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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를 사로잡은 한국에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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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는 전두환 정권에 의해 국민들에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말라는 우민화 정책 3S가 실행된 시기다. 3S는 스포츠(sports), 섹스(sex), 스크린(screen)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Sports - 1981년 서울올림픽 유치성공, 1982년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씨름 출범, 이어 1983년 농구대잔치 출범
Sex - 1982년 1월 야간통행금지 폐지로 성매매 업소의 증가, 포르노 테이프의 보급
Screen - 1980년 컬러 텔레비전 방송시작, 영화제작, 상영에 대한 검열 철폐, 심야상영 허가

SEX + SCREEN + NIGHT = 에로영화

에로영화는 위와 같은 사회분위기에 딱 맞아 떨어졌고 1982년 애마부인은 개봉 당시 흥행 1위를 기록하며 종로 3가에 위치한 서울극장에는 극장 유리창이 깨질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또한 검열 완화로 영화 제작 위험의 부담이 없었기에 이후 에로영화는 봇물 터지듯 쏟아졌고 80년대 영화는 에로영화의 시대라 불릴 만큼 전성기였다.

오늘은 80년대를 사로잡은 대표에로영화 6편을 소개한다.


1. 무릎과 무릎사이 (1984)
감독 : 이장호
출연 : 안성기, 이보희


줄거리 - 음대생 자영(이보희)은 어린 시절 피리를 가르쳐주던 미국인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어머니의 엄격한 간섭과 보호로 바른 몸가짐을 강요 받으며 충동이 곧 죄악이라는 비정상적인 의식으로 길들여진다. 남편이 혼외정사로 다른 여자의 아이를 얻자 남편에 대한 경멸과 증오심, 욕구불만을 어린 딸에게 엄격한 가정교육으로 해소한다. 어느 날 밤 알 수 없는 전화에 의해 자영의 성충동이 깨어나고 제과점에서 변태적인 남자의 시선에 의해 무릎 사이로 참을 수 없는 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뒷 이야기 - 당시 무명에 가깝던 신인배우 이보희는 이 영화를 통해 당대 최고의 섹시 아이콘이 되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감독이 직접 의사로 출연해 영화에 대한 주제를 설명한다.
“이런 여성의 피해는 서양문명을 무조건 좋다고 따라가려는 잘못된 현상에서 오는 것이며 우리는 그녀의 정신적 순결을 인정해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장호 감독은 신체언어에 대한 책을 읽다가 무릎이라는 단어에 주목해 아름답고 깨끗한 이미지의 성적충동을 느껴 ‘무릎과 무릎사이’라는 제명을 만들고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했다.

관객 약 26만명을 동원하여 그 해 한국영화 흥행순위 2위에 오르면서 스타덤에 오른다.


2. 뽕 (1986)
감독 : 이두용
출연 : 이대근, 이미숙


줄거리 - 일제치하의 용담골에는 투전꾼 삼보(이무정 분)를 남편으로 둔 안협(이미숙 분)이란 여인이 살고 있는데 남편은 몇 달에 한번씩 들러 옷을 갈아입고는 돈을 얻어가지만 그래도 그런 남편을 기다린다. 그녀는 마을의 남자들에게 몸을 허락하고 그 대가로 쌀이나 금품을 받아 살아간다. 이에 격분한 동네 아낙들은 그녀를 때리고 내쫓기로 결정하지만 그녀는 눈 하나 깜짝 않는다.

뒷 이야기 - 나도향의 단편소설인 [뽕]을 영화화했다. 주연 안협을 이미숙이, 변강쇠로 유명한 이대근이 머슴 삼돌이로 출연했다. 안협의 남편 삼보는 독립운동가역이었으나 민족투사가 아닌 방탕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이미숙은 농염한 성적 연기로 1986년 아태영화제와 제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 그 해 칸 국제영화제에 출품했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약 13만 7,000명의 관객을 모으며 1986년도 한국영화 흥행 순위 4위에 올랐다. 이후 뽕 시리즈가 쏟아져 나왔으나 2편은 강문영, 3편은 유연실이 주연을 맡았으며 상대 머슴역으로 조형기가 출연하기도 했으나 모두 이미숙의 [뽕] 아류작들이다.


3. 씨받이 (1986)
감독 : 임권택
출연 : 이구순, 강수연


줄거리 - 이조시대 대가집 종손 신상규(이구순)와 그의 부인 윤씨(방희)사이에 자식이 없자 상규의 어머니와 숙부 신치호(윤양하)가 집안 회의 끝에 씨받이 여인을 들일 것을 결정한다. 이에 씨받이 여인이었던 필녀(김형자)의 딸 옥녀(강수연)를 간택하여 집안으로 들인다. 합방날, 옥녀를 대면한 상규는 옥녀의 빼어난 용모에 사로잡혀 옥녀를 총애하게 되자 부인 윤씨는 옥녀를 투기하게 된다.

뒷 이야기 - 임권택의 대표작 중 하나다. 양반 집안에 씨받이라는 이름으로 아기를 낳아주러 들어간 여인의 고통을 그린 영화다. 영화에서는 대갓집의 대를 잇기 위한 갖가지 풍속들을 보여주면서 그 과정에서 한 여인의 운명이 어떻게 유린되고 희생되는가를 설득력있게 형상화하고 있다.

영화에서 필녀와 옥녀가 살던 씨받이 마을은 실제로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에 위치한 보쌈마을로 일명 씨받이촌으로 불리고 있다.

