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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이섹슈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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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레이킹 더 걸]
 
나는
 
“영화 ‘캐롤’을 보러 가고 싶어.”
 
친구에게 넌지시 운을 띄워보았다. 영 흥미가 없는 눈치다. 재잘재잘 떠들어댄다. 퀴어영화라고, 레즈비언 영화라고 보고 싶다고. 친구가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고 나를 빤히 바라본다.
 
“아직도 여자가 좋아?”
 
여자가 좋은 것과 퀴어영화는 무관하다는 걸 설명하기는 귀찮았다. 대신 나는 아주 밝게 최대한 해맑게 끄덕인다. 아래위로. 아주 크게 긍정을 표한다.
 
“응! 너무! 많이! 좋아!”
 
“너, 남자친구 있잖아. 그럼 남자도 좋아?”
 
다시 아주 해맑게 최대한 밝게 끄덕였다.
 
“응! 많이! 너무! 좋아!”
 
나는 바이섹슈얼이다.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안 나는 걸 보니 아마 수정란 때부터 바이섹슈얼이였을 것이다.
 

여덟 살, 세일러문
 
저녁밥을 먹을 때쯤, TV에서는 세일러문이 ‘빛으로 얍!’을 외쳤다. 어떤 시즌의 마지막 기억에 각인된 장면이 있다. 사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명확한 기억인지 단지 나의 상상력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세일러문이 어떤 나쁜 여왕에게 붙잡힌 장면이었다. 양팔과 다리가 결박된 모습. 아, 내 삶에서 그 순간이 ‘야하다’라는 감정을 느낀 최초의 순간이었다. 아부지의 빨간 비디오 표지에 도톰한 허벅지의 언니들에게도 한 번도 느낀 적 없던, ‘야함’을 처음 느낀. 아주 아주 어린 아이.
 
그 아주 아주 어린 아이는 아주 아주 순수하지는 않았다. 이불 속에 누워 검정 천장을 바라보다 눈을 감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나는 그 장면을 생각했다. 나는 종종 세일러문이 되어 나를 결박하는 여왕을 바라보기도 했고, 왜인지 모를 야릇함에 다리를 베베 꼬았으나 그것이 전부인 나이였다. 이불 속에서 상상 속에서, 나는 여왕에게 어떤 희롱도 당하지 않았으나, 온몸에 퍼지는 야릇함, 그 기분은 너무나 강렬하고 선명했다.

 
열다섯, 어느 밤
 
모두가 잠든 어떤 캠프의 늦은 밤. 나는 왜 잠을 잘 수 없는가를 생각하며 천장을 바라보며 말똥말똥한 눈을 깜박거렸다.
 
‘이불 부족하다, 나랑 같이 잘래?’
 
마치 호의를 베풀 듯이 이야기했지만, 중학교 2학년인 난 분명 시커먼 속내가 있었다. 옆의 아이는 색색 고른 숨을 내쉬고 있었는데 나 혼자 침을 꼴깍 삼키며 잠도 못 자고.
 
‘내가 잠버릇이 나빠.’
 
아, 지금 와서 생각해보아도 나는 지독하게 영악했다. 자기 전 친구에게 미리 밑밥 아닌 밑밥을 뿌려놓고 어설펐을지 모르는 연기로 뒤척이는 척 그 애의 가슴팍쯤에 손을 걸치며 안았다. 아아, 착지에 실패했지만, 고지가 멀지는 않았다. 찔끔찔끔. 나의 매력은 인내심이라고 혼자 곱씹으며 아주 조금씩 가슴을 향해 움직였다. 아아,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를 만난다면? 뺨을 한 대 때리겠지. 그건 ‘성희롱’이랍니다 라면서
 
온몸에서는 땀이 흘렀고, 긴장감에 이불 속은 격하게 후끈거렸다. 그리고 어떻게 됐냐고? 그 친구는 너무 더운 이불을 걷어차며 등을 돌렸다. 잠버릇은 그 친구가 더 나빴던 것.

 
열 일곱, 그 아이
 
열일곱,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자꾸 눈이 가는 아이. 뭐 저렇게 귀엽지? 뭐지? 기숙사제 학교라는 특성이자 장점을 십분 발휘하여 말을 걸었다.
 
‘내일 주말이니까, 오늘 내 방에서 같이 영화 볼래?'
 
끄덕이는 그 아이를 보며 얼굴이 확 붉어졌다. 아.
 
아이는 영화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고 이불 속은 따뜻했다.
 
“키스는 어떤 거야?”
 
아이에게 물었다. PMP 속에 커플은 진한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글쎄”
 
“그럼 해볼래?”
 
쿵쿵 심장 소리가 너무 컸다. 이러다 꿍꿍이를 들키면 어쩌지? 쿨한 척, 그저 호기심인 척해야 하는데. 그 애가 뭐라고 대답했더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나는 그 애에게 입을 맞췄고, 너무 부드러웠다. 심장 소리가 귀에 울렸고 이어폰 속 영화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심장은 크게 뛰었다.

 
스물일곱, 나
 
누군가 물었다.
 
'여자가 왜 좋아?'
 
뭐라고 대답할까 하다가 결국 ‘넌 남자가 왜 좋아?’라는 빤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달콤한 살결과 가슴과 손가락, 질척한 타액과 날 선 손톱이 팔뚝을 긁는 감촉, 축축하게 젖은 꽃잎과 입술, 따뜻하고 뜨겁게 손가락을 감싼 촉감.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

 
글쓴이ㅣ소녀문란
원문보기▶ http://goo.gl/CKfHh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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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사랑미야 2018-07-31 10:33:20
바이섹슈얼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프레이즈 2016-04-09 20:49:23
꺄~ 소녀님두 바이라니~! 대바악!! 저듀 바이임뉘다^^
bungax2 2016-04-08 18:26:54
바이에 대한 개념이 좀 부족해서 그런데.... 같은 성향이라면 남여 3명이서도 함께 연애 혹은 섹스를 할수도 있나요?
소녀문란/ 아뇨 ㅋㅋㅋㅋ그건다른문제죠, 쓰리썸이나 폴리아모리(다자간연애)에 대한 문제이구용, 바이섹슈얼은 연애대상에 남녀 구분이 없음을 이야기하는거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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