각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가 남자보다 오히려 성적 감각을 느끼는 폭이 넓고 크다. 그러므로 남자들도 여자들처럼 자신의 감각을 깨우는 로맨틱한 상상을 하면서 몸의 감각을 하나씩 깨운다면 온몸으로 성적 쾌감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에콰도르에서 제작된 ‘남자는 섹스를 여자는 로맨스를 원한다’는 카피로 시작되는 돌체앤가바나 진 광고를 보면 사랑하는 남녀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머리에 서로 다른 하트 모양이 그려져 있다. 여자는 달콤한 사랑을 원한다는 의미로 제대로 된 하트 모양을 하고 있고 남자는 섹스를 원한다는 의미로 여성의 엉덩이를 상징하는 거꾸로 된 하트 모양이 그려져 있다. 그런데 이런 상징이 여자는 육체적이지 않은 달콤한 사랑을 원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지만 실제로 여자는 초콜릿처럼 달콤한 성적 쾌감을 원한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여자의 로맨스는 뇌를 자극하여 황홀한 성적 쾌감을 피부로 느끼길 원하는 감각적 표현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여자의 사랑은 초콜릿처럼 달콤한 감각적인 쾌감을 말하고 남자의 사랑은 여자 엉덩이처럼 동물적인 자극을 느낄 수 있는 시각적 자극을 원한다. 어떻게 보면 남자는 종족보존의 섹스에 충실하고 여자는 성적 쾌감을 즐기는데 더 충실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여자는 자신의 뇌를 자극하여 성적 쾌감을 느낄 수 있을 때만 만족하는 것이다.
 
탄트라 섹스에서 여자의 성 에너지는 뇌에서 시작하고 남자의 성 에너지는 성기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결국 남자는 배설을 섹스의 목표로 삼고 있고 여자는 성적 쾌감을 섹스의 목표로 삼고 있다고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도 성적 쾌감을 피부로 느끼는 훈련을 하게 해서 여자처럼 온몸으로 황홀한 성적 쾌감을 느끼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그것이 남자의 멀티오르가즘이다.
아더
부부관계연구소 이사장 / 펜트하우스 고문
탄트라 명상연구회 <仙한 사람> 회장
저서 <이혼했으면 성공하라>, <우리 색다르게 해볼까>,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http://blog.naver.com/ar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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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보이 2014-12-17 17:32:54
섬세한 불꽃같은 남성도 많은데, 왜 자꾸 색에 눈먼 남자로만 분류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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