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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여자와의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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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equals]

온종일 생각한다. 지금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한때 연애에 대부분으로 소모하던 섹스를 지금은 중요치 않게 생각한다. 새로 사귄 아이는 헤어진 여자보다 더 어리고, 몸매도 더 좋다. 심지어 섹시하기까지 하다. 싱싱한 분위기가 머리털부터 발끝까지 생긋하게 뿜어져 나온다. 그런데 왜 자고 싶지 않은 걸까. 불안하다. 이러는 내가 궁금하다. 하루 종일 맥주를 마시며 이 생각만 한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하고 있다. 이 사실을 현 여친이 아는순간 나를 경멸할까? 아마 그 아이 성격상 내 면상을 두 어대 갈기고는 “꺼져 개새끼야!!” 라는 말과 함께 나를 저 먼 크립톤 행성까지 차버릴 것이다. 웃음이 나온다. 이런 상상을 해야만 웃음이 나오는 현실이라. 난 확실히 요즘 불행하다. 행복한척 하는 건 ‘불행하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데에서부터 시작이다‘라는 말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그래서일까. 최근에 헤어진 아이와 만난 적이 있다. 헤어진 두 남녀가 할 거라곤 별로 없다. 맥주를 마시거나, 소주를 털어 마시거나, 고급스러운 척 바를 가거나. 아쉽게도 그 아이와 난 궁핍한 직장인이라 맥주와 소주를 섞어 마셔야 했다. 고급스러운 대화들이 이어졌다. 학생 때 만나 직장인이 되어 헤어진 우리는 예전과는 다른 주제를 가지고도 웃을 수 있었다. 다만, 불안했다. 이 아이. 복장이 심상치 않다. 무기를 갖춘 아마존 여전사의 면모를 볼 수 있는 순간도 있었다. 다리를 벌리거나 고개를 숙이거나. 뭐 상관없었다. 나도 이 나이 먹고 깨달은 게 있다면, 남자는 섹스에 약하고, 남자 경험을 해본 여자라면 그 약점을 잘 이용할 줄 안다는 것이다.

낮술을 마셔서일까. 어느새 그녀는 내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가슴골이 훤히 보였다. 커다랗기도 하지. 한입에 다 안 들어갔지. 매력적인 가슴이야. 아. 짜증이 난다. 난 왜 현재의 여자와 있을 때 말고, 과거의 여자를 두고 섹스 생각을 하는 걸까. 이 아이는 내가 만나는 아이보다 나이도 많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는데. 아 정말 난 쓰레기구나. 나는 별생각을 다 하며 발딱 내 아이를 세우고 있었다. 내가 지금 글을 쓰면서 생각해도 나는 재활용도 안 되는 새끼다. 나는 요즘 내 자신을 죽이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억제하고 있다.

하여튼, 다시 이야기로 넘어가서, 그녀는 날 끌어안으며 자신의 팔꿈치로 내 똘똘이를 툭툭 쳤다. 나는 살짝 밀어내며. 좀 떨어져. 라고 했으나 그럴수록 만유인력의 법칙을 적용한 그 아이의 몸은 나에게 찰싹 달라붙었다. 한계다. 하늘엔 태양이 여전히 굳건하게 떠 있었고, 취기는 하늘 높이 달아올라 있었다. 그녀는 나를 계속 자극했다. 내가 먼저 이야기했다. 우리 둘만 있는 곳에 가자.

그렇게 우린 모텔 키를 건네받고,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옷을 벗겼다. 정말 오랜만에 만끽하는 ‘섹스다운 섹스’였다. 땀으로 얼룩진 서로의 몸을 빨아올릴 땐, 그 어떤 시간보다 달다고 느꼈다. 행복했다. 이래서 섹스를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계속 용두질 쳤다. 그녀의 가슴이 미치도록 좋았다. 그녀는 벌써부터 젖어 있었다. 헤어지기 전엔 시도도 안 했던 여러 자세들을 시도하거나, 우린 빨았다. 내가 밀어 넣었을 땐 소리를 질렀다. 신이 났다. 오랜 세월 죽어있던 내 육체가 이제야 깨어나는 듯 했다. 이게 속궁합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도 그 날의 섹스는 미쳤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사정을 한 뒤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신나게 웃었다. 밀도 없던 내 맘에 드디어 활력이 채워지는 듯했다.

모텔을 나온 뒤 우린 횟집에 갔다. 소주를 부으며, 이성이 망각되길 바랐다. 예전의 애칭을 부르며 웃었다. 그러나 그녀는 곧 울었다. 기다리겠다고, 돌아오라고.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내 핸드폰을 가져가 현재의 여친과 찎은 사진을 지우며 우는 그녀를 두고 난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나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그만 보자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네가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나쁜 새끼야” 라며 화를 냈다. 나를 때렸다. 아프지 않았다. 우린 깊은 권태에서 이제 막 빠져나온 심해어 같았다. 회를 먹으며 생각했다. 나는 이제부터 어쩌려고 그랬는가? 여러 영화들이 떠올랐다. 특히 <연애의 온도>라는 영화가 가슴 깊이 새겨졌다. 오늘은 집에 가서 맥주 한 캔과 불륜의 아이콘이 된 김민희가 등장하는 <연애의 온도>를 관람할 것이다. 그리고는 그 날의 밤을 다시 한 번 떠올릴 것이다. 
오르하르콘돔
내일의 행복보단 오늘의 만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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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수컷예찬 2016-07-25 14:19:36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모나코 2016-07-23 22:03:57
글이 정말 좋네요. 정말
인호오빠 2016-07-22 18:06:53
아..옛날이여~ㅜ
따뜻한햇살 2016-07-22 06:05:20
글이 좋네요
참달다 2016-07-22 00:23:38
정말 많이 사랑했던 구남친이 떠올라 울컥 ㅠ 눈물찔끔 하고 갑니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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