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편지.  
0
아저씨펌 조회수 : 2951 좋아요 : 2 클리핑 : 1
차가운 아침입니다.
비 온 뒤의 풍경이 고스란히 전해지네요. 하룻밤 사이에 어찌나 쑥 컸는지 길가의 풀잎들이 연노란빛으로 바람길도 물들이고는 서로 키재기 하며 춤을 춥니다.
풀잎들의 댄스를 보며 들어선 공장에는 그만한 활기가 돌지를 않는군요. 어제 내린 비에 마음마저  먼 고향 생각들로 젖었을까요. 동료들의 겉으로 드러난 얼굴이 까칠합니다. 대야에 물 받아 얼굴을 닦아주고 코 풀어내던 어머니의 손길이 필요해 보여요.
커피 물을 올려요. 내가 채워줄 수 없는 감정의 조각들은 가끔 커피 한 잔이 채워주기도 하지요. 말없이 건내는 과자 한 조각이나 수고했다고 부둥켜 잡은 어깨에서 덜컹. 마음의 문이 열리기도 합니다.

난 블랙으로 한 잔 마실까해요. 어제 먹다 남은 작은 빵이 두 개나 있어요. 빵결에 뿌린 흰설탕 가루는 다 녹아 보이질 않지만 햇빛에 그을린듯 탱탱하게 윤기나는 살결은 침샘을 자극합니다. 어디 침샘뿐이겠어요! 빵은 거기 그대로 변함없이 있지만 이미 난 눈으로 코로 입술로 혀로 키스하듯 그 맛을 훔쳤답니다.
그런데 내 마음. 질투심도 여전하군요. 에그타르트.
여즉 차가운 공기를 핑계로 오븐에서 갓 나온 에그타르트를 떠올립니다. 당신의 살결을 물듯 가장자리부터 한 잎씩 베어물면 아! 츄릎. 잎안 가득 퍼지는 촉촉함. 제발요.
커피는 당신의 키스로 전해주세요. 연분홍의 립스틱이 찍힌  커피의 향은 철옹성같이 미련한 내 마음을 소리 하나 없이 무너뜨리고야 맙니다.

가끔. 무장해제되어 맞는 아침이 이렇게나 좋군요.

안경을 곧추 세우고
옷깃도 여미고 머리결도 스윽 다듬으며 이런 내 마음 아무도 모를꺼야. 혼잣말을 해봅니다.

오늘은 꽃밭에 뛰노는 아이처럼
향기롭게만 일하겠어요.
무릎 베개를 내어주고
허밍으로 바람을 일으키던 
당신의 꽂밭에서~♡
아저씨펌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레드홀릭스 2016-05-02 10:06:27
이 글은 조회수,덧글수,좋아요수,완성도 등을 고려하여 '명예의 전당' 목록에 추가되었습니다. '명예의 전당'에 등록된 글은 편집되어 팩토리,SNS,e북 등에 공유될 수 있으며 수익이 발생할 경우 내부 규정에 따라서 정산됩니다. 이 글을 작성하신 레홀러님에게는 300포인트가 자동 지급됩니다. 축하합니다. ^^
이태리장인 2016-04-29 11:12:23
좋다. 이 글 너무 좋은데요?
아저씨펌/ 오, 그럼 레홀남에게도 물회 쏘세요~ 뜨건 밤은 생략해드릴께요 ㅎㅎ 다만 늘 고마운 마음은 생략 못하겟네요~^^
redman 2016-04-29 10:46:27
글 잘 읽었어요 ^^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아저씨펌/ 님의 좋은 음악을 듣다보면 글도 쓰게 됩니다. 감사해요. 동학사를 감싼 숲 속 같은 하루 되세요~
redman/ 하하하하 감사합니다. 동학사를 아시는군요. 전 사실 아직 못 가봤어요. 사진만 봤어요.
1


Total : 36030 (1/1802)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콘텐츠 협력 브랜드를 찾습니다. 레드홀릭스 2019-07-29 48801
[공지] 카카오 오픈 단톡방 운영을 시작합니다. (22년2월25일 업데이.. [430] 레드홀릭스 2017-11-05 216431
[공지] (공지) 레드홀릭스 이용 가이드라인 (2021.12.20 업데이트).. [352] 섹시고니 2015-01-16 326690
36027 남후) 생존신고 투척 new Odaldol 2024-05-16 20
36026 (후)오운완 [4] new 울근불근 2024-05-16 519
36025 부커만남 구인해보기! [5] new 섹스는맛있어 2024-05-16 545
36024 가볍게 야한얘기 하면서 끌어올릴수 있는 사람 어디서 구할까.. [4] new 규르루를 2024-05-16 387
36023 사람마음 쉽지않다. [2] new 어디누구 2024-05-16 584
36022 이렇게 날이 좋으면 하루종일 텔에서 물고빨고박히..흠흠//.. [9] new Q5 2024-05-16 697
36021 여성 콜라겐 효과있나요? [7] new 츄룹츄룹 2024-05-16 387
36020 [16] new 훼리 2024-05-16 1282
36019 Leap of Faith [6] new russel 2024-05-16 509
36018 자기싫은밤아시나요 [8] new Q5 2024-05-16 1053
36017 도그플~~~~~~~하고픈날들이군요 new Q5 2024-05-16 659
36016 오로라를 봤네요 [2] new 레홀도깨비 2024-05-16 400
36015 내 영혼을 치유하는 시간 [2] new 라이또 2024-05-16 347
36014 무엇을 위한 [12] new 청바지수집가 2024-05-15 857
36013 모양에 따라 아픈것도 있죠? [5] new 연놈 2024-05-15 821
36012 저같은 분 계신가요? [4] new 램요진의주인님 2024-05-15 1495
36011 생존신고~ 알타리무 2024-05-14 476
1 2 3 4 5 6 7 8 9 10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