주역을 맡은 강수연은 아시아 배우 최초 제4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 영화는 임권택을 세계적으로 알렸다.


4. 애마부인 (1982)
감독 : 정인엽
출연 : 임동진, 안소영


줄거리 - 오수비는 과실치사죄로 10년 형을 받고 복역중인 남편 신현우를 2년째 매주 면회를 다닌다. 남편의 외도로 고통받던 오수비는 주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결심하지 못한다. 면회를 위한 기차 여행 중 청년 미술학도 김동엽을 만나 진실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어느날 오수비는 결혼 전 사귀던 옛 애인 김문오를 만나고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바로 윗층에 사는 김문오는 수비의 방을 침범하며 불륜의 정사를 갖는다.

뒷 이야기 - 원래 애마부인은 애마(愛馬) 즉 말을 사랑하는 부인이란 뜻이었으나 너무 야하다는 이유로 애마(愛麻)로 변경하여, 삼베를 사랑하는 부인이라는 뜻이 되었다.

주연 안소영은 촬영 당시 알몸으로 안장없이 말을 타는 장면 때문에 많은 양의 하혈을 했다고 한다.

감독 정인엽은 애마부인 시리즈인 짚시애마를 찍을 당시 스페인 누드비치에서 경찰들이 들이닥치며 “이곳은 모든 사람들이 옷을 벗어야 한다”고 말해 주연뿐만 아니라 스태프들 모두 알몸으로 촬영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최초로 심야상영 영화로 다른편에 비해 노출이나 베드신도 적으나 통행금지가 해제되고 심야상영이 시작되면서 흥행에 성공했으며 이후 무려 13편의 시리즈가 나왔다.

애마부인 3편에는 김부선이 주연으로 출연했으며 에로영화는 이 영화 한편밖에 없는데 에로배우로 낙인찍혔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5.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 (1981)
감독 : 정진우
출연 : 황해, 최윤석, 정윤희


줄거리 - 홀아비 선로반장 최영감은 성불구자로 핏덩어리부터 얻어다 기른 문이와 수련에게 희망을 건다. 수련이는 벙어리였고 문은 서울서 대학까지 배웠으나 서울 생활에 적응치 못하고 귀가한다. 문은 수련이 친남매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사랑하게 되고 수련 역시 문을 연모한다. 최영감은 동굴속에서 만나고 있는 문과 수련을 발견하고 문을 억지로 서울로 보낸다.

뒷 이야기 - 감독 정진우는 ‘여명의 눈동자’를 촬영할 때 정부 고위층이 원하는 여배우를 기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기부에 끌려간 일이 있었다고 한다. (동아 80. 10. 18, 경향 81. 1. 28, 4. 6) 그리고 서대문 형무소에서 한 달 동안 붙잡혀 있다가 ‘여명의 눈동자’ 제작을 중단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나서야 풀려났다.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는 그때 정진우 감독이 감옥에서 구상한 영화다.

강촌 구곡폭포, 오대산 월정사 연못, 영월 고수동굴 등에서 번갈아 찍은 남녀의 애정 행각중 8m 수심 아래서 수중 정사장면이 들어 있다. 이 장면을 촬영할 때 손현채는 15회의 NG끝에 익사할 뻔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정윤희는 앞서 만들어진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와 함께 두편 연속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6. 매춘 (1988)
감독 : 유진선
출연 : 나영희, 김문희, 마흥식, 이형준, 한영수…외 다수


줄거리 - 사랑의 실패에 이은 건달 중한의 폭행으로 자포자기하여 창녀가 된 나영은 우연히 어린시절의 친구였던 문희와 재회한다. 상류층의 여유있는 생활을 하는 콜걸 나영에 비해 가난함 때문에 창녀로 전락한 문희는 고시지망생인 영민을 돕고 있었는데 고시에 합격한 영민이 문희를 버리고 부잣집 딸과 결혼을 하려고 한다. 변심한 애인 때문에 문희는 자살을 하고 나영을 비롯한 콜걸들이 문희의 영구차를 영민의 결혼식장에 끌고간다.

뒷 이야기 - 영화는 “추석이 되어도 고향에 못 가고 치마폭에 쌓이는 것은 돈 대신 눈물뿐이다! 어둠의 딸들아. 너희가 바로 천사 가브리엘이다”라는 구호와 함께 주어진 운명 때문에 밑바닥 인생을 살게 된 여인들을 통해 비정한 사회를 고발하고 있다.

1988년 당시 연극 공연 당시 심의문제로 시비를 일으켰던 [매춘]이 영화화한 뒤로도 “예술이냐 외설이냐”는 논란이 분분했다.

88서울올림픽이 개최되던 9월, 추석 특선 프로로 개봉된 이 영화는 43만 2,609명 동원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면서 1988년 한국영화 흥행 순위 1위. 백상예술대상에서 주인공 나영희가 인기상을 받았다.

개봉 후 매춘의 뒤를 바짝 이은 영화들은 2위 이보희 주연의 미국 로케이션 영화 <아메리카 아메리카>, 3위 뽕2, 4위가 변강쇠3 이었다.


블록버스타급 영화 부럽지 않은 흥행과 최고의 섹시아이콘으로 전성기를 보냈던 그녀들은 이제 드라마 남녀주인공의 어머니로 활약하는 5-60대 배우가 되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이미숙, 강수연과 같은 톱스타들도 노출연기를 해도 괜찮은 분위기다. 제2의 이미숙, 강수연이 되고자 제작된 아류작의 수만 봐도 그 당시의 열풍이 느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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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네이버 영화검색,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레드홀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